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진국의 '펼침의 미학'] 어떤 연민
[오진국의 '펼침의 미학'] 어떤 연민
  • 오진국 화백
  • 승인 2015.07.0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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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민이란 누군가를 불쌍하고 가련하게 느끼는 인간 본성의 정이다.

동방상련같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이 타인에게 느끼는 정과 약간다른 의미로 측은지심처럼 남을 불쌍하게 여기는 타고난 착한 마음을 이르는 말인데 대개 이 단어가 사용되어지는 용도 중에 가장 빈도수가 많은 구문이 '연민의 정'인 것을 보아도 대단히 인간적인 단어다.

이 작품처럼 생뚱맞게도 삐둘삐둘 말리고 있는 생선을 바라 보며서도 느끼는 연민이란 도대체 얼마나 물러터진 것일까? 세상에 연민의 정을 가지지 않은 사람이 있겠는가?

인간의 본성이 그렇듯 누구에게나 본시 착하고 여린 인간의 정은 다 있게 마련인데 각박한 세상을 살면서 모서리가 헤어지고 날이 갈수록 각질층이 두터워져서 둔감해 지거나 아예 외면하고 살 뿐이다.

▲ 오진국 화백
나같이 여러 모습의 얼굴을 띄고 사는 사람도 인정의 취약함은 고스란히 남아있어 연민 같은 애잔함에는 거의 치명적이다.

남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그냥 보고 넘기기 힘들고 거북이 등처럼 강인한 면모를 보이다가도 순식간에 무너지고 마는 것이 또 이런 연민의 정이다.

어쩌랴? 내 안에서 그런 이성적 통제가 잘 안 되는 것을..나에겐 이 연민이 거의 늪 수준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