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인사이드] 삼성-LG, 끝나지 않은 '세탁기 파손 사건'의 앙금
[재계인사이드] 삼성-LG, 끝나지 않은 '세탁기 파손 사건'의 앙금
  • 정수인 기자
  • 승인 2015.09.09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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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뉴시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법정싸움까지 갔던 '세탁기 파손 사건'이 오너 간의 합의로 일단락됐지만 신경전은 계획되는 모양새다.

지난 3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본무 회장, 구본준 부회장 형제 등 양사의 오너들은 "앞으로의 사업 과정에서 벌어지는 갈등은 대화로 풀겠다"는 합의를 했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 임원들의 발언을 보면 그 말에 가시가 돋혀있다.

지난 5일 '세탁기 파손 사건'의 당사자인 조성진 LG전자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사업 사장은 독일 베를린 IFA 2015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의 '버블샷 에드워시 드럼세탁기'에 대해 "조그만 문을 열어도 버튼을 누르고 정지시키고, 기다렸다가 넣고 닫으면 눌러야 하는 똑같은 동작이 있다. 왜 조그만 문을 달았는지 의문이 든다"면서도 "삼성전자 세탁기를 폄훼할 생각은 없다"는 말을 하며 기능에 대한 지적도 덧붙였다.

조 사장이 이 같은 발언을 하기 앞서 LG전자의 전시문 세탁기 사업부장이 지난달 21일 창원시 LG전자 사업장에서 열린 신제품 소개회에서 삼성전자의 '액티브워시 세탁기'에 대해 "바케스(양동이)를 하나 올려 놓은 게 무슨 기술이냐. 1981년도에도 낼 수 있는 제품"이라는 혹평을 하면서 양사의 입씨름에 불이 붙었다.

이후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전 사업부장의 혹평 5일 뒤 삼성 사장단 직후 일부 언론에 LG전자의 RGBW UHD TV가 받은 4K 인증에 대해 "RGBW UHD TV는 UHD가 아니다. 세계시장에서도 많이 인정하지 않는다"고 폄훼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황정환 LG전자 TV개발담당 전무는 지난 4일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LG전자의 RGBW 패널은 국제 표준기관에서 4K 해상도를 인정받았다"며 "경쟁사 TV 사업을 책임지고 있으신 분이 '그런' 발언을 했다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발끈하며 공식 해명을 요구한 상황이다.

하지만 9일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LG전자가 RGBW 방식의 UHD TV를 국내에서 '프리미엄' 제품으로 판매하고 있는 데에 "삼성은 RGBW를 보급형 제품으로 본다"며 다시 한번 더 쇄기를 박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다시 불붙은 설전은 서로의 감정을 건드리고 있어 사과가 우선되지 않는 한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탁기 파손 사건'은 지난해 9월  IFA 2014 전시회 관람차 독일 방문 당시 LG전자 임원들이 삼성 세탁기를 살펴봤고, 삼성 측은 이들이 고의로 세탁기를 파손했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데일리팝=정수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