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후발주자 CU, '집밥 백종원' 효과 받나
[분석] 후발주자 CU, '집밥 백종원' 효과 받나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6.03.30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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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4종, 메뉴 다양성 떨어져…하지만 확실한 맛의 차별화

호기심에 그쳤던 '편의점 도시락'이 1인 가구의 증가와 '혼밥(혼자 먹는 밥)' 문화로 점차 발달하자, 편의점에서는 스타마케팅을 활용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우면서 대중화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실제로 대표 편의점 세븐일레븐, GS25, CU(씨유)에 따르면 각 사에서 주력으로 내밀고 있는 도시락브랜드가 매출 상위권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도시락 전성시대'의 서막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 중 상대적으로 '스타마케팅'을 뒤늦게 도입한 CU는 '백종원도시락'으로 경쟁사를 위협하고 있다.

▲ 백종원도시락 4종 ⓒ CU

요리전문가 백종원과 합작
다양하지 않지만 메뉴 특성 살려

CU는 후발주자인 만큼 차별화된 경쟁력을 위해 단순한 스타가 아닌, 각종 '쿡방'에서 인지도를 높인 요리전문가 백종원을 섭외해 '도시락 전쟁'에 참여했다. 이번 백종원도시락은 백종원이 직접 테이스팅 등 직접 코칭에 참여한 제품으로 알려져 더욱 주목받고 있다.

BGF리테일 한 관계자는 "집에서 먹는 밥의 느낌을 심어주기 위해 백종원씨와 협력하게 됐다. 품질로 승부하고자 반찬 하나하나에 심혈을 기울여 다른 곳에 비해 출시가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백종원도시락은 지난해 12월 10일 '한판도시락', '매콤불고기정식'을 시작으로 '맛있닭가슴살정식'(1월 21일), '매콤돈까스정식'(2월 17일) 등 매달 신제품을 출시 중이다.

이처럼 아직까지 종류는 4종에 불과해 메뉴의 다양성은 비교적 떨어진다. 또 제품 대부분이 백종원도시락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옛날소세지와 계란 조합, 마늘쫑 등 밑반찬 구성이 흡사해 현재 제품의 겉모습도 비슷하다.

이 중 돈까스정식만 밥, 돈까스, 무, 피클, 샐러드 등 돈까스전문점에서 볼 수 있는 비쥬얼을 선보여 차별화를 뒀다.

하지만 맛에 있어서는 각각 매운맛, 달달한 맛 등 특징을 살려 차이를 확실히 뒀다. 맛있닭가슴살정식의 경우 백종원이 직접 레시피 조언까지 했다.

특히 한판도시락은 '집밥'을 강조한 제품답게 일반 도시락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마늘쫑, 감자조림, 어묵볶음 등으로 구성돼 있고 불고기, 볶음김치, 돈까스, 너비아니, 순살치킨 등이 골고루 들어 있어 밸런스가 적절히 이루어졌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지난달 CU의 도시락 매출 중 한판도시락이 1위를 차지했다.

기자가 직접 한판도시락을 시식한 결과 밥과 반찬의 비율은 적당하고 계란은 다소 심심했지만 불고기의 간이 세, 반찬 간의 전체적인 조화는 무난했다. 튀김은 눅눅한 편이었으며, 별도의 소스가 마련돼 있지 않은 점은 살짝 아쉬웠다.

▲ 직접 시식한 '백종원한판도시락'

가격은 3500~4500원 선이지만 돈까스정식을 제외하고는 4000원을 넘지 않아 저렴한 편에 속한다고 볼 수 있으며, 인기가 많은 한판도시락은 3500원으로 가장 저렴하다.

한편 일각에서는 열량(kcal) 표시가 돼 있지 않은 것에 대한 지적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법적인 강제가 없는 상태에서 반찬 등이 새롭게 리뉴얼 되는 경우가 있어 표시를 해 두지 않았지만, 소비자의 알권리를 고려해 장기적으로 기재를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의 반응을 모니터링 해 리뉴얼에 반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백종원도시락에서 리뉴얼된 반찬은 마늘쫑 대신 자리하고 있던 고명나물이 지난달 8일부로 사라진 것이다.

실제로 올해 1월부터 지난달 8일까지 한판도시락을 시식한 10명의 블로거(CU의 지원을 받은 블로거 제외)의 리뷰를 보면 3명이 고명나물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으며, 나머지도 '맛있다'는 의견은 없었다.

반면 마늘쫑으로 리뉴얼되고 난 후인 이달 한판도시락을 시식한 10명의 블로거는 마늘쫑에 대한 불만이 없었으며, 맛있다는 의견(2건)이 나오기도 했다.

아직까지 메뉴가 다양하지 않아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현재 기획 중에 있다고 밝힘에 따라, 추가적인 백종원의 '손 맛'을 볼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데일리팝=이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