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상승, 소비위축·빈익빈부익부 심화 초래한다"
"월세 상승, 소비위축·빈익빈부익부 심화 초래한다"
  • 김태균 기자
  • 승인 2015.06.04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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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1% 인상 시 소비 0.02% 감소·소득차 0.5% 악화…정책적 노력 필요
▲ 월세가 1% 오르면 전체 가계의 소비가 0.02% 감소하고 빈익빈부익부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 뉴시스

월세가 1% 오르면 전체 가계의 소비가 0.02% 감소하고 빈익빈부익부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 조사국의 김정성 과장은 4일 발표한 '주택시장의 월세주거비 상승이 소비 및 소득분배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구간 별로 월세 1% 상승시 저소득층의 소비가 0.09%, 중소득층은 0.02% 감소했다. 반면 고소득층에 미치는 영향은 유의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차이는 저소득층의 월세 비중이 높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소득 하위 20%의 월세 비중은 33%에 달했던 반면 상위 20%의 월세 비중은 8.1%에 불과했다.

월세 상승은 소비를 위축시킬 뿐만 아니라 소득 분배 상황도 악화시켰다. 월세 상승으로 임차인의 소비는 줄었으나 임대인의 소비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한 임대인의 저축액이 연간 285만원 증가하는 등 월세수입의 일부를 저축으로 쌓아놓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소득 상위 20%의 평균소득을 최하위 20%의 평균소득으로 나눈 5분위 배율의 월세주거비에 대한 탄력성은 0.5 정도로 추산됐다. 이는 월세가 1% 오르면 소득격차가 0.5% 가량 커진다는 의미다.

이는 최근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월세 비중이 늘어나면서 월세주거비가 상승했고, 이에 따라 경직적 지출이 확대되고 재산형성 제약 등의 경로로 소득분배가 악화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김 과장은 보고서를 통해 "여전히 전세 비중이 크기 때문에 월세 상승의 이런 영향이 과도기적 현상인지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지를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전제했다.

하지만 "앞으로 월세 상승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려면 임대주택 공급 확대, 저소득층 소득기반 확충 등의 정책적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데일리팝=김태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