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진국의 '펼침의 미학'] 外出-3
[오진국의 '펼침의 미학'] 外出-3
  • 오진국 화백
  • 승인 2015.05.0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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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外出-3 2013 Daniel's Digilog Artworks(3794) Original Image size 6000x4600 Pixels(77.2M)

나를 에워싼 모든 것으로부터의
일탈을 한번쯤 꿈꾸지 않은 사람도 있을까?

나를 위한, 내 그림을 위한 변명-

화가는 지정된 '룰'을 따라야 하는 운동선수가 아니다.

전통적인 회화를 하는 화가들이 내 그림을 대하면 대단히 혼란스러울 것이다.
도대체 장르에도 없는 그림을 구도법도 무시하고 제 맘대로,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자유화(?)를 구사하질 않나? 그라나마 싸잡아서 '이건 뭐야'하려니 그냥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장난이나 하는 사람 같지는 않고 그림의 기초를 찬찬히 들여다 보면 싸잡아 비난할 사람도 아니고 한마디로 참 입장 표명이 난해할 것이다. 표현기법도 재래식 아날로그 그림도 아니고 그렇다고 디지털 그림도 아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팬층이 두터워서 의외로 그림을 전공하는 화가들이 되려 많은 편이다. 아마도 좌충우돌하는 나의 자유로운 행보가 그들에게는 한편 부러움으로 작용하기도 했을 터이고, '뉴미디어'란

새로운 기법을 스스럼없이 구사하는 노인네가 나이와 대조하면 신기하기도 하고, 그런 가운데 대중과의 호흡에 심혈을 기울이는 열정에 더러는 탄복도 했으리라 믿는다.

인정하기 싫어도 그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이 연구대상의 족적을 파헤쳐보자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얄궂은 단상을 곁들여가며 하루가 멀다 하고 올라오는 신작들의 양적 우위에 가위 눌린 듯 숨을 죽이기도 하지 않았을까? 마치 무슨 Monster(몬스터)를 본 것처럼..외풍에 주눅이 들 나이는 아니지만 여전히 한 구석이 개운치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