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 탐방] '1인석 최적화' 원스톱서비스 '이찌멘'
[혼밥 탐방] '1인석 최적화' 원스톱서비스 '이찌멘'
  • 이창호 기자
  • 승인 2016.09.29 20: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어날 필요 없이 테이블마다 정수기…서비스는 '아쉬워'

누구나 혼자 밥을 먹고 싶을 때가, 혹은 그런 순간이 찾아오기 마련이지만 기존에는 분식집, 패스트푸드 등 이들이 찾아가야 할 곳은 제한적이었으며, 일반 음식점을 가기 위해서는 큰 '용기(?)'를 필요로 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1인 가구 증가 영향에 힘입어 이같은 '혼밥' 문화가 발달하기 시작하면서 유통업계는 물론 외식업계에서도 이들을 공략할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중 신촌역에 자리잡은 프랜차이즈 일본식 라멘 전문점 '이찌멘'은 이미 블로거들 사이에서 '1인 식당'으로 입소문을 타더니 각종 '맛집' 방송에도 출연해 인지도가 더욱 높아졌다.

최적의 '셀프' 시스템 '이찌멘'
홀 직원 부재…서비스는 아쉬워

1호점으로 알려진 서울 신촌역 인근 현대백화점 맞은편에 위치한 '이찌멘'은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다. 가게 안을 들어서면 반기는 직원 대신 현재 '공석'을 알려주는 알림판과 터치형 주문 기계가 자리하고 있어 '셀프'로 계산을 한 뒤 비어있는 자리에 가서 앉으면 된다.

1인석으로 배치해 놓은 A, D석에 들어서면 1열로 된 테이블에 하나같이 칸막이가 설치돼 있어 마치 독서실을 방불케 하는 광경을 볼 수 있다. B, C 석도 마찬가지로 1열로 이루어져 있지만 2칸 단위로 칸막이가 설치돼 있다.

자리에 앉아 주문서와 함께 '맛 선택' 용지를 올려놓고 벨을 누르면 직원이 와서 가져가는 시스템이다. 물론 직원의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처음 방문한 손님은 다소 낯설 수 있는 절차이기는 하지만 주문부터 퇴식까지 말을 할 필요가 없을 뿐더러 직원의 얼굴을 마주칠 일이 없다.

이찌멘의 가장 큰 특징은 테이블마다 구비돼 있는 정수기(?) 시스템으로, 수도를 틀듯이 레버를 당기면 물이 나온다. 또 테이블 뒤 벽면에는 옷걸이와 '티슈케이스'가 걸려 있어 앉은 자리에서 무엇이든 '셀프'로 가능하다.

옆자리에 앉은 한씨(31)는 "근처에서 볼 일을 보다가 식사를 위해 들렸다. 이렇게 (이찌멘을) 혼자 온 것은 처음이지만, 친구들과 와본적이 있었는데 식사할 때 굉장히 편했다"라며 식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고 직원이 손수 정면에 달린 커튼을 내려 주면 비로소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기자가 주문한 이찌멘세트(나가사끼짬뽕)는 매콤한 맛을 기본으로 하고 있어, 기존의 일본식 라멘과는 다소 거리가 있고 오히려 '불맛'으로 인해 짬뽕의 맛과 흡사했다. 메뉴는 메인 4가지로 다양하지 않고, 6500~8000원 수준으로 형성돼 있어 가격대는 일반 식당과 비교했을때 무난한 편에 속한다.

하지만 유명세를 탄 영향이었는지 밀려오는 손님들로 인해 '서비스'를 기대하기에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비교적 한가한 시간대인 오후 2시에 방문했지만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까지 10분 이상 소요됐으며, 그 전까지는 정면 커튼이 오픈돼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맞은 편 자리에 앉은 사람과 눈이 마주칠 수도 있는 민망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혼자 밥을 먹으러 간 경우, 기다리는 시간이 배로 느껴지기 마련이다. 또 직원은 식사 도중임에도 나간 테이블로 착각해 커튼을 열어 음식을 치우려는 실수를 범하기도 했다.

일반 식당과 같이 직원과의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찌멘'은 혼자 조용히 식사하는 부분에서는 최적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팝=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