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진국의 '펼침의 미학'] 달빛 고운 테라스-5
[오진국의 '펼침의 미학'] 달빛 고운 테라스-5
  • 오진국 화백
  • 승인 2015.10.08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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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작품은 95% 정도 아날로그 유화 작품이다.
 
아직 미완성인채 디지털 작업으로 미리 완성해 본 것인데 기존 화가들은 이런 과정을 통하여 사전에 '시뮬레이션' 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사실 이런 정도의 작은 '캔버스'에서는 색상을 바꾸거나 무엇을 넣고, 빼는 일이 그다지 힘든 일이 아니지만 대작을 만들 경우에는 대략 난감한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시뮬레이션' 작업은 대단히 중요하다.
 
그것은 다른 표현으로 말하자면 아날로그와 디지털은 생각과 실행의 속도에서 부터 엄청난 차이가 난다는 이야기인데 예컨데 아날로그는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작업을 하여도 다시 전체를 바꾸거나 변형하려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디지털의 경우는 생각의 속도와 작업의 속도가 거의 동일함으로 어떤 강한 '필링'도 놓치지 않고 바로 재현해 보는 장점이 있다.
 
물론 다른 이야기지만 디지털이 가지는 장점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아날로그만이 가지는 엄청난 매력과 '파워풀'한 '터치'등은 따라오지 못 하는, 그만의 장점이 있기에 어느 것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이 내가 추구하는 '크로스미디어' 즉, 디지로그(Digiotal+Analog)다. 
 
모르면 용감하고 모르니까 남의 말을 함부로 하는 것이다. 이런 일련의 복잡한 과정을 통하여 나는 아날로그 작품의 유화 진본을 가지게 됨은 물론이고 새로운 영역의 '디지털파일'을 가지게 되었으니 이 얼마나 일석이조란 말인가? 내가 지금 '모니터'로 보고 있는 이 작품과 약간은 손질이 덜 된 유화 작품을 번갈아 보며 대조를 거듭하였다.
 
결론은 이 '디지로그' 작품의 완승이라고 자평하였다. 왜 그럴까???? 논리는 지극히 간단하다. 감성과 이성, 자연과 인간, 서정과 과학 같은 것이 한데 어우러지면 또 다른 '시너지' 효과가 나는 법이다. 알고 깨달음이 나를 더욱 외롭고 힘들게 하지만.......
 
딱히 누구라고 꼬집어 말하기 어려운 아련한 그리움도 있다. 우유 빛같이 뿌연 달빛에 시선을 빼앗기다 보면 메말랐던 서정도 싯귀처럼 연상의 나래를 달고 사연을 만들어내지 않던가?
 
그리 오매불망하던 내 님은 도대체 어디만큼 계실까? 그게 어디 지역적인 거리감으로 설명할 일이던가? 현실이건 추상적 표현이건 바로 그 님은 저 달 속에 있고, 내 안에 있는 것을... 그리 가슴에 묻어둔 달하나.... 테라스에 나가 휘영한 달빛 목욕하며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쓸어도 담고 어디선가 들려옴직한 '베토벤'의 '월광' 한 소절을 '스프레이' 하듯 밤하늘에 뿌려본다. 
 
환한 달빛에 취해 오무렸던 꽃잎 다시 열고 저 꽃들마저 미풍에 하늘거리면 날더러 어쩌라고? 오금저린 이 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