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차이나타운' 여성 느와르의 새로운 지평 여나?
[영화리뷰] '차이나타운' 여성 느와르의 새로운 지평 여나?
  • 채신화 기자
  • 승인 2015.05.04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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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김고은 연기력 검증…'돈'과 '쓸모'로 양분되는 처절한 세계 표현
▲ 영화 <차이나타운> 장면 일부. 감독 한준희, 주연 배우 김혜수·김고은 ⓒ 뉴시스

'쓸모가 없으면 버려진다'는 생각을 안고 살아가는 삶은 얼마나 처절하고 외로울까? 영화 '차이나타운'에서는 '쓸모'를 강요 당하는 '강하지만 강하지 않은' 인물들을 그려낸다.

차이나타운은 지난달 29일 개봉한 뒤 5일여만에 누적 관객 수 62만명 이상을 기록하며 헐리우드 대작인 '어밴져스2'의 여파 속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이 영화는 개봉 전부터 섹시 아이콘 김혜수와 떠오르는 유망주 김고은이 공동 주연으로 출연한다는 점을 비롯해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느와르라는 점에서 화제가 돼 왔다.

차이나타운에 나오는 인물들 중에는 누구 하나 평범한 인물이 없다. 극중에서 인물들을 쥐고 흔드는 건 '돈'과 '쓸모'로 양분된다. 이 두 가지를 모두 잃을 경우 여지없이 버려지기 때문에 등장인물들은 잔인한 행각을 마다하지 않는다.

버려지는 것을 두려워하며 살아가는 '일영'역을 연기한 김고은은 영화 내에서 상당한 몰입력을 보였다. 청순한 외모에 거침없는 욕설과 폭력이 어울리지 않아 어색함을 느끼다가도 어느 순간 관객들은 그녀의 눈빛에 압도당했다.

김혜수 역시 그녀를 대표할 만한 작품인 '타짜'에서의 섹시 이미지를 과감히 벗어 던졌다. 흰 머리와 주근깨 가득한 피부 분장에 감정이라곤 보이지 않는 말투와 표정까지 완벽히 소화해냈다.

그동안 여성을 전면에 내세운 한국 느와르가 없었으나 김혜수는 차이나타운의 대모인 '엄마' 역할을 통해 새로운 영화 장르의 지평을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배우를 기반으로 현실감 짙은 소품과 배경, 연출은 차이나타운을 더욱 강렬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영화의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 또한 눈에 띄었다.

극중 '석현(박보검)'은 일영의 마음을 흔든 인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어도 긍정적인 마음으로 밝게 살아가는 청년이다. 차이나타운의 전반적인 분위기에서 가장 튀는 인물인 만큼, 과도한 설정이 아니었나 하는 의문이 든다.

개연성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엄마'에게 쓸모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악착같이 살았던 일영의 삶에 석현은 너무 쉽게 들어와버렸다.

이 밖에도 영화의 일부분을 보여주는 인트로 삽입과 일영의 가족이라 할 수 있는 주변인물들의 미미한 분량 또한 일영의 상황을 충분히 나타내기에는 부족했다.

하지만 '여성' 느와르인 만큼 차이나타운에서는 잔인하고 처절한 세계 속에서도 곳곳에서 따뜻함과 모성을 보여준다. 아울러 '사람'과 '쓸모'의 관계 속 허전함과 분노를 일으킨다.

차이나타운은 박찬욱 감독을 비롯해 김지운 감독, 정지우 감독 등이 잇따라 찬사를 보낸 작품인 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데일리팝=채신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