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진국의 '펼침의 미학'] a Secret Storage
[오진국의 '펼침의 미학'] a Secret Storage
  • 오진국 화백
  • 승인 2015.06.11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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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 Secret Storage-2 2013 Daniel's Digilog Artworks(3796) Image size 4,100 x 4,794 Pixels (56.2M) Resolution 300dpi.

너무 가까이 있거나 너무 친숙한 것들일수록
관심에서 멀어지는 경우는 내민한 구석이 없어서이다.
누구에겐가 흥미를 잃는 것만큼 슬픈 일은 드물다.
때로는 우리들이 스스로 소중한 것들을
은밀하게 감추는 일도 대단히 중요하다.


마음 문 다 열어도 어느 한 켠 닫힌 구석이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을까? 나처럼 매사에 오픈하는 사람도 이렇게 또 한해가 시작되면서 마음 한 구석에는 다시 작은 창고를 만든다.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은밀한 공간을 벌집처럼 만드는 일은 언제나 대단한 흥미와 긴장을 더하므로 상상만 하여도 즐거운 것이 아닐 수 없다. '오픈'하지 않고 혼자만 가지고 있을 보물 창고처럼 가급적 신선하고 매혹적인 것들을 담아야 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물론 사람마다 창고를 채우는 내용물이 달라지겠지만 내 경우, 나의 작품만 하여도 대부분 온라인에서 발표되는 개방형 창고에서 전혀 세상에 내놓지 않은 내밀한 비축도 필요하다고 느낀다. 대단한 비밀이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신비감은 늘 보존해야 할 가치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