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없는' 면세점, 명품관 유치에 '총성 없는 전쟁'
'명품 없는' 면세점, 명품관 유치에 '총성 없는 전쟁'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6.01.15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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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브랜드의 입점 매장 수 제한으로 인해 피해갈 수 없는 유치 경쟁
▲ 지난해 7월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해 영업 중인 한화갤러리아63

힘겹게 면세점 사업권을 따낸 업체들이 '명품관 유치'를 위한 치열한 경쟁에 골머리를 썪고 있다.  국내에 입점할 수 있는 명품브랜드의 매장 수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하기 위해 두 차례 열린 이른바 '면세점 대전'에서 HDC신라면세점, 한화갤러리아, 신세계, 두산 등이 승리하면서 오픈을 하거나 앞두고 있지만 명품관 유치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제한된 명품브랜드 매장
'명품관 유치' 전쟁 이어지나?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말 '2차 면세대전'에서 승리한 신세계와 두산은 '사업권 획득 이후 6개월 내에 오픈해야 한다'는 정책에 따라 오는 5월 중순에 오픈이 예정돼 있지만 아직까지 입점이 확정된 명품브랜드는 없다.

실제로 데일리팝의 취재과정에서 두산면세점의 한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 유치에 대한 현황에 대해 "현재 입점이 확정된 브랜드는 없다"고 전하면서도 "자세히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명품브랜드 유치를 위해 협의 중에 있고 최대한 많은 브랜드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 중에 있다"고 밝혔다.

두산과 같은 시기에 사업권을 획득한 신세계의 경우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해 7월 일찌감치 신규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해 이미 오픈을 한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의 경우 구찌, 발리 등의 명품을 포함해 600여개의 브랜드를 입점시켰지만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것으로 알려진 샤넬, 루이비통 등의 브랜드는 찾아볼 수 없었으며, 같은 시기 사업권을 획득한 한화갤러리아도 명품관 유치에 녹록치 않은 실정이다.

한화갤러리아 한 관계자도 데일리팝에 "현재 입점된 브랜드 중 명품으로 분류할 수 있는 브랜드는 론진, 스테파노리치, 쇼파드, 파네라이 등이 있다"면서도 "다른 브랜드들도 유치하기 위해 협상 중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명품관 유치가 지지부진한 이유로 관련업계 일부 관계자들은 국내에 들어올 수 있는 명품브랜드의 매장 수가 제한돼 있다는 점을 꼽고 있다.

지난해 사업권을 잃은 면세점은 2곳이지만 새롭게 오픈하는 면세점은 그보다 늘어나면서 기존에 입점해 있는 명품브랜드를 탈환하기 위한 경쟁이 불가피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아무래도 영향이 미친다"고 전하면서 "명품브랜드들이 국내에 추가적인 입점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고, 아시아에 매장 수를 줄인다는 얘기도 있어 (명품관 유치에) 영향이 미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관련업계의 일부 관계자들은 '경쟁'이라는 단어에 다소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각에서는 명품브랜드들이 국내 진출을 꺼리는 이유로 지난 2013년 관세청 개정안에 따라 면세점이 '5년 사업권'으로 개정된 점을 지적하고 있다.

5년만에 문을 닫으면 브랜드의 이미지 실추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등의 의견이 제기되자 현재 국회에서는 특허기간을 다시 10년을 연장하는 관세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는 상태다.

(데일리팝=이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