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라이프스타일②] 뭐 재밌는 것 없나
[1인 가구 라이프스타일②] 뭐 재밌는 것 없나
  • 김태균 기자
  • 승인 2016.03.21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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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력을 갖춘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여행, 문화생활 등 놀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영화 및 TV를 즐겨 보고, 혼자 여행을 가기도 하며, 등산을 가기도 하는 등 뭐하고 놀지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된 것이다.

특히 젊은 1인 가구 중 자신의 행복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포미족(For me)은 솔로이코노미(Solo economy) 시장에서 놓칠 수 없는 소비군이기도 하다.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1인 가구의 문화 서비스 지출 금액은 전체 평균 대비 보다 증가율이 높았다.

지난 2006년부터 2014년까지 전체 오락 및 문화 지출은 연평균 4.2%이었으나 1인 가구의 성장률은 5.4%였으며, 같은 기간 동안 문화서비스의 성장은 전체 가구 평균이 7.6%인 것에 비해, 1인 가구는 8.8% 수준이었다.

오락문화비 지출의 세부적인 구성으로는 문화서비스(영화, 공연 등) 32%, 여행 15%, 운동/오락 서비스 13% 등 3대 항목이 소비의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서는 1인 여행 및 개별자유여행(FIT) 수요가, 문화서비스의 경우 영화 및 공연(뮤지컬, 콘서트 등) 관람지출이 빠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개별자유여행 성장·1인을 위한 문화 변화

한국관광공사의 자료를 보면 지난 2014년 20대 남성과 여성의 경우 개별자유여행의 비율이 각각 25.6%, 12.0%에 달했다.

여행업계에서는 이를 '나홀로 여행족'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에 맞춘 패키지 상품도 내놓고 있다.

▲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여행사 상품을 이용한 것 뿐만 아니라 에어텔이나 항공권만 구입하는 '나홀록 여행족'도 늘어나고 있다. 인터넷·모바일이 발달하다보니 어디서든 여행정보를 습득하고 자유롭게 된 점도 혼자하는 여행에 도움을 주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1인가구 증가가 소비시장에 미치는 영향 조사결과에서도 향후 적극적으로 지출을 늘리고자 하는 항목으로 여행(41.6%)을 가장 많이 꼽은 것으로 보면 앞으로 여행은 1인 가구 시장에서 계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영화시장과 공연시장도 1인 가구의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공연시장은 2010~2013년 관객수가 2400만명에서 4000만명으로 증가했으며, 1인 관객을 위한 이벤트로 늘어나고 있다. 가수 포맨과 성시경은 싱글족들을 위해 티켓 1장만 구입한 사람에게 선물을 증정하거나 1인용 좌석을 VIP석으로 격상시켜주는 이벤트를 하기도 했다.

또 CGV는 지난해 1인 관람객이 10.1%까지 성장했다고 밝혔다. 연간 4편을 관람하는 관객 중 2편 이상을 혼자 관람하는 고객의 비중도 2015년 3.9%이다.이들은 영화를 타인과의 관계 보다는 '취미'로 생각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를 기반으로 메가박스에는 지난해 연말 아예 솔로관을 운영하기도 했다.

1인 가구를 타깃한 미디어

1인 가구의 증가는 미디어 콘텐츠의 내용과 형태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MBC 예능프로그램 '나혼자 산다'가 기러기 아빠, 주말부부, 청년, 독신남 등 다양한 캐릭터의 1인 가구의 삶을 그려내면서 신선한 자극을 준 뒤 1인 가구를 타깃으로 한 TV프로그램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1인 가구 드라마를 표방한 tvN의 '식샤를 합시다'는 다양한 연차의 1인 가구들이 한 오피스텔에 거주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와 맛집을 주 콘텐츠로 보여주면서 본격적인 '쿡방'을 보여줬다. 인기에 힘입어 제작된 시즌2에서는 국내 1인 가구 비율이 가장 많다는 세종시를 배경으로 삼포세대 미혼남, 자발적 1인 가구 할머니, 외로운 자유를 가진 기러기 가장, 여대생 등 다양한 1인 가구들의 모습을 다루기도 했다.

이후 지난해부터는 눈에 띄게 '먹방', '쿡방' 프로그램이 늘어났고 그 인기는 '쉐프테이너'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켰다. 지난해 화제가된 JTBC '냉장고를 부탁해'는 게스트가 냉장고에 있는 재료만으로 음식을 15분에 만드는 콘셉트이고, tvN 의 '집밥 백선생'은 남성 게스트들이 출현해 레시피를 직접 따라해보거나 응용해보면서 손쉽게 할 수 있는 요리를 위주로 보여주고 있다.

최근 콘텐츠 트렌드는 스스로 집을 꾸미는 '셀프인테리어'와 1인 가구의 외로움을 해소해줄 '반려동물'에 포커스가 맞춰지고 있다.

애완동물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던 시대는 지나 반려동물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만큼 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반려동물 관련 지출은 2000년 이후 급증하여 연평균 14% 이상 성장하고 있으며 2020년 5조8100억원까지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심지어 주인이 외출하고 혼자 남는 반려동물을 위해 최근에는 개들이 보는 TV인 '도그TV'가 국내 론칭되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주목해야할 것은 '아프리카 TV'로 대표되던 1인 미디어의 부상이다. 누구나 방송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TV에서 다룰 수 없던 소재나 개인적으로 방송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TV 못지 않는 준비된 콘텐츠를 보여주고, 그것이 사람들의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방적인 콘텐츠 제공이 아닌 온라인 채팅으로 양방향 커뮤니케이션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흔히 'BJ(Broadcasting Jockey)'라고 말하는 아프리카 TV 방송을 진행하는 사람들이 연봉 1억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것을 보면 시대가 많이 변했음을 직감할 수 있다.

(데일리팝=김태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