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 변하는 문화 흐름에 변하는 '어린이 선물'
[추석특집] 변하는 문화 흐름에 변하는 '어린이 선물'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5.09.26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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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부터 '테블릿'까지, 관심사 변화에 따른 어린이 선물의 변천사

민족의 대명절 추석이 다가오면서 '추석 선물세트'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자녀를 비롯해 오랜만에 만나는 사촌동생, 그리고 조카 등의 선물을 두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과거와 달리 생활 수준과 트렌드가 변화해 어린이들의 취향에 갈피를 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추석이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민들이 느끼는 감정은 다양하다. 오랜만에 친족을 만날 생각에 설레여 하는가 하면 대학, 취업, 결혼 등의 질문에 벌써부터 한숨만 나오는 사람들도 있다.

매년 챙겨야 하는 선물 선택도 고민이다. 벌써부터 선물세트를 들고 퇴근하는 사람들이 붐비고 있다. 참치, 햄, 샴푸 세트 등 종류도 다양하다. 최근 인기있는 선물은 과일과 홍삼이다.

과일세트는 가격대비 부담스럽지 않은 선물이라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부담이 적으면서 요긴한 선물로 남녀노소 호불호가 적어 받은 사람의 입장에서도 인기 있는 선물세트 중 하나다. 홍삼도 어르신들의 건강을 위한 선물로 제격이다.

하지만 명절의 개구장이들은 어떤 선물을 해야할 지 고민이 생기게 된다. 문화의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아이들의 관심사를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변화하는 어린이 관심사
'추석 선물'의 변천사

▲ 귀했던 1970년대의 과자 ⓒ 오리온
빠듯한 살림에 먹고 살기도 힘들었던 시대에는 생필품 선물을 주고받아 어린이들의 선물이 따로 마련되지 않았다. 이후 1970년대 들어 산업화로 생활이 풍요로워지자 선물도 생필품에서 '기호식품'으로 바뀌게 됐고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선물에도 관심을 가지게 됐다. 이 시기 가장 인기있는 선물은 '과자 종합선물세트'였다.

특히 '샌드' 형태의 과자와 '크래커', '초코 과자' 등이 인기가 많았다. 지금은 어디를 가도 흔하게 구할 수 있지만 당시 과자는 귀했기 때문이다.

1980년대에는 빠른 경제성장으로 식품보다 '놀이'에 눈이 떠졌다. 과자는 예전보다 많이 볼 수 있게 됐고, TV의 보급화로 만화영화를 시청하게 되면서 그와 관련된 인형과 장난감 등이 인기를 끌었다. '태권 브이'와 '마징가 제트' 같은 로보트 장난감은 남자 아이들의 '위시 리스트'에 꼽혔으며, 여자 아이들에게는 '바비 인형'과 같은 장난감을 주로 선물했다. 더불어 만화영화의 캐릭터가 들어간 신발, 옷 가방 등도 큰 인기를 얻었다.

▲ 1980년대 아이들의 영웅 '태권 브이' ⓒ 뉴시스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공존하던 1990년대는 '놀이' 문화가 본격적으로 꽃을 피우면서 '비디오 게임기'가 대세로 자리잡았다. 게임기에 팩을 꽂아 TV에 연결해서 조이스틱을 이용해 '슈퍼마리오' 등 액션과 퍼즐, 슈팅 등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게임기 하나로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할 수 있을 만큼 큰 자랑거리여서 아이들 선물로 제격이었다.

또한 가요의 대중화로 '카세트 테이프'를 활용해 음악을 들을 수 있었던 '워크맨'도 인기있는 아이템이었다.

이후 IT 제품이 쏟아져 나온 2000년대 이후부터는 선물도 다양해졌다. 인터넷의 발달로 자유로운 사용이 가능해진 '문화상품권'은 선물을 주는 어른도 고민없이 간편하게 줄 수 있고, 받는 아이들도 현금과 같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큰 인기를 얻었다.     

▲ 2000년대 들어 열풍을 이끌었던 닌텐도 ⓒ 닌텐도
지나친 사교육 열풍으로 집에서의 생활시간이 줄어든 현대 아이들은 점차 휴대용을 선호하고 있다. 한 때 '닌텐도' 열풍이 불었을 만큼 휴대용 게임기는 모두가 가지고 싶어하는 제품이었다. 휴대용 플레이스테이션(PSP), 휴대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PMP) 등도 큰 인기를 얻었다.

이제 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등장해 아이들의 위시 아이템은 '테블릿'으로 변하고 있다.  

사회적 흐름에 따라 아이들의 관심사도 다양하게 변화해 가고 있다. 놀이의 문화는 바뀌고 있지만 선물을 받고 싶어하는 아이들의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팝=이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