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세일 명예교수②] "중국과 미국, 우리나라에 주는 '의미·가치' 크게 달라"
[인터뷰-박세일 명예교수②] "중국과 미국, 우리나라에 주는 '의미·가치' 크게 달라"
  • 정단비 기자
  • 승인 2015.09.17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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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말하는 '한반도 평화, 안정' 속내 알아야…"北에 자유주의적 개혁 메시지 전달 필요"

 

▲ 박세일 서울대 명예교수(한반도선진화재단 명예이사장)가 데일리팝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이달 초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한으로 동북아 정세에 변화가 생겼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중국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비롯해 중국의 전승 70주년 기념식 열병식까지 참석한 박 대통령의 행보에 주변국들의 시선이 쏠렸으며, 전승절 행사 자리배치를 포함해 방문 기간 내내 박 대통령이 특급 대우를 받자 중국의 외교정책 무게 중심이 북한에서 한국으로 이동했다는 관측도 있다.

우리 정부는 박 대통령의 방중과 함께 북한 비핵화, 남북관계 개선 성과 등에 긍정적 평가를 하며 지난 14일 이례적으로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국가보훈처가 공동으로 작성한 '결승점을 향해 쉼없이 달리겠습니다'라는 제목의 박근혜정부 국정1기 외교·통일·국방분야 주요 성과 자료집을 내기도 했다.

특히 이 자료집에서는 전승절 행사 참석에 대해 '동북아 내 한국의 능동적 외교 추진'으로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박 대통령은 다음달 16일 미국 방문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앞두고 있다. 미국은 박 대통령의 방중에 대해 "열병식 참석은 존중한다"면서도 "관련국들은 화해적 접근을 해야한다"고 주문하는 등 뼈있는 말을 해 두 정상의 만남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박세일 서울대 명예교수(한반도선진화재단 상임고문)은 방중으로 인한 성과와 중국과 미국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 및 가치를 먼저 알아야 한다고 생각을 전했다.

데일리팝과의 인터뷰에서 박 명예교수는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 '통일' 문제가 명확하게 논의되지 않은 점에서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특히 그는 "국제적으로 보편가치를 벗어나 전략적인 행보를 할 때는 이번에 가서 시진핑 정부를 세워주고 도와주면서 얻어내는 것이 확실히 있어야 된다"며 "(시 주석이 말하는) 한반도의 안정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박 명예교수는 그가 최근 주장하고 있는 공동체자유주의와 통일의 상관관계를 설명하면서 "북한에는 '자유주의적 개혁'이 필요하고 남한이 부족한 것은 '공동체주의'"라며 "공동체 자유주의적인 새로운 국가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통일의 과정"이라고 역설하기도 했다.

Q.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으로 인해 동북아 정세가 변했다는 분석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실은 이번 중국의 열병식은 국제적으로 명분이 있는 행사는 아니고 중국 내부적 필요에서 나온 것이지요. 원칙적으로 보면 우리는 참여하지 않는 것이 옳았지만 참여하려면 미리 미국과 일본에 '우리는 통일문제가 시급하고 중국의 협조가 일정부분 필요하니 이해해 주기 바란다'는 내용을 사전에 충분히 소통했어야 합니다. 그러면 비록 참여의 명분은 없지만 크게 나쁜 선택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참여하려면 조건이 있어야 됩니다. 국제적으로 보편가치를 벗어나 전략적인 행보를 할 때는 이번에 가서 시진핑 정부를 세워주고 도와주면서 얻어내는 것이 확실히 있어야 됩니다.
 
이번에 두 정상의 회담이후 결과가 나온 것을 보니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반드시 확보돼야 한다'이고, 또 하나는 '6자회담을 다시 활성화해서 핵문제를 풀자'하는 것이에요.
 
첫번째를 들여다봅시다. 한반도의 안정을 지지한다는 것은 중국이 오래전부터 얘기하던, 즉, 한반도에서 북한내부의 혼란이나 전쟁의 발발을 원치 않는다는 겁니다. 그런데 중국의 이러한 주장이 '통일을 향하여 지금의 한반도의 분단상황을 변화시켜 나가는데 기여할 것인가' 아니면 '분단을 고착화하고 단순히 지금의 분단상황을 지켜 나가는데 기여할 것인가'를 잘 생각해봐 됩니다.
 
예를 들어 북한에서 동포들이 우리 못 살겠다 일어나서 한바탕 일을 벌이는데 한반도는 안정되어야 좋겠다고 시진핑이 주장하는 것은 무슨 의미를 가지는가? 누굴 위한 거냐? 이게 간단치가 않습니다. 만약 시진핑이 이번 정상회담의 결과 '북핵 반대와 한반도 통일을 지지하겠다', '무조건 안정이 아니라 통일을 지지하겠다' 이러면 얘기가 크게 진일보하는 것이지요. 이번 회담에서는 거기까지 얘기를 해줬으면 했던 것이지요.

Q. 이번 한중정상 회담에서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협력을 약속 받았습니다. 
 
평화통일얘기는 항상 나오는데 이번 합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라는 것이에요. 제는 안정과 평화라는 말 속에는 '분단의 지속'이라는 내용이 들어 있어서는 곤란하다고 봅니다. 그건 중국의 대(對)한반도정책이죠. 대한민국의 정책은 안정과 평화를 넘어서서 북한을 변화시켜서 통일의 시대를 열어야 합니다. 중국에서 적어도 '대한민국의 통일노력을 중국이 지지해야 되겠다', '잘못된 북한정권을 지지하지 말아야 되겠다' 이 정도를 얻어왔다면 이건 굉장히 큰거죠. 근데 중국은 그냥 평화와 안정을 원한다고 그러면 그건 분단유지가 되는 거죠. 그건 중국이 계속해서 주장해 왔던 말입니다. 새로운 것이 없지요
 
두 번째 6자회담 부분입니다. 6자회담 부분은 그것도 중국이 계속 주장해 왔던 것이지요. 6자회담을 지난 20년간 해봤고 내용에 진전이 없어 아무도 더 이상 6자회담에 관심이 없고 특히 미국 일본은 더 더욱 관심이 없어요. 미국은 지금 북한은 6자회담에서 합의한 것도 지키지 않는 나라인걸 알았기 때문에 북한하고 대화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때 우리가 중국과 6자회담을 하는 것을 합의했다면 그것을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중국 국민들한테 '우리나라가 중국하고 좋은 관계다'하는 이미지를 보여준 것은 나름대로 큰 플러스지만, 중국의 북한정책에 어떠한 변화를 만들었느냐? 또 북한를 변화시키는 방향으로 즉, 통일 쪽으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 있었느냐? 이렇게 구체적으로 따져지면 과연 무엇을 얻었을까 생각이 듭니다. 내가 모르는 또 우리 국민들이 모르는 양국 정상 간에 깊은 그리고 의미 있는 즉, 통일로 진일보하는 내부적 의견교류가 있었는지는 모릅니다. 그러한 내용이 있었기를 희망합니다. 하여튼 우리가 옳고 그른 것을 판단할 때는 통일에 기여하는가 아닌가 하는 기본시각을 항상 가져야 된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Q. 한국과 중국이 친밀해지면서 미국이 견제를 하는 듯한 뉘앙스를 보이고 있습니다. 앞으로 대중, 대미관계는 어떻게 진행해야 할 것으로 보시나요?
 
우선 중국과 미국이 우리한테 주는 의미와 가치가 크게 다르다는 말씀부터 드려야겠습니다. 중국과 미국은 비슷한 강대국이니까 한 쪽이 커지면 우리는 큰 쪽에 가서 친하게 지내야 국익이 되는 것이 아니냐?  이런 생각을 하는 분들이 있는데 크게 잘못된 생각입니다. 미국과 중국이 근본적으로 우리한테 가지는 의미와 가치가 다릅니다. 그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중국과 우리는 국경을 마주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통일 이후를 생각해 보세요. 미국은 우리와 멀리 떨어져 있고 국경을 마주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게 대단히 중요합니다.

중국과 우리가 좋은 관계 일 때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국가 사이에는 갈등이 발생할 수 수 있어요. 중국과 우리의 국익이 충돌할 때 우리는 우리의 주권과 자주와 번영을 어떻게 지킬 것이냐에 대한 신중한 대비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지난 5000년간의 한반도 역사에서 외침이 900번 이상 있었습니다. 대부분이 중국에서 온 겁니다. 6.25 전쟁 때 한반도에서 천재일우의 통일의 기회를 놓친 것도 중국의 개입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직 반성도 없습니다.

국경을 맞이하고 있는 나라들 사이에는 언제든지 전략적 이해관계 상충이 국경에서 발생할 수가 있습니다. 우리와 중국 간의 영토적 충돌이라는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여 우리가 미국과 한미동맹을 체결하고 미군을 한반도에 끌어들인 겁니다. 다행이 미국은 멀리 있습니다. 그리고 세계최강입니다. 미국 때문에 우리가 중국을 당당하게 만날 수 있는 겁니다. 이걸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니까 중국과 미국이 우리한테 주는 의미와 가치가 같은 나라가 아니에요. 미국과의 관계는 생사를 같이 하는 동맹관계이고 자유민주주의인권이라는 공동의 가치를 같이 하고 있습니다. 이건 가치관계이고 생존조건입니다. 중국과의 관계는 이해관계이고 번영 조건입니다. 우리에게 두 나라의 가치가 크게 다릅니다. 
 
Q. 현재 동북아 정세에 대해 어떻게 보시나요?
 
얼마 전에 일본을 다녀왔습니다. 일본 내 중립적인 지식인들이 '한국을 보면서 하나 이해 못하는 게 있다'고 하는 얘기를 했습니다. 요즘 통일대박론이 유행하는 데 이것이 그냥 통일이 좋다고만 얘기하려는 건지 통일을 정말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는 겁니다. 통일을 하려면 제일 중요한 게 뭐냐. 친구를 많이 만들어야 되는 것 아닌가. 통일을 하려면 북한과 중국을 설득하거나 압박을 해야 하고 그러려면 미국은 물론이고 일본을 친구로 만들어야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에요.

자기들이 보기에는 한국이 일본을 친구로 만들어서 중국을 설득하고 북한을 압박하는 것이 통일의 길로 보이는데, 지금 아베가 한반도를 자극하는 말을 하는 건 크게 잘못하는 것이지만 한국 입장에서 그것을 맞대응해서 역사문제를 가지고 사이가 나빠지는 것이 과연 한국에 이익인가, 역사문제는 하루 이틀에 풀릴 문제도 아닌데 그리고 한국에서 더 급한 국가적 목표가 통일이라면 우선 통일에 올인하고 통일 후 큰 나라가 된 후 일본과 역사문제를 풀려고 하면 훨씬 쉬워질 것이 아니냐는 말이었습니다. 당연히 통일이후 젊은 세대들이 풀면 지금 보다 쉬워질 것 아니겠어요.
 
불행한 역사적 기억이 많은 분들끼리 푼다는 건 쉽지 않은데, 쉽지 않을 걸 가지고 계속 서로 싸움하는 것이 일본에도 이익이 아니지만, 한국에 더 손해가 아니냐는 일본 지식인들에 발언을 들으면서 저는 반박이 쉽지 않았어요. 그건 무엇을 의미하냐면 국가과제에는 먼저 할 것과 나중에 할 것, 큰 것과 작은 것이 있다. 그렇다면 통일이 가장 중요하고 큰 과제임으로 당분간은 통일을 위해 일본을 어떻게 활용하느냐 그런 방향으로 사고해야 한다. 지금 지나간 과거를 가지고 일본이 사과하는 발언을 안 한다고 몰아붙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저는 몇 년 전에 일본에 가서 강연을 하면서 "난 너희들에게 사과하라고 얘기하지 않겠다"고 했어요. "여러분들이 사과를 한다고 해서 우리 돌아가신 할아버지 할머니들 마음이 풀리지 않는다. 그러니까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하지 마라라. 중요한 것은 마음이다. 진정으로 한일이 화해하려면 한반도 통일에 당신들이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한국의 다음 세대와 일본의 다음 세대가 힘을 합쳐서 북한을 발전시키고 아시아를 발전시키는 과정 속에서 다음세대 젊은 사람들 간에 새로운 신뢰관계와 협력관계가 생기지 않겠는가? 그것이 진정한 새로운 한일 관계에 기초가 될 것으로 본다. 그러니까 지금 얼굴 붉히고 싸울 필요 없이 당분간 영토문제 역사문제 등은 선반위에 올려놓고, 미래를 위해서 같이 노력하는 길, 그 과정에서 새로운 화해와 신뢰를 쌓아가는 길을 찾아보자" 그런 얘기를 한 적 있습니다.
 
한일관계는 빨리 정상화되야 된다고 생각하고 한미관계도 훨씬 더 강화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한중관계는 앞으러 더욱 더 좋은 관계를 맺으면서 그러나 항상 만일의 경우를 준비해야 합니다. 또 한중관계에서 무리하게 좋은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려 할 때는 반드시 얻어 낼 것을 계산해야 합니다. 앞으로 중국을 어떻게 다룰 것이냐가 한반도에 생존과 번영, 자주와 독립에 최대의 과제가 됩니다. 지도자든 국민이든 모두가 깊이깊이 생각해야 할 문제가 사실은 중국문제입니다. 
 
Q. 통일 이외에도 공동체자유주의가 국가궤도에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하셨는데, 공동체자유주의 시각으로 봤을 때 현재 어떤 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내가 자유주의의 중요성을 얘기할 때 예를 드는 게 하나 있어요. BC 1000년 전 그리스 시대에는 세계 1인당 평균국민소득이 현재가격으로 150불 정도였어요. AD 1750년 그러니까 산업혁명 직전에는 세계 1인당 평균국민소득이 180불이었습니다. 그것은 한 2700년간 지구촌의 평균소득이 150불에서 180불까지 밖에 올라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AD 2000년에 세계 1인당 평균 소득은 6600불이 됐습니다. 약 250년간 180불에서 6600불까지 오른 셈이지요. 이런 예외적인 물질적 풍요는 어디서 왔느냐? '자유주의'에서 왔어요. 시장의 확대 그리고 경제적 자유를 보장하는 재산권 제도의 발달, 이를 뒷받침하는 정치적 자유로서의 법치주의와 민주주의  그리고 또 학문적 사상적 자유의 확대를 통한 과학기술의 발달 등이 지난 250년간 눈부신 인류의 풍요와 발전을 만들어 온 것입니다. 자유주의가 이렇게 인류발전에 크게 기여한 사상인데 이것도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유주의가 과잉하면 쉽게 '이기적인 자유주의'로 가기 쉽다는 것입니다. 자유주의가 과잉하여 특권 계급을 만들고 차별을 만들고 가진 자들만의 자유로 끝나고 이렇게 되면 자유주의는 지속가능하지 않게 되고 결국은 자기부정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자유주의가 소중하지만 지속 가능하려면 반드시 '공동체를 소중히 하는 자유주의', 즉 '공동체자유주의'가 돼야 하는 겁니다.
 
이를 바탕으로 모든 국정개혁을 하려면 우선은 '자유주의적 개혁'부터 시작해야 됩니다. 그러니까 어떤 교육정책을 입안할 때, 경제정책을 추진할 때, 노동개혁을 할 때, 외교전략을 세울 때 우선 그것이 개인의 자유와 창의와 선택의 폭을 넓히느냐를 우선 봐야 됩니다. 개인의 자유와 창의와 선택을 넓히는 제도개혁, 의식개혁은 그건 우선 올바른 국정개혁의 방향이라고 보아도 좋습니다. 
 
교육개혁에 있어서도 학교를 더 많이 선택할 수 있게 하고, 교육프로그램을 더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게 하고, 보다 양질의 교육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자유를 확대시켜 줄수록 그건 올바른 교육개혁입니다.
 
두 번째는 '자유주의적 개혁'을 한 다음에는 반드시 공동체를 강화시키는 '공동체개혁'을 해야 됩니다. 예컨대 개개인한테  많은 교육프로그램과 다양한 학교를 허용하면서도, 좋은 교육을 받을 의지와 능력은 있는데 예를 들어 경제적으로 가정이 어렵다하면 이런 친구들에 대해서는 장학금의 제공 등 공동체적인 차원에서 당연히 기회의 평등성을 보장해줘야 됩니다. 이것이 공동체 개혁입니다.
 
또 개인의 선택에만 맡기면 부족한 부분이 등장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문사철(문학·사학·철학계열)분야입니다. 문사철 분야와 기초과학부분등은 자유스러운 선택에만 맡기면 학생들이 안갑니다. 국가가 문사철교육이라든가 기초과학기술 분야에 대하여는 장학금을 주든지 다른 인센티브를 줘서 이 분야에도 사회가 요구하는 수준의 교육과 연구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야 그게 공동체적 개혁입니다.
 
교육을 예를 들었지만 모든 개혁은 자유주의적 개혁으로 시작하여 공동체적 개혁으로 끝나야 합니다. 즉 '공동체 자유주의적 개혁'이 올바른 개혁입니다.
 
Q. 반대하는 쪽도 있을 듯 합니다. 국민 동의를 얻기를 얻기 위해선 무엇이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대통령과 교육부장관이 국민들에게 설명해야 됩니다. 내가 보기에는 지도자들이 나서서 진솔하게 호소하면 한국 국민들은 그들의 의견을 존중합니다. 우리 국민은 올바른 선택을 하리라고 봅니다. 앞으로 지도자는 세상이 워낙 빠르게 변하니까 국민들하고 국가정책에 대해 진실되고 확실하게 소통할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견해 차이가 난다면 '지금 세상은 이렇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 이러이러한 이유로 이러한 방향으로 국정을 개혁해 나가는 것이 나라를 위한 올바른 선택입니다. 제가 대통령 하는 한 이런 방향으로 노력하겠습니다. 나라를 위한 길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이 저를 뽑아 줄 때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데로 하라고 뽑아 주셨으니까. 제 생각대로 해 보겠습니다. 믿고 기다려 주십시오. 그러고도 제가 틀렸다고 생각하면 다음에 딴 대통령 뽑아서 다른 길로 가보십시오' 이 정도 자기소신을 가진 사람이 나와야지 하지 않겠어요?

대통령 뽑을 때는 뜻대로 하라고 그랬으면 '확신이 있습니다 이렇게 하겠습니다' 하는 식으로 할 때, 지지할 사람들이 많이 생기리가 봅니다. 여하튼 내가 보기에는 지금 우리나라는 그냥 인기영합적인 정책이나 만들어 일시적으로 적당히 넘어가고 있고, 별 내용과 효과가 없는 듣기 좋은 얘기들만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도 KBS에서 '통일 특집'을 하는데 유명한 교수들이 나와서 '남북이 서로 좀 더 진정한 대화를 해야 하고 상호신뢰를 구축해야 하고 등등' 의 주장을 하는 것을 봤어요. 이런 말이야 듣기 좋죠. 하지만 지난 20년간 해왔으나 실패했으면 이제는 대화를 해도 옛날식으로 하면 안 됩니다. 새로운 방식으로 해 봅시다 정도는 나와야지 아무 진전 없이 똑같은 얘기들만 반복하고 있으니 참 공허한 쓸데없는 얘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용이 없는 주장, 공허한 주장, 듣기만 좋은 주장들이 너무 많습니다. 실학이 아니고 허학이 너무 많다는 거죠.

사실 학자, 지식인들이 시시비비를 정리해 줘야하는데, 같이 듣기 좋은 이야기만 하고 돌아다니니, 국민들이 올바른 판단을 하기 더욱 힘들게 만드는 겁니다. 학자와 지식인들의 역할은 복잡한 사회현상을 간단하게 잘 정리하여 선악과 시비를 바로 세워 국민들이 쉽게 판단하도록 돕는데 있습니다.   
 
Q. 공동체자유주의와 통일,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요. 
 
공동체자유주의입장에서 지금 북한에서 제일 중요한 게 자유주의적 개혁입니다. 북한의 체제 개혁과 개방, 인권사항 개선, 빈곤과 기아의 극복 등은 모두 자유주의를 바로 세우는데서 시작됩니다. 북한은 자유주의정신과 원리에서 기초하여 대대적이고 근본적인 총체적 시스템 개혁을 해야 됩니다.
 
남한은 자유주의는 충분히 있지만 부족한 것은 공동체주의입니다. 남한은 그동안 산업화, 민주화하면서 열심히 뛰어오느라 가족 공동체도 옛날 같지 않고 사회 공동체적 연대와 소속감도 많이 약화 됐습니다. 국가공동체적 정체성도 많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남한에서는 공동체적인 연대감을 키워서 나가고 북한은 자유주의적 근본 개혁을 해나가면서 공동체 자유주의적인 새로운 국가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통일의 과정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Q. 너무 이상주의적으로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죠. 결국 우리는 꿈과 이상을 가지고 나가야 됩니다. 우리가 미래를 얘기할 때는 꿈과 이상을 얘기하지 않고 현실의 한계만을 얘기할 순 없으니까요. 그래서 북한을 자유주의적 개혁을 하려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것이 이제 북한에 대한 선진통일 전략이 되는 것이지요.

자유주의 사상을 북한에 넣어주려면, '김정은의 3대 세습체제는 반역사적, 반민중적이다', '모든 가난과 기아와 억압의 원인, 북조선 실패의 원인은 바로 3대 세습체제에서  나온다', '이 질곡을 벗어나 자유와 평등, 풍요와 정의의 세상을 만들어 보자', '남한 동포들은 북한 동포들과 자유사회 풍요사회 정의사회에서 함께 살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등 이러한 희망의 메시지를 북한에 넣어 주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대북방송도 하고 삐라도 하고 사람을 통해서 메시지도 전달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북한동포들이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는 정보의 자유가 확대되도록 도와야 합니다. 또한 북한내부에서 자유주의를 위하여 노력하는 분들을 도와줄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합니다. 이런 것이 북한의 자유주의적 개혁 아니겠어요?

▲이번 인터뷰는 3편으로 구성되며 다음 내용은 ③편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