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과 한국방송(KBS)은 ‘모두가 함께하는 우리말 다듬기(말터, www.malteo.net)’ 누리집을 통해 ‘더치페이(Dutch pay)’를 다듬은 우리말로 ‘각자내기’를 최종 선정하였다. ‘더치페이(Dutch pay)’는 ‘비용을 각자 부담하는 것’을 말한다.
흔히 식사를 할 때 “내가 한턱 낸다”라며 한 사람이 전체 비용을 부담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하지만 “한턱 낸다”도 이젠 옛말. 최근엔 ‘각자내기’(더치페이) 문화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대학생이나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각자내기’를 자연스럽게 인식하고, 연인 사이 데이트 비용을 ‘각자내기’ 하는 경우도 늘었다고 한다. 시장 조사 기관 트렌드모니터가 20, 30대 미혼남녀 493명을 대상으로 ‘데이트 비용을 각자내기하는 것’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중 61.5%가 “다소 또는 매우 찬성한다”라고 답했다.
서양에서는 ‘각자내기’(더치페이) 문화가 진작부터 확고하게 자리 잡았고, 가까운 나라 일본에서도 각자 비용을 부담하는 게 매우 일상적인 일이 되었다. 정이 많고 체면을 중시하는 우리 문화에서는 ‘각자내기’가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최근에는 ‘각자내기’가 지혜롭게 서로 나누어 내는 미덕을 발휘하고 한 사람이 전부를 지불해야 하는 부담감도 덜 수 있기 때문에 점점 널리 퍼지고 있는 추세이다.
이번에 말터 누리집에서는 ‘더치페이(Dutch pay)’를 갈음할 우리말을 공모하였고 누리꾼이 제안한 ‘나눠내기’, ‘각자내기’, ‘각자부담’, ‘추렴’, ‘노느매기’를 후보로 하여 1,776명의 참여 아래 투표가 진행되었다. 그 결과 ‘각자내기’가 940명(52%)의 지지를 얻어 ‘더치페이(Dutch pay)’를 갈음할 다듬은 우리말로 결정되었다. 앞으로 “더치페이 하자” 대신에 “각자 내자” 혹은 “각자내기 하자”가 널리 사용되길 기대한다.
이처럼 국립국어원은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쉽고 쓰기 좋은 ‘우리말 다듬기’ 일에 앞장서고 있다. 지금까지 다듬은 말들은 국립국어원 누리집 자료실(http://www.korean.go.kr)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또한 우리말 다듬기 누리집 말터(www.malteo.net)에서는 2주마다 순화어를 공모하고 있으며, 순화어로 선정된 말의 최초 제안자에게는 30만원의 상품권을 지급하고 참여자 전체를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상품권을 드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