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中企 모조품 만들어라' 지시?…본사, 사태파악도 안한 안일함까지
이랜드, '中企 모조품 만들어라' 지시?…본사, 사태파악도 안한 안일함까지
  • 채신화 기자
  • 승인 2015.05.30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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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용의심 제품 13개, 인기상품으로 드러나…인테리어·의류 도용 전적 있어
▲ 이랜드가 중국의 한 업체에 모조품을 제작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드러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 뉴시스

중소기업의 아이디어를 도용해 소송을 당했던 대기업 이랜드가 이번엔 중국의 한 업체에 모조품을 제작하라고 지시한 정황이 드러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특히 이 같은 내용이 언론에 방영됐음에도 이랜드 본사에서는 아직까지 사태 파악이 되지 않는 듯한 늦장대응을 하고 있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뒤따르고 있다.

특히 이랜드 측은 이 같은 논란과 관련해 공식입장을 내놓거나 해명을 시도하지 않고 있어 의혹만 커져가고 있는 상태다.

앞서 이랜드는 지난 2012년 자사의 모조품 판매를 방치하던 쇼핑몰 '타오바오'를 상대로 고소해 6년 만에 최종 승소한 바 있어 일각에서는 '나는 되고 너는 안돼'식 경영이라는 비아냥도 나오고 있다.

지난 28일 한 매체는 이랜드가 국내 디자이너의 제품을 그대로 도용한 후, 기존 제품보다 절반이나 싼 가격으로 판매를 하고 있다고 보도해 파문이 일었다.

해당 방송에 따르면 이랜드는 본사의 리빙 SPA(의류기획·디자인, 생산·제조, 유통·판매 전 과정을 제조회사가 맡는 의류 전문점)샵인 '버터'를 통해 디자이너가 내놨던 'POTATO CHIPS MEMO'라는 메모지 제품을 베껴 생산했다.

이랜드는 중국 저장성 이우시에 있는 업체를 통해 제품을 생산했고 제품은 모양과 포장지, 심지어 향까지도 동일해 정품과 구별이 가지 않을 정도로 나타났다.

정품과 모조품은 육안으로 보기엔 전혀 차이가 없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가격이 싼 모조품을 찾게 됐고, 전국 7곳에 위치한 이랜드 소품샵에서는 해당 제품이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었다.

실제로 논란이 된 제품으로 추정되는 'POTATO CHIPS MEMO'는 현재 인터넷상으로도 판매가 되고 있는데 브랜드명 없이 원산지만 중국으로 표기돼 있으며, 품절을 알리는 일부 페이지도 눈에 띄었다.

이 같은 상황에 1년 반에 걸쳐 해당 제품을 개발한 디자이너는 결국 판매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버터샵에서 판매되는 제품 중 도용이 의심되는 제품은 페코마트 메모지, 구두 폰 홀더, 안경 거치대, 칫솔거치대 등 총 13개로 조사됐다고 해당 매체는 보도했다.

이에 대해 이랜드는 "(모조품인지) 전혀 몰랐다"며 반박을 했다. 하지만 해당 매체가 추적한 결과 중국 저장성 이우시에 있는 A사에서 이랜드 본사의 지시를 받아 '짝퉁'을 만들어 왔다는 정황이 확인돼 논란은 더욱 불거졌다.

▲ 지난 28일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이랜드가 중국의 한 업체에 모조품 주문을 직접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 JTBC 뉴스캡처

A사 관계자는 인터뷰를 통해 "이랜드에서 사진이나 샘플을 보내오면 저희가 비슷한 공장을 찾아서 샘플 만들어서 똑같게 나오면 진행한다"고 말해 이랜드 본사에서 직접 주문을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랜드 관계자는 데일리팝과의 통화에서 "사업부 관계자들이 전부 외국에 나가 있어서 사실 여부 파악 등이 어렵다"며 "충분히 알아 본 후에 공식 입장을 내던가 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랜드의 디자인 도용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2년에는 이랜드 계열의 SPA 브랜드 '스파오'에서 국내 소규모 업체 '얀웍스'의 양말 디자인을 도용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얀웍스'의 대표가 스파오에 항의를 했으나 오히려 스파오 측은 '디자인 등록증을 보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디자인 등록은 절차가 복잡하고 출원신청에도 돈이 들기 때문에 작은 업체에서는 디자인 등록을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얀웍스' 역시 해당 제품의 디자인 등록을 하지 않아 속수무책으로 디자인을 도용 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디자인 업계에서는 당시 이랜드가 이 같은 관행을 알고 이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디자인 도용 논란은 또다시 불을 지폈다.

이번엔 이랜드그룹 계열사인 이랜드파크가 중소 식당체인인 '바르미 샤브샤브'의 판매 방식 및 매장 디자인을 도용해 '로운 샤브샤브'를 오픈한 것이다.

당시 홍길용 이랜드파크 대표가 인테리어 도용의 책임을 지고 사임했으나, 이랜드파크는 인테리어를 변경해 영업을 재개했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태도를 보여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데일리팝=채신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