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진국의 '펼침의 미학'] Red City-4
[오진국의 '펼침의 미학'] Red City-4
  • 오진국 화백
  • 승인 2015.10.23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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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시골사람들이 서울 같은 도시에 오면 '정말 이런 데서는 못 살아'라고 한다. 
 
부산이 한국의 제 2의 도시임에도 부산사람들이 서울 와서 이구동성 하는 말이 그런데 타지방 사람들은 오죽하겠는가? 자기가 살던 곳에서의 익숙함이 없는데다 지옥같이 번잡스러움이 혼을 빼고 무엇보다 탁한 공기가 그들에게는 감내하기 어려워서 그럴 것이다.
 
하기야 서울 사람들이 시골을 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처음 한두 번 맑은 공기에 자연의 풍성함에 혼을 빼앗겼다가도 금방 보따리를 싸는 것은 불편하고 익숙함이 없어서 일 것이다. 
 
사실 충분한 인지가 없이 귀농을 선택한 부부들이 다시 도시로 나오는데는 그만한 불편을 견딜 재간이 없어서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들끓는 사람 냄새가 그리워 그런 사람이 많은 것이다.
 
편의성, 기능성, 문화, 교육적 측면으로 본다면 도시만큼 살기 좋은 곳은 없다. 도시건 시골이건 양자의 장단점을 알고 보면 어느 한 가지는 반드시 포기해야 하는 법이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자연에 가까운 시골이 당연히 낫지, 무슨 도시에 사느냐 반문하는 이도 있지만 사정을 알고 보면 반드시 그렇지도 않다. 
 
문화 예술인도 변방으로 나가면 사회성이 떨어지고 자연 외톨이가 되는데다 구심점에서 멀어지면 자연 각종 행사나 모임의 참여도 줄어들게 되고 결국은 도태하기가 쉬운 것이 실정이다.
 
물론 이미 명성이 자자해지면 예외의 경우도 있지만 대개의 경우에 그런 룰을 적용받는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