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채용 과정서 도 넘은 '갑질'논란…허탈한 취준생
쿠팡, 채용 과정서 도 넘은 '갑질'논란…허탈한 취준생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5.12.11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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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운전테스트' 도입, 면접 일정 변경 등으로 취준생 '취업의 꿈' 짓밟아

소셜커머스 업체 쿠팡이 취업난에 지친 청년들의 채용 과정에서 '갑질'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9월 '스펙파괴, 인성만 본다', '운전이 미숙한 사람도 운전은 가르쳐준다' 등의 채용공고를 보고 쿠팡 '쿠팡맨'에 지원한 A씨가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A씨는 인터넷커뮤니티를 통해 "지난달 면접 합격통지를 받고 일을 한다는 생각에 들떠 있었지만 쿠팡 측에서 예정에 없던 '운전테스트'를 진행한다고 통보했다"고 게시했다.

결국 불합격 통지를 받은 A씨는 "본래 면접 과정을 서류심사, 전화인터뷰, 대면면접 후 바로 입사로 알고 있었고, 채용 홈페이지에도 그렇게 나와 있었다"며 "도를 넘은 갑질에 너무 화가 난다"고 호소했다.

▲ 변경된 쿠팡맨 채용 공지 (출처=쿠팡 홈페이지)
당시 운전테스트에 대한 불만을 가진 지원자들이 이에 공감하면서 쿠팡의 갑질 논란이 도마위에 오른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MD채용과정에서 사건이 벌어졌다.

제주도에 거주하는 B씨는 온라인커뮤니티에 "지난달 18일 1차 면접에 합격한 다음날 2차면접의 일정을 메일로 받아, 비행기 표를 자비로 부담하는지 쿠팡에서 예매를 해 주는지 묻자 '지원자 개인 비용으로 비행기표를 예약하고 쿠팡에서는 면접보러 오는 것에 대해 지원하지 않는다'고 했다"고 게시했다.

결국 자비로 표를 예매한 B씨는 2차 면접 하루 전인 지난달 24일 면접관의 출장으로 인해 면접이 연기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B씨는 비행기표를 왕복으로 결제한 것에 대해 쿠팡 측에 문의하자 어떻게 할 수 없다는 답변만이 돌아왔다고 전했다.

B씨는 "제주도에서 서울까지 면접을 보러 가려면 하루 종일 모든 스케줄을 비워야 하며 면접 이틀 전에도 일정을 재차 확인했는데 이런일이 생겨 금전적으로도 손해를 봤다"며 "취업자를 막대하는 쿠팡의 행태를 폭로한다"고 밝혔다.

이같이 불거지고 있는 갑질 논란에 대해 쿠팡 한 관계자는 "(자사가) 갑질을 할 위치에 있지도 않을 뿐더러,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운전테스트'의 경우 면접 통과자에 한해서 3주전에 통지를 한 부분"이라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어 "아무래도 배송 관련 업무이다 보니 고객과 상품은 물론 직원들의 '안전 강화'를 위해 이전에는 없던 운전테스트를 지난달부터 부득이하게 공지하는 과정에서 혼선이 빚어진 것 같다"며 "이번 계기를 통해 지원자분들의 심정을 알게 됐고 향후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B씨와 관련해서는 "(당시) 담당자 분이 실수하신 것 같다"고 인정한 뒤 "면접을 오시는 분에게는 당연히 교통비를 지원해 드린다"고 밝혔다.

향후 B씨의 보상에 대해 "티켓 가격 등 세부사항을 알아야 하는데 현재 연락이 닿지 않고 있어 보상을 못해드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쿠팡 측은 갑질이라는 표현이 부당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지만, 갑작스러운 '운전테스트' 도입과 안일한 직원 관리로 인해 청년들의 '취업의 꿈'을 농락한 이번 갑질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데일리팝=이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