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인사이드] 청년희망펀드, '대체 얼마를 내야하는거야?' 길어지는 눈치작전
[재계인사이드] 청년희망펀드, '대체 얼마를 내야하는거야?' 길어지는 눈치작전
  • 정수인 기자
  • 승인 2015.10.01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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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지도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을 위한 청년희망펀드가 시작되자 재계에서는 서로 눈치 보기가 바빠졌다. 정부에서 기업의 돈이 아닌 개인의 이름으로 모금을 하겠다는 선언을 했기 때문이다. 결국 사재 출연을 해야하는 셈이다.

더구나 청년희망펀드는 펀드라는 이름과 달리 단순 기부라 이득을 얻을 것이 없다는 점에서 재계에서는 기부 규모에 대한 눈치 작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서 일시금 2000만원을 기부하고, 연봉의 20%(약 320만원)를 매달 납입하겠다고 밝히면서부터 정부 및 공공기관들도 머리를 싸매기 시작했다.

황교안 국무총리가 일시금 1000만원에 급여 10%를 내기로 하면서 정부부처 장·차관 등의 가이드라인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은 청년희망펀드 알리기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은행장 등 각 은행 CEO들 펀드에 가입하면서 KEB하나은행은 직업들에게 펀드 가입을 종용했다는 루머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밖에 중소기업 CEO들도 릴레이 참여를 하고 있지만 재계는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이 개인 재산으로 20억원을 기부하면서 스타트를 끊은 뒤 조심스러운 모양새다. 큰 손으로 볼 수 있는 10대그룹 총수들은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 등에서도 동참의사는 밝혔지만 아직 선뜻 나서고 있진 않다. 재계에서는 얼마를 어떻게 기부해야할지 골머리를 앓는 상황이다. 참여를 안하기에는 눈치가 보이고 개인 돈으로 기부를 하자니 여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다.

더불어 재계 30위 미래에셋 박 회장의 생각보다 통큰 기부도 고민이 깊어지게 한다는 관측도 있다.

일각에서는 펀드의 쓰임새가 분명치 않아 재계의 혼돈을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청년희망펀드는 아직까지 용처가 확정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청년희망펀드 홈페이지'(www.youthhopefund.kr)를 열어 청년들이 원하는 사업을 발굴·지원하기 위해 국민들의 아이디어를 받는 코너를 마련했다.

(데일리팝=정수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