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혹시 나도 만성피로증후군?
[건강칼럼] 혹시 나도 만성피로증후군?
  • 고영수 타워비뇨기과 원장
  • 승인 2015.12.27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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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수 타워비뇨기과 원장

최근 들어 주위에서 "아무리 쉬어도 쉰 것 같지 않다"거나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도 어깨가 뻐근하고 도통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렇게 아무리 노력을 해도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면 먼저 '만성피로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만성피로증후군이란 특별한 다른 원인에 의한 질환 없이 과도한 육체적·정신적 노동으로 탈진 상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증상을 말한다. 여기에는 심리적 요인, 정신적 스트레스, 자율신경계 장애, 근육이상, 바이러스 감염, 수술, 갑상선 질환, 외상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피로감을 쉽게 느끼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증상이며, 이밖에도 집중력 장애, 두통, 인후통, 임파선 동통, 근육통, 관절통, 열감, 수면장애, 정신장애, 알레르기, 복통, 체중감소, 피부발진, 흉통, 식은땀 등이 주요 증상이다.

가장 큰 원인은 '심리적 스트레스'

피로를 일으키는 흔한 신체 질환으로는 빈혈, 결핵, 만성 간 질환(만성 간염, 간경화 등), 당뇨병, 갑상선 질환, 신부전증, 심부전증, 암 등이 있다. 신체 질환에 의한 피로는 피로를 일으키는 근본 원인이 치료되지 않으면 점점 더 심해진다. 또한 피로 이외에 다른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흔하다.

만성 피로를 유발하는 두번째 경우는 정신 질환이 있는 경우이다. 피로를 유발하는 정신 질환으로는 우울증과 불안증이 가장 흔하다. 우울증 환자는 기분이 우울하며, 매사에 의욕이 없고, 무기력하며 정신 활동이 느려지며, 그 결과로 피로를 심하게 느끼게 된다. 불면증이나 두통, 식욕 부진 또는 증가, 소화 불량, 변비, 성욕 감퇴 등의 신체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흔하다. 불안증 환자는 일상생활에 대해 정도가 지나친 불안과 불필요한 걱정에 빠져 있으며, 특정한 불안 상황이 없는 경우에도 항상 마음이 불안하다.

정신 질환에 의한 피로는 검사상 특별한 이상 소견이 없으면서 매우 오랫동안 지속되고, 감정이나 심리 상태에 따라 피로의 정도에 기복이 있다는 특징을 보인다.

그러나 만성 피로의 가장 흔한 원인은 사회·심리적 스트레스이다. 업무량이 지나치게 많거나 일상 업무에서 어려운 점에 처해 있고 생활이 불규칙하며, 휴식을 취할 여유가 없으면 만성적으로 피로에 시달리게 된다. 여기에 과음이나 운동 부족 등이 겹치고, 심리적으로는 경쟁적이고 목표에 지나치게 집착하며, 피로감은 더욱 심해진다.

성급한 자가 진단은 '금물'

육아나 가사 노동이 지나치게 힘든 주부들도 만성적으로 피로를 느끼지만, 사회·심리적 스트레스에 의한 만성 피로는 생활 패턴을 바꾸면 현저히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만성적으로 피로를 느끼는 사람들이 스스로가 이 질환이라고 자가 진단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질환은 단순히 피로하다고 해서만 진단되는 것도 아니므로 성급한 판단은 피해야 한다.

이렇게 피로의 원인은 매우 다양함에도, 사람들은 피로를 느끼면 신체 질환만이 피로의 원인이라고 생각하고 특정한 검사를 원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피로하면 간 기능 검사를 해 보자는 사람이 매우 많다. 간 질환이 심하면 피로한 것은 사실이지만, 피로를 느끼는 사람 중에 피로의 원인이 간 질환인 경

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B형 간염 보균 상태나 심각한 간 기능 이상을 초래하지 않는 지방간 등은 피로를 유발하지 않는다.

정신 질환이나 사회·심리적 스트레스에 의한 피로는 검사 상에서 아무런 이상도 발견되지 않는다. 검사에서 이상이 없다는 것은 피로하지 않다거나 피로의 원인을 못 찾았다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인 것이라는 뜻이므로 환자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고 의사와 상의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만성 피로는 면밀하게 살펴보면 대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원인을 찾으면 적절한 조치로 많은 경우에서 피로가 호전되고 일상생활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만성적으로 피로를 느낄 때 영양제나 보약을 먹기 전에 피로의 정확한 원인을 먼저 찾아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