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아이돌 세대교체 트렌드 '네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했어'
[뉴스줌인] 아이돌 세대교체 트렌드 '네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했어'
  • 이용진, 성희연 기자
  • 승인 2016.02.04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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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이돌계의 선구자로 불리는 SM엔터테인먼트가 '아이돌 세대교체'를 선언하자 시장이 들썩했다. 풍선 전쟁이라 불렸던 1세대 아이돌 그룹부터 업계 트렌드를 이끌어왔던 SM엔터테인먼트가 내놓은 2016년 프로젝트는 기존의 아이돌그룹이라는 개념을 뒤집었기 때문이다.

'신문화기술'을 뜻하는 신인 보이그룹 NCT(New Culture Technology)를 선보일 것이라는 SM엔터테인먼트는 NCT 속의 여러 팀이 순차적으로 선택된 글로벌 지역에서 데뷔하고 멤버 간의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새로운 멤버 영입의 자유, 제한을 두지 않는 멤버 수 등의 혁신에 가까운 콘셉트를 내놨다.

▲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대표 프로듀서가 'SM타운: 뉴 컬처 테크놀로지, 2016'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SM엔터테인먼트는 멤버 10명 이상의 대형 그룹 '슈퍼주니어'를 선보이며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기도 했지만 이번 프로젝트는 그것을 뛰어넘는다.

마치 프랜차이즈처럼 NCT라는 브랜드를 두고 글로벌 가맹점을 열겠다는 것이다.

이에 논란이 있었던 외국인 멤버 문제 등에서 자유로워지고 각 나라의 멤버들이 각 나라에 맞는 언어로 앨범을 발표하면서 현지화에도 강점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가지 눈여겨 볼 것은 3세대 아이돌의 최강자로 꼽히는 '엑소(EXO)'가 데뷔한 지 3년만에 SM엔터테인먼트가 이 같은 대형 프로젝트를 공개했다는 것이다.

엑소는 아직까지 발매하는 앨범마다 1위를 차지하며 건재하지만 일각에서는 그 인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른다는 불확실함에 기인한 프로젝트일 수도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방송·연예계는 빠른 시간에 많은 부분이 변하는 곳이다. 다시 말하면 국내에서 활동하며 인기를 끌던 아이돌 그룹이 일본·중국 등 아시아 시장뿐만 아니라 미국 시장까지 진출해 한류 열풍을 이끌고 있지만, 그 '한류'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미지수라는 것이다.

급변하는 아이돌 트렌드
점차 빨라지는 세대교체

▲ H.O.T. ⓒ뉴시스

1990년대 혜성처럼 나타나 인기를 끌었고, 해체 선언과 함께 많은 팬들의 식음 전폐하게 한 1세대 아이돌 H.O.T.(High-five Of Teenager)와 젝스키스를 지금의 청소년들은 알지 못하는 시대가 됐다.

H.O.T.와 젝스키스는 철저한 관리로 다듬어진 기획형 아이돌의 시초로, 그룹 자체를 상품화해 부가수익을 올리기도 했으며 이들이 새겨진 스티커, 인형, 음료수 등 갖가지 제품들은 팬들의 필수품이 됐다.

이들이 남성 1세대 아이돌의 대세를 이끌었다면 여성 아이돌로는 단연 S.E.S.와 핑클로 꼽을 수 있다.

최근 S.E.S. 멤버였던 유진이 육아 예능프로그램에 나오는 등 '왕년의 요정'이었던 걸그룹 멤버들은 화려했던 시절을 뒤로 하고 뮤지컬, 예능, 드라마 등 각자의 분야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후 이들을 대체할만한 아이돌들이 쏟아졌고, 립싱크를 주로 했던 시대는 지나가고 노래되고 춤되는 '동방신기'가 등장하면서 2세대 아이돌 시대가 열렸다.

지난 2008년 세계 기네스북에 '세상에서 팬이 가장 많은 가수'로 기록된 동방신기는 무려 80만명이 넘는 팬클럽으로 한류에 첫 발을 디뎠다. 일본은 물론 아시아 전역에서는 동방신기를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누렸지만 소속사 측과의 갈등으로 인해 일부 멤버가 그룹을 탈퇴하면서 세가 약해질 수밖에 없게 됐다.

동방신기의 세력이 약화된 이후 바톤은 동방신기의 소속사 후배 '소녀시대'와 경쟁사 JYP의 '원더걸

▲ 소녀시대(위), 원더걸스(아래) ⓒ뉴시스

스'로 넘어갔다. 이들의 노래 'Tell me', 'No body', 'Gee'는 전국민이 모를 수 없을 정도로 인기를 끈 '국민송'이 됐고 그에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지만 데뷔 9년차라는 아이돌 원로가 됐다.

이런 가운데, 3세대 아이돌의 대표주자 YG엔터테인먼트의 '빅뱅'은 기존의 아이돌 콘셉트와는 차별된 요소로 큰 인기를 얻었다. 직접 작사·작곡에 참여하는 등 자신만의 음악과 남다른 패션센스를 앞세웠으며, 멤버 지드래곤를 필두로 멤버 모두가 팬들의 눈을 사로잡으며 아직까지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는 빅뱅 이후로도 그룹 '위너', '아이콘' 등을 배출하며 명맥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빅뱅의 아성을 위협할만한 대형 신인을 키우지는 못했다는 평가이다.

반면, 꾸준히 대형 신인들을 내놓고 있는 SM엔터네인먼트는 3세대 아이돌에 '엑소'라는 종합선물세트를 내놨다. 이들은 수려한 외모, 화려한 퍼포먼스로 연습생때부터 주목을 받아왔으며, 정규 1집 '으르렁'이라는 곡으로 확고한 팬층을 구축한 뒤 중국인 멤버들의 탈퇴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들처럼 가요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아이돌들도 있지만 수많은 아이돌 그룹이 해마다 가요계에 등장하고 사라진다.

▲ 빅뱅(위), 엑소(아래) ⓒ뉴시스

또 한 시대를 풍미했던 기성 아이돌의 연령대가 20대 중후반에서 30대로 넘어가면서 그런 그들의 팬 연령대가 함께 상승하고 있어 계속해서 새로운 얼굴을 찾을 수밖에 없는 것이 기획사의 숙명이다.

이에 대형기획사들은 적극적인 마케팅은 물론 신인 보이·걸그룹들을 체계적으로 또는 글로벌화 하며 세대교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미 포화된 국내 시장에서는 경쟁이 치열할 뿐만 아니라 아이돌 그룹 제작에 엄청난 투자가 있었던 만큼 그 효과를 보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돌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해 "점점 커져가는 중국시장을 무시할 수 없어 NCT와 같은 멤버 글로벌화는 다양한 팬덤 구축으로 새로운 강점이 될 수 있다"면서도 "국내에서는 직접 노래를 직접 작사·작곡 하는 실력으로 무장한 아이돌들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변화하는 아이돌 트렌드 속에 또 한번 팬심을 자극할 어떤 새로운 그룹이 등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데일리팝=이용진, 성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