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계약대출, 高이자 노린 보험사 상술인가?
보험계약대출, 高이자 노린 보험사 상술인가?
  • 불만닷컴·데일리팝 공동취재팀
  • 승인 2015.05.0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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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마케팅 바람 지적…은행권 대출금리 보다 높아
▲ 보험사별 보험계약대출 금리 현황(4월 기준) ⓒ데일리팝

[2015 국민의 생각] '보험계약대출' 금리에 대해 ③

개인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전화 한 통으로 급전이 필요할 때 쉽게 돈을 빌릴 수 있는 보험계약대출이 '서민 대출'로 불리며 급증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중도상환수수료와 대출취급수수료가 없다는 점이 장점이다.

보험계약대출이란 약관대출이라고도 하며, 계약자가 이미 납부한 보험료를 담보로 돈을 빌릴 수 있는 대출로 계약자가 가입한 보험 해약환급금의 50~90% 범위에서 수시로 대출받을 수 있다. 원금을 상환하지 못하면 적립금에서 제하는 방식이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 25개 생명보험사 대출채권(보험약관·신용대출, 유가증권·부동산담보대출, 어음할인, 지급보증 등)은 97조904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3년 12월말(88조8188억원) 대비 10.23%(9조859억원) 늘어난 수치다.

특히 보험계약대출이 40조985억원으로 전체 채권의 40.96%를 차지했다.

보험업계에서는 보험계약대출의 금리가 보험사가 보장한 이율이 높을수록 높은 대출금리가 적용되기 때문에 은행금리에 비해 큰 격차를 보이는 것과 같은 착시현상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2000년 이후 확정금리형 상품은 거의 판매되지 않고, 변동금리형 상품도 저금리 기조에 연동하는 만큼 실제 보험사의 약관대출은 은행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더불어 실제 부담 금리는 가산금리에 그친다고 설명하며 과거 고금리 상품 때문에 역마진에 시달린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가산금리는 금융사가 채권이나 대출금리를 정할 때 덧붙이는 위험가중 금리인 것인데, 원리금을 떼일 위험이 없는 대출에 가산금리가 높을 필요가 있냐는 의문이 잇따르고 있다.

보험계약대출 금리는 은행(예금담보대출 가산금리 0.26~1.47%)보다 1%포인트 가량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5%대의 신용대출, 3~4%대의 주택담보대출보다 훨씬 높다.

또 금리가 하락하면 연금저축이나 저축성보험의 이자개념인 공시이율을 곧바로 내리는 것과는 대조적이기도 하다.

한 소비자는 "급전이 필요할 경우 돈을 빌릴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해 울며 겨자 먹기로 보험약관대출을 이용할 수밖에 없지만 내 돈을 빌리는데 이렇게 높은 이자를 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해외 채권에 투자해도 3% 남짓의 금리가 나오는 마당에 보험계약대출에서는 9%대의 이자가 나오니 보험사들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보험 해지를 문의하는 소비자에게 보험계약대출을 안내하고, 보험 관련 서비스를 이용하면 문자 메시지로 대출 가능금액을 알려주는 것을 비롯해 해당 대출을 잘 모르는 고객에게 홈페이지 키워드 광고 등을 이용해서도 노출시킬 마케팅 방법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래에셋생명에서는 소비자가 설계사를 통해 약관대출을 하면 모집수수료 0.2%를 주겠다는 새로운 정책을 내놨다가 중단했다.

보험사의 자산운용수익이 줄자 자사는 물론 독립법인대리점(GA) 설계사까지 동원해 금리수익을 얻을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는 곧 보험사에서 이자율이 높은 보험계약대출이 장려되는 것이 운용수익이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無담보 신용대출 보단 낮아야
30~50대 비슷한 응답률

 

▲ 여론조사 결과 45.7%가 은행권 신용대출금리 보다 보험계약대출 금리가 낮아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데일리팝

현재 담보도 없는 은행권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4.2%~6.68%이다. 평균 가산금리는 최소 1.7%에서 최대 4.82%까지 형성돼 있다. 한국씨티은행을 비롯해 일부 지방은행이 평균 3% 이상의 가산금리를 붙이는 등 고금리를 메기고 있다.

이와 보험계약대출 금리를 비교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45.7%가 보험계약대출 금리가 신용대출금리 보다 '낮아야 한다'고 답했다.

다음으로는 '비슷해야 한다(32.9%)', '잘 모르겠다(14.0%)', '높아야 한다(7.5%)' 순이었다.

연령별로는 30대에서 50대에 이르는 연령대가 보험계약대출의 금리가 은행권 신용대출금리보다 '낮아야 한다'는 답변에서 각각 60.0%, 60.6%, 60.6%로 비슷한 응답률을 보였다. 

이어 19세·20대가 55.6%로 뒤를 이었고, 60대 이상은 34.3%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성(37.3%) 보다는 여성(55.4%)이 보험계약대출의 금리가 은행권 신용대출금리 보다 '낮아야 한다'고 답했다.

지역별로는 경기·인천(52.4%)가 가장 보험계약대출의 금리가 은행권 신용대출금리 보다 '낮아야한다'고 응답했으며, 제주(50.0%), 부산·울산·경남(49.0%), 서울(45.1%), 강원도(43.8%), 광주·전남·전북(38.8%), 대구·경북(27.8%), 대전·충청(20.0%)이 뒤를 이었다.

특히 이번 조사를 통해 보험계약대출의 금리가 높다고 인식하는 응답자일수록 보험 금리가 은행권 신용대출금리보다 낮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알 수 있었다.

보험계약대출의 금리가 '높다'고 답한 응답자의 경우, 54.0%가 보험계약대출 금리가 은행권 신용대출금리보다 '낮아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적당하다'고 답한 응답자의 62.2%는 '비슷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잘 모르겠다'고 답한 응답자의 52.9%가 '잘 모르겠다'고 답해 두 질문에 비슷한 인식이 이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불만닷컴·데일리팝 공동취재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