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수장되자마자 '시끌시끌'…경남기업이 발목잡나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수장되자마자 '시끌시끌'…경남기업이 발목잡나
  • 최연갑 기자
  • 승인 2015.05.07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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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9일 취임사하는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뉴시스

경남기업 대출 특혜 잡음이 이는 가운데,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자리에 오른 김용환 회장이 눈길을 끌고 있다.

김용환 회장은 앞서 지난 2013년 9월 13일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다이어리에 만났다는 기재가 돼 논란이 됐다. 경남기업은 같은 해 10월 31일 워크아웃을 거쳐 완전 자본잠식상태로 2015년 3월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김용환 회장은 지난 2011년 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수출입은행장을 맡을 당시 경남기업은 총 5200억원 가량을 대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은행 중 담보를 포함 가장 차입금 규모가 큰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워크아웃에 들어가기 직전인 2013년 5월 3500억여원의 추가 대출이 이뤄져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용환 회장의 지난달말 취임식에서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이에 김 회장은 "수출입은행은 해외건설 및 수출시 보증을 많이 해 준다. 해외건설을 시작할 때 입찰, 이행성, 환급보증 등의 보증을 가지고 나가는데 공사가 진행되면서 보증한도가 줄었다 늘었다 한다"며 "대출은 워크아웃시 추가자금을 지원할 때 채권비율을 기준으로 했다가 지난해 7월부터 대출비율로 여신을 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워크아웃 이후에 추가 대출은 보증비율에 따라 이뤄진 만큼 수출입은행의 비율이 당연히 높을 수밖에 없다"면서 "이런 설명을 수출입은행에서 해줬어야 하는데 아쉽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아울러 성 전 회장과 만나 경남기업과 관련해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성 전 회장과 관련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올리며 금융감독원과 김진수 전 부원장보의 자택 등을 비롯해 워크아웃 당시 주채권은행이던 신한은행까지 압수수색을 하고 있어 일각에서는 김 회장 역시 안정권은 아니라는 관측도 있다.

성 전 회장이 금융권에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만연한 것도 신경쓰이는 일이다.

한편,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은 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현안보고에서 "경남기업이 2013년 1분기 들어 약간 흑자로 전환하면서 다른 해외 건설기업에 비해 양호한 상황을 나타냈고, 그때 상시평가에서 괜찮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며 "이후 2013년 워크아웃에 들어갈 때 이행성보증을 모두 여신으로 치고 그 비율에 맞춰 지원키로 해서 수출입은행의 여신이 급격히 올라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 행장은 "2008년 금융위기와 세계 경기 침체 이후 2011년부터 국내 건설업의 경영난이 심각해 적극적인 금융정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의혹으로 보면 한이없지만, 내가 취임하고 나서 그런 의혹이 나올 일도 없었고 압력을 받은 일도 없다"고 밝혔다.

반면,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성 전 회장이 국회의원에 당선된 2012년 이후 대출이 급증한 것과 관련해 "경남기업에 대한 워크아웃이 개시되기 불과 4개월전인 2013년 6월에 실시한 '상시신용위험평가자료'에서 수주력 회복으로 성장성 및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평가하여 정상적인 영업이 가능한 기업으로 분류하여 대출을 승인했다"고 지적했다.

수출입은행은 경남기업에 2012년 163억원, 2013년 1465억원, 2014년 2195억원을 대출했으나, 경남기업의 재무지표는 2012년 232억원 적자, 2013년 3396억원 적자, 2014년 3549억원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또 박원석 정의당 의원은 "김용환 전 행장의 취임 기간에 경남기업에 이뤄진 3318억원의 대출 중 1256억원이 2013년 워크아웃 이전에 이뤄진 부분은 설명되지 않는다"면서 "경남기업은 워크아웃이 진행돼 이미 회생 가능성이 없던 지난해 9월에도 에티오피아 고속도로 공사 입찰에 참가했고, 이를 수출입은행이 보증해 줬다"고 추가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데일리팝=최연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