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맥도날드 맥주 판매, 청소년 '음주조장' 우려 '눈총'
[뉴스줌인]맥도날드 맥주 판매, 청소년 '음주조장' 우려 '눈총'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6.02.18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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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맥' 트렌드 따라 도입되는 패스트푸드점 '맥주'…수익율은 의문
▲ 시그니처버거 ⓒ 맥도날드 홈페이지

한국맥도날드가 오픈 예정인 판교점에서 자사 프리미엄 수제버거 '시그니처 버거'와 함께 생맥주를 판매한다고 발표하자 업계일각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맥주로 인한 수익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 알바생은 물론 대다수의 소비층이 청소년인 패스트푸드점에서 주류를 판매하는 것은 미성년자의 '음주'를 조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판교점서 선보일 '생맥주'
 '음주'에 노출될 청소년?

한국맥도날드에 따르면 오는 22일 카카오 판교테크노밸리 빌딩 1층에 오픈할 예정인 100석 규모 프리미엄 매장에서 '시그니처버거 세트메뉴'를 구매하는 고객에 한해 1인당 1잔씩 생맥주(프리미어 오비)로 스왑(변경)이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맥도날드가 최근 '버맥(햄버거+맥주)'을 즐기는 문화가 유행하고 있는 만큼 흐름에 맞게 움직이고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스크린에서 담배를 태우는 장면이 청소년의 흡연을 조장하듯이 미성년자의 음주를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글로벌 맥도날드는 미국은 물론 독일 등 유럽 일부 매장에서 주류를 판매 중이며 프랑스는 와인도 판매 중이었지만, 국내에 도입하지 않았던 이유도 어린이·청소년 등이 자주 방문하는 패스트푸드점에서 주류를 판매하는 것이 국민 정서와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주문과 서비스가 빠르게 진행되는 패스트푸드점에서 자칫 신분 확인을 철저히 하지 못해 청소년에게 맥주를 판매하는 우를 범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갈수록 성숙해지는 청소년들은 육안으로 연령을 가늠하기 힘들며, 실제로 미성년자는 출입조차 허용되지 않는 술집에서도 신분 식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영업정지나 과징금이 부과된 상가도 적지 않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 맥도날드 한 관계자는 데일리팝과의 통화에서 "시그니처버거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키오스크를 이용해야 하는데 만약 맥주 스왑을 신청하면 그 자리에서 결제가 되지 않고 카운터로 와서 신분 확인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성년자의 음주를 조장할 수 있는 우려에 대해서는 "판교점은 IT업체들이 많아 가족단위 고객은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주 고객층은 주로 20~30대 직장인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것 같지는 않다"고 전했다.

新 열풍 선도한 맥도날드
 패스트푸드 주류판매 확대될까?
 '휴게→일반음식점' 전환 까다로워

맥도날드가 트렌드에 맞춰 시범차 맥주 판매를 도입하면서 앞으로 맥도날드는 물론 경쟁 업체에서도 잇따라 맥주를 판매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현행 식품위생법상 휴게음식점에서는 주류를 판매할 수 없기 때문에 패스트푸드점의 주류 판매 매장이 확대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에 따르면 식품위생법에서는 보통 '주류 판매'를 놓고 휴게·일반 음식점으로 구분하지만 이 외에 주세법, 건축법, 국토개발법 등 다양한 법의 기준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음식점 종목을 전환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번 판교 매장은 기존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된 고깃집을 인수했기 때문에 복잡한 절차 없이 맥주 판매가 가능하지만 맥도날드의 경우 전체 매장의 99%가 휴게음식점으로 등록돼 있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맥주 도입을 확대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또 전체 매장이 휴게음식점으로 운영되고 있는 롯데리아의 경우도 향후 주류판매의 가능성에 대해 "현재까지는 계획이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맥도날드는 대부분 직영점으로 운영하지만 롯데리아는 가맹사업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사업의 성격이 다르다"며 "우리만의 사업 계획이 있기 때문에 맥도날드가 (주류 판매를) 한다고 따라가진 않는다"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전 매장이 휴게음식점인 KFC의 관계자도 맥주 판매 계획에 대해 "최근 치킨·햄버거와 맥주를 함께 즐기는 문화가 정착되면서 맥주 판매에 대한 검토를 한 적이 있지만, 주류 판매 시 아르바이트생도 19세 이상으로 뽑아야 하는 등 법적인 제한 등으로 인해 현재 구체적인 실행은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관련 법이 완화된다면 고려해 볼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 맥도날드에 제공될 프리미엄오비 ⓒ 오비맥주 홈페이지

맥주 판매는 저조한 수익 돌파구?
관련업계 "글쎄..수익률 크지 않을 것"

한편 일각에서는 최근 웰빙 열풍에 따라 패스트푸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맥도날드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하나의 일환으로 주류 판매를 시행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맥도날드의 매장수는 지난 2014년 334개로 전년보다 18.4%(52개) 늘어나면서 매출도 같은 기간 4805억원에서 5652억원으로 17.6%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은 이 기간 309억원에서 41억원으로 86.9%나 급감했다.

전문가들은 당기순이익 감소 요인으로 건강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햄버거의 판매가 시들해지자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한 결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패스트푸드점에서 맥주를 판매하는 것이 수익율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동종업계 한 관계자는 맥도날드의 주류 판매와 관련해 "버거와 맥주의 조합이 프랜차이즈로는 아시아 최초이지만 이미 이태원 등에서는 수제버거와 맥주를 판매하는 상가가 많이 존재하고 있어 경쟁력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또 맥도날드의 경우 점포 위치가 대부분 오피스 근처라 피크 시간대인 낮 시간대에 맥주를 주문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뿐더러 1인당 1잔 판매라는 제한을 둬 수익율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히려 생맥주 기계 등 부가 장치를 설치하는 비용이 더 많이 들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의 추측에 대해 맥도날드 관계자는 "(맥주도입이) 수익창출을 위한 돌파구는 아니다"라며 "만약 수익율을 원했다면 대대적으로 런칭을 하고 도입 매장을 확대했겠지만, 단순히 고객의 니즈를 위한 하나의 서비스라고 보시면 된다"고 설명했다.

버맥 트렌드에 맞춰 맥도날드에서 시범 차원으로 도입되는 주류 판매가 사회적·경제적으로 많은 우려를 낳고 있는 가운데 패스트푸드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데일리팝=이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