참존, 김광석 회장의 과한 욕심에 회사가 '휘청'
참존, 김광석 회장의 과한 욕심에 회사가 '휘청'
  • 채신화 기자
  • 승인 2015.04.29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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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실패 후 보증금 반환 소송…어려운 자금사정 인증까지
▲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에 실패해 거액의 보증금을 날린 참존이 지난해 영업손실까지 기록하는 등 '위기'를 맞고 있다. ⓒ뉴시스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에 실패해 거액의 보증금을 날릴 위기에 처한 참존이 지난해 영업손실까지 기록하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김광석 회장의 과한 욕심 때문에 회사가 안 해도 될 고생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참존은 지난 2월 중소기업 중 유일하게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따내 주목을 받았다. 당시 참존이 제시한 5년간의 임차료는 2032억원으로, 경쟁사인 동화(1207억원), 엔타스(1056억원)에 비해 2배 가량 많은 금액이었다.

거액을 베팅한 참존은 동화나 엔타스와 달리 면세점을 운영한 경험이 없음에도 중소·중견기업 4개 구역 가운데 11구역의 사업권을 따냈다.

그러나 참존은 임차보증금 277억원을 기한 내 납부하지 못해 결국 사업권을 놓쳤다. 현금 대신 신용보증보험사의 보증보험증서로 대납하려 했지만 업체 측이 '과다한 임차료' 등을 이유로 보증급 발급을 거절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미 납부한 101억6000만원의 입찰보증금만 공사 측에 귀속될 형국에 참존은 인천공항공사를 상대로 면세점 입찰보증금 납부에 대한 지급정지 가처분 소송과 채무 부존재 확인소송을 제기했다.

입찰보증금조차 어렵게 마련한 것이기 때문이다. 당시 참존은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중소기업 엠피케이(MPK)의 예금을 담보로 마련했는데, MPK는 담보는 제공했으나 역시 높은 입찰가격을 확인한 후 사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국가계약법에서 입찰보증금을 돌려준 선례가 전무한데다 입찰 보증금 관련 조항에도 '낙찰자가 통보일로부터 10일 이내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면 국가계약법에 의거해 입찰 보증금은 인천공항공사에 귀속된다'고 명시돼 있어 참존의 승소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참존 관계자는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고 판결은 나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결국 야심차게 기획했던 인천공항 면세점을 열지 못하는 것은 물론 100억대 입찰보증금만 날리게 된 셈이다. 입찰보증금은 참존 연 매출의 14%에 달하는 금액으로, 충분히 타격을 줄만한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참존은 면세점 입점에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어려운 자금사정 마저 인증한 셈이 됐다. 

참존은 지난 2013년 매출액 724억3200만원, 영업이익 40억6000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691억원)대비 5% 가량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49억원)대비 18% 가량 줄어 넉넉치 않은 자금상황을 보이고 있다.

또 참존은 지난해 8월 참존건설 지분 23.6%(주식 6만주, 장부가액 3억3000만원)를 모두 참존건설에 매각했다.

일각에서는 참존이 본업인 화장품 판매 부진으로 자금사정이 어려워져 불필요한 사업을 접기 시작한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참존은 지난해 영업손실 51억원과 순손실 92억원을 기록하고, 매출은 전년대비 10.9%가량 줄었다.

이에 대해 참존 관계자는 "화장품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참존건설) 지분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영업손실에 대해서는 "참존이 기초화장품만 있고 색조·두발·바디 제품이 없어 오프라인 브랜드숍이 축소되면서 판매가 저조했다"고 답했다.

다만, 인천공항 면세점 매각에 대해서는 "안 그래도 마이너스인데 경제적으로 타격이 있긴 하다"고 말했다.

한편, 입찰 과정에서 참존의 '과감한 베팅'은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의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 입찰 사례를 떠올리게 한다.

현대차는 지난해 9월 서울 강남의 한전 본사 부지 입찰가격으로 10조5500억원을 제시해 재계를 들썩인 바 있다. 이 금액은 한전이 제시한 감정가 3조3000억원의 3배에 달하는 액수이기 때문이다.

최고가 낙찰 방침에 따라 결국 현대차가 한전부지를 낙찰받았으나, 정몽구 회장의 이런 결정은 주가 급락으로 이어졌고 주주 이익을 도외시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현대차의 한전 부지 매입 과정에서 주주 의사는 반영하지 않고 오너일가의 독단에 의해 대규모 투자가 결정됐다는 것이다.

한동안 논란이 거셌던 현대차는 최근까지도 이사회 내 사외이사로 구성된 독립 위원회인 '투명경영위원회'까지 설치되는 등 잡음이 끊이질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회장의 독단적 결정이 회사 내·외부에 오랜 기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참존은 김광석 회장이 100% 지분을 보유한 개인회사나 다름 없지만, 이럴 경우 오너의 독단적 결정이 더 쉬울 수도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기에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팝=채신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