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진국의 '펼침의 미학'] Symphony of Trees
[오진국의 '펼침의 미학'] Symphony of Trees
  • 오진국 화백
  • 승인 2015.06.02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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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ymphony of Trees 2013 Daniel's Digilog Artworks(3739) Image size 6,000 x 4,824 Pixels (103.0M) Resolution 300dpi.

기다림의 미학,
느림의 미학도 결국 타이밍이다.
세상에는 그 반대의 가치도 공존하므로
스피디하게 처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도 너무나 많다.

산을 하나 넘으면 또 다른, 깊은 산이 떡하니 버티고 있다. 인생의 길은 그래서 끝이 없는 고난의 행군인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그것을 외면하고 고삐를 늦추면 자전거처럼 동력을 상실하여 균형이 일시에 무너지고 쓰러지고 만다.

물론, 잠시 내려놓고 먼 산을 바라보며 관조를 해야 할 때도 있지만 그것은 가뭄 끝에 만난 오아시스처럼 찰나여야 그 감사함이 있는 것이지 허구한 날, 기다림의 미학이라던가 느림의 미학을 내세우며 여유라는 객기를 부리다 보면 실기(失期)하여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급하다고 무리수를 둬서도 안 되지만 매사에는 완급이 필요한 법이다. 모든 것은 가장 적절한 타이밍이 존재하는데 가령 천신만고 끝에 수 십 번 재수를 하여 나이 51세에 사법고시를 패스하면 뭘하겠는가? 공부도 목표를 세우면 집중적으로 할 때가 있고 평생 학습을 해야 하는 과목도 있는 것이다.

평생을 두고두고 일구어야 할 밭이 있는가 하면 최단시간에 일구어내야 할 과목도 존재하듯이 지금해야 할 일을 느긋하게 나사의 피치를 풀면 영원히 되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하게 된다. 나이 65세를 바라보는 나도 ‘일각이여삼추’라 닦고, 조이고, 기름 치는 일에 소홀히 하지 않으려고 마음을 다잡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