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첩산중' 두산인프라코어, 실적 악화 심각..신입사원까지 '희망퇴직' 대상자
'첩첩산중' 두산인프라코어, 실적 악화 심각..신입사원까지 '희망퇴직' 대상자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5.12.1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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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퇴직을 '생존전략'으로…'효자' 공작기계 매각 수순

두산그룹의 계열사 두산인프라코어가 대규모 인력 감축을 단행하면서 20~30대 사원의 희망퇴직까지 요구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같은 행동이 두산인프라코어의 어려운 재무 환경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 두산그룹의 계열사 두산인프라코어 (출처=두산인프라코어 홈페이지)
신입사원 희망퇴직서 요구에 '가혹한 처사' 비판
"전 사원이 대상일 뿐 '강제성' 없어"
 
지난 14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8일부터 오는 18일까지 국내 사업장에서 일하는 모든 사무직 3000여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및 1년 무급휴직 신청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인프라코어의 희망퇴직은 올해 들어서만 4번째로, 지난 2월과 9월에는 과장급 이상 사무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했고 지난 달에는 생산직 전 사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이번 인력 감축이 논란이 되는 부분은 그 대상이 경력 3년 미만인 신입사원도 다수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사측이 일방적으로 희망퇴직자 대상자를 선정·발표했다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오고 있어 일각에서는 사실상의 정리해고가 아니냐는 논란까지 일고 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광고에서는 사람이 미래라더니, 특히 청년실업이 사회 문제로 시끄러운 이때 어렵게 취업한 이들에게 희망퇴직을 요구하는 것은 가혹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와 같은 비판에 대해 두산인프라코어 한 관계자는 "'전 사원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신입사원도 (희망퇴직의) 대상이 된 것이고 '대규모'라는 오해도 생긴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희망퇴직과 관련해 강제성이 있었다는 논란에 대해 "희망퇴직자 공지 후에 조직의 임원·팀장들이 개별 면담을 진행하는데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다른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누적되는 실적 악화·잃어가는 시장 점유율
'효자' 공작기계까지 매각…어려움 입증

이 관계자는 이같은 대규모 인력 감축은 최근 누적되고 있는 실적 악화와 더불어 줄어들고 있는 기존 시장에서의 점유율 하락으로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에 몸집을 줄이는 '생존전략'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두산인프라코어의 실적은 2011년 6796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이 2012년 3624억원, 2013년 3695억원으로 대폭 하락했으며, 지난해에는 영업이익 4530억원으로 회생하는 듯 보였지만 올해 3분기까지 2240억원에 머무르며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이같은 실적악화는 지난 2008년 불어온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이어진 경기침체가 주원인이라는 판단이 지배적이다. 특히 전체 매출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건설기계 부문은 중국시장 침체로 인한 사업부진 여파로 영업이익이 크게 떨어졌다.

또한 중국 기업인 싼이중공업이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발판으로 시장을 확장하고 있어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 내 굴착기 시장 점유율은 2010년 15%에서 최근 7~8%까지 떨어졌으며 해외시장도 4분의 1가량이 떨어져 나갔다.

▲ 두산인프라코어의 10%대 영업이익을 창출하는 공작기계 ⓒ 뉴시스

두산인프라코어의 계속되는 악재로 인해 희망퇴직 외에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10%대의 영업이익을 책임지던 공작기계사업부 매각까지 추진중인 상황이다.
 
올해 2분기 공작기계의 매출은 3567억원으로 두산인프라코어의 전체 매출 18.1%를 차지했고 영업이익은 42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이 11.9%로 건설기계 부문(5.6%)이나 엔진 부문(2.5%)를 압도한다.

이처럼 효자 노릇을 해 오던 공작기계의 매각은 두산인프라코어의 재무상태가 상당한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관계자는 "영업이익을 창출해 주던 기계지만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 회사 전체로 봤을때 더 이익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공작기계의 가치는 1조80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오는 21일 인수 후보인 MBK파트너스 등 대형 사모펀드들의 본입찰이 예정돼 있다.

(데일리팝=이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