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세무조사] 꼬리를 무는 '의혹'과 난무하는 '추측'들
[이달의 세무조사] 꼬리를 무는 '의혹'과 난무하는 '추측'들
  • 정수인 기자
  • 승인 2015.08.28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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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수난시대', 대홍기획 이어 롯데리아도

롯데그룹의 광고 계열사 대홍기획이 특별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다른 계열사 롯데리아에도 국세청이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초부터 8월 11일까지 서울지방국세청은 서울 용산구 롯데리아 본사에 대기업 세무조사를 전담하는 조사1국 직원을 보내 세무조사를 벌였다.

이번 세무조사는 지난 2011년 이후 4년 만으로, 롯데리아는 2010년 인수한 버거킹재팬이 매년 적자를 내고 있음에도 오히려 점포수를 늘리면서 고의 손실 처리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롯데리아 측은 정기 세무조사라고 말하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경영권 분쟁으로 불투명한 지분 구조가 드러난 롯데그룹 전반에 국세청 칼날이 드리우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일고 있다.

일부에서는 연매출 1조원에 육박하는 대기업을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30일만에 끝낸 것은 겉핥기 식이라는 비판도 있다.

해피랜드, 비자금 의혹 고발에 세무조사까지

임용빈 해피랜드F&C 회장이 사면초가 상황에 처했다. 검찰이 해피랜드 경영진이 회사자금을 횡령했다는 혐의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는 동시에 해피랜드 경영진의 횡령 의혹에 대한 서울지방국세청의 세무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해피랜드는 해피랜드F&C 임용빈 회장 등이 일명 '땡처리' 이월 상품을 저가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매출액을 누락하는 수법으로 회사자금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사측은 "법이 규정하고 있는 증빙을 성실히 발행하여 왔으며 매출 누락 또는 비자금 형성은 있을 수 없다"며 "(이를 고발한 직원이) 2013년과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이미 130억원에 달하는 횡령 및 배임으로 검찰에 고발되어 조사 중이거나 재판 중에 있으며 이에 앙심을 품고 허위 내용을 기반으로 당사를 음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만약 고발 내용이 '음해'라고 해도 세무조사를 통해 또 다른 정황이 드러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한미약품, 3개월째 고강도 세무조사…왜?

한미약품이 주가는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3개월째 이어지는 세무조사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지난 4월 부산지방국세청이 세무조사를 시작해 이제 금액 산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처음에는 지난 2011년 이후 4년 만에 이뤄진 정기세무조사로 생각했던 업계도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정기세무조사는 2개월 안팎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경기 화성시에 위치한 한미약품 본사는 원래 서울국세청 관할이지만, '교차세무조사'를 받는 점도 지켜봐야 할 일이다.

또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은 손주들이 매년 발표되는 어린이 주식부자 순에 안에 꼭 들어있어 손주에게 수십억대의 주식을 편법 증여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매번 제기되곤 한다. 지난 5월 재벌닷컴이 발표한 국내 100억대 주식부자 리스트에 따르면 국내 100억원대 어린이 주식부자 8명 중 7명이 임 회장의 손주였다.

한편, 올해 들어 셀트리온제약, 종근당, 유유제약, 안국약품 등이 50~100억원 이상의 추징금을 부과받은터라 한미약품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관측이다.

연이은 광고대행시 세무조사..다음은 현대차 이노션?

지난 4월 삼성그룹의 광고대행을 맡고 있는 제일모직이 세무조사를 받았다. 지난 7월부터 롯데그룹의 광고대행사인 대홍기획도 세무당국의 시야에 들어왔다.

이에 지난 2011년 정기세무조사를 받았던 현대차그룹의 이노션이 조만간 세무조사 대상이 될 것이라는 추측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통상 4~5년 주기로 이뤄지는 정기세무조사 시기이기도 하고, 대기업의 광고대행 계열사는 일감몰아주기 핵심으로 지목당해온터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만약 이노션이 세무조사를 받게 된다면 지난 7월 상장 이후 처음으로 의미가 있으며, 오너일가 지분이 50%가 넘어 불공정거래 대상에 포함된다는 점도 눈여겨 봐야 한다.

현재 이노션은 고문 맡고 있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장녀인 정성이씨가 지분 27.99%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이다.

LS니꼬동제련, 추징금 1076억원 폭탄…"법적 구제절차 추진 예정"

LS 자회사 LS니꼬동제련이 세무조사로 추징금 1076억원 폭탄을 맞았다.

24일 LS의 공시에 따르면 LS니꼬동제련은 오는 9월 30일까지 서울지방국세청에 해당 금액을 납부해야한다.

LS 측은 "자회사와 손회사 간의 거래형식에 대한 세법상 인식차이에서 이같은 금액이 나왔다"며 "향후 법적 구제절차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벤틀리·페라리 부부, 무직에 고가 외제차..결국 세무조사 받아

지난 6월 서울 시내에서 벌어진 벤틀리와 페라리의 충돌사고의 결말은 세무조사로 흘러갔다.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이 사고는 남편의 외도를 의심하던 벤틀리 운전자 A씨가 술을 먹고 남편의 페라리를 들이박은 것이다.

하지만 이들 부부가 일정한 직업도 없이 고가 외제차를 몰고 있었던 점, 차량 소유주가 제3자인 점 등을 수상히 여긴 세무당국이 이들의 정보를 경찰에 요청했고 이 과정에서 탈세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가 6억여원에 달하며 수리비만 3억원인 슈퍼카를 몰게 된 경위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세무당국은 이들 부부의 탈세 혐의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당시 2차 사고 피해자인 한 택시기사는 부부의 고의 사고 사실을 두고 협박하고, 돈을 뜯어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데일리팝=정수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