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 리포트] 한국경제의 도전과 도약과제 (下)
[한선 리포트] 한국경제의 도전과 도약과제 (下)
  • 한반도선진화재단
  • 승인 2016.02.15 11: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재완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안팎의 위기에 직면한 대한민국
글로벌 경제 지속가능에 대한 논란…우리나라 가계· 금융부채 크게 늘어나

고령사회 진입으로 우리나라의 생산가능인구(15~65세)가 급감하고 있다. 특히 2020년부터는 심각한 노동부족 상황에 처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노인비율이 급증함에 따라 노인 부양비와 복지지출이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일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는 근접해 있다. 통일을 기회의 측면에서 골드만삭스가 추정하듯 인구 8천만 명으로 규모의 경제를 갖추고, 북한의 무한 잠재력을 활용해 한반도의 마지막 Quantum leap(비약적인 발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최소 잠재성장률 1+%p 이상 증가로 나타날 것이라고 추정된다. 또 인력·자원·투자·산업 Synergy와 방위비 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

통일을 위기의 측면에서 보면 통일 연착륙 비용이 상당할 것이다. 독일의 경우 통일 후 막대한 재정 부담이 있었다. 1991~2003년 매년 GDP의 5%(통일비용의 ¾)를 추가 지출했다. 그런데 당시 동독과 서독의 경제력 차이보다 현재 남북한의 경제력 차이가 훨씬 크기 때문에 우리의 지출 부담은 엄청나게 커질 수밖에 없다. 과거사 청산 등의 정치적 저항 극복도 관건이고, 핵 폐기 역시 난제다.

Hannoun 박사가 주장한 바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글로벌 자산규모가 7배 가까이 급등했다. 또한 김동은 박사는 GDP 1달러를 창출할 때 투입되는 부채규모가 대공황 때 수준을 훨씬 뛰어 넘은 1.78배 정도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우리의 경제가 지속가능한가 아니면 Ponzi Game인가하는 논란이 존재한다. Ponzi는 다단계 금융 사기범의 이름으로 이자율이 수익률을 앞지르는 일이 계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자율과 수익률의 차이는 부채인데, 부채가 커져가 마침내 부채의 이자를 갚기 위해 다시 빚을 내야 하는 지경에 이르러 파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가 2015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 수지나 채무가 다른 국가에 비해 적으나 국가채무가 올해는 GDP 대비 40%를 넘어 설 것이라는 추정이다. (2015년 추경: 정부 수지 GDP 2.1%→3.0%, 국가채무 GDP 35.7%→38.5%) 이렇게 빠르게 늘어나는 게 사실이기 때문에 조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빚을 줄이는 것을 Deleveraging이라고 하는데, Deleveraging의 여러 사례를 보면 굉장한 고통이 수반되는 것이다. 빚을 성공적으로 줄인 북유럽과 독일과 같은 국가도 있고 감당을 못해서 파산한 남유럽과 남미의 경우도 있다.

위 좌측 그래프를 보면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규모와 증가율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우측 그래프는 OECD 국가 전체의 가계부채 비율을 표시한 것이다. X축은 금융부채 비율, Y축은 가계부채 비율이다. 오른쪽으로 갈수록, 그리고 위쪽으로 갈수록 안 좋은 상황을 뜻한다. 우리나라는 제1사분면에 위치하여 가계부채와 금융부채 모두 높은 위치에 있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특히 새 정부 들어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파괴적 기술은 나오면서 대체기술이나 산업을 멸종시키는 것을 말한다. 인류는 지금 Mobile internet, IoT, 3D Printing, Robot과 자동화, 에너지 저장, 첨단소재 등 파괴적 기술 진화의 첫 단계에 있다. 10년 안에는 컴퓨터 지능이 인간두뇌에 근접하여 인공지능이 실용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Barton, '15). 최근에는 온디맨드(On-Demand, 수요중심) 서비스와 Uberization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긱 이코노미(Gig Economy)도 같이 떠오르고 있는 추세다. 긱 이코노미는 노동이 필요할 때 관련된 사람을 단기 고용해 일을 맡기는 경제 형태를 말한다. 예컨대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Uber)의 개인택시 운전사, 숙박 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Airbnb)의 숙박 제공 호스트 등이 긱 이코노미 노동자에 해당되며 임시 계약직인 프리랜서 등 독립적으로 단기직무를 하는 사람 또는 복수직무를 하는 등의 고용형태가 매우 다양화되고 있음을 뜻한다.

2014년 World Bank는 화석연료에 의존하면 자칫 'Brown Poverty Trap(갈색 빈곤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어느 날 내연기관 자동차가 몰락하면 자동차 제조사의 주주와 근로자, 그리고 도시 전체가 갑자기 어려움에 봉착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화석연료에만 의존하다가 갑자기 어려움에 빠지게 되는 경우를 말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석유와 엔진자동차 유조선에 의존하는 구조를 갖고 있으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다.

지구촌은 통합되는 구심력이 작용하다가 최근에 원심력이 강화되었다. 그것이 규범적 접근과 원리주의로 발호(跋扈)하고 있다. 국제적으로는 IS테러, 정치적으로는 거친 리더십들이 발호하면서 중도파는 설당이 없는 상황이다.

민간주도 스마트 성장으로 한국경제 도약 발판 마련해야
자발·자율의 높은 길(High Road) 확산 필요…이해당사자 결정과정 배제 필요

한국경제 도약의 전제를 공동체자유주의에서 찾을 수 있다. 여기에서 자유주의는 필요조건, 공동체주의는 충분조건으로 본다. 흡혈박쥐는 먹이활동을 할 때는 치열한 경쟁을 하고, 동굴에 들어와서는 포식한 박쥐가 굶은 박쥐를 위해 먹이를 토해내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흡혈박쥐는 성공적으로 개체수가 늘어나는 종(種)이 되었다. 활동은 자유롭게 하고, 결과는 따뜻함과 포용을 담은 흡혈박쥐의 모습은 공동체자유주의와 유사하다.

전반적 방향은 민간주도형 스마트 성장이다. 이것을 위해서는 많은 구조개혁이 필요하다. 우선 산업화의 성공적인 방정식을 지식집약시대에 적합하게 업그레이드하고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또 정부 입김의 축소와 민간의 힘을 키워야 한다. 세계적 표준을 가급적 수용하거나 창출하며, '낮은 길'이 아닌 자발적이고 자율적인 '높은 길(High road)'로 전환해야 한다. 이러한 돌파구로 '창도(Advocacy) 리더십'이 요구된다. 즉, 소통을 하는 리더십을 넘어 비전을 제시하고 설득하는 리더십이 필요한 것이다.

이해당사자와의 참여, 소통을 활발히 하는 것은 좋지만 사회적 합의는 경계해야 하며 결정과정에서 배제할 필요가 있다. 즉, 이익 상충은 배제되어야 한다. 2015년 공무원 연금개혁 실무특위 합의 당시에도 이해당사자들이 있었다. 세월호 사고에 따른 유가족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세월호 특조위에 희생자 가족이 추천인을 포함한다는 것은 자력구제 금지 원칙에 어긋난다.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로는 첫째, 투표자의 합리적 무관심을 극복해야 한다. 특히 이번 총선 후보자 가운데, 적어도 '천안함 폭침이 북한소행이다', '미국 쇠고기를 먹으면 다 죽는다'는 등의 왜곡된 주장을 하고 침소봉대를 일삼았던 사람들이 국민들의 표를 얻어 서는 안 된다.

둘째, 큰 정부의 잔재를 청산해야 한다. 경제 분야에서는 세계표준보다 엄격한 과잉이나 획일화된 규제를 청산해야 한다. 또 과도한 정책금융과 비대한 공공기관을 축소하고, 경직된 고용과 임금체계를 고쳐나가야 한다. 비경제분야에서는 시장수요와 괴리된 고등교육과 직업훈련, 진영논리 실험장으로 전락한 교육자치 현장, 지속 불가능한 연금제도, 복무의지와 전투력을 약화시키는 획일적 징병제, 열악한 사회자본(법치/신뢰/투명성/기부/봉사)과 시민의식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

셋째, 높은 길(High Road)의 확산이다. 민간분야에서는 사회안전망을 보강하고, 기초질서를 준수하며 빈곤층 교육기회 확대와 평생교육을 내실화해야 한다. 기후변화 적응과 녹색성장의 입지선점 역시 중요한 과제다. 정부의 경우 권력기관의 중립성을 담보하고, 지방자치 계층과 구역의 광역화가 필요하다. 또한 신상필벌을 확립하고 정무직, 공공기관장의 재임기간을 연장하여 전리품식의 인사는 지양되어야 한다.


박재완 이사장은 한반도선진화재단 신년워크숍에서 특강을 통해 한국경제 전반에 관한 내용을 진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