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O2O 카카오드라이버 '급제동'…대리기사협회 반발에 난감한 카카오
신규 O2O 카카오드라이버 '급제동'…대리기사협회 반발에 난감한 카카오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6.03.31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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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대리기사협회 "'이중보험' 해결 없이 카카오드라이버 의미 없다" 반발
▲ '카카오드라이버'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 (사)전국대리기사협회

400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카카오택시' 등 교통을 중심으로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던 카카오의 '카카오드라이버'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앞서 대리업체의 반발이 거셌다면 이번에는 일부 대리기사협회에서 카카오가 슬로건을 낸 '상생' 방안이 미적지근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리기사협회 "이중보험 해결해 달라"
카카오 "방법 없어..협의 이룰 수 있도록 할 것"

사단법인 전국대리기사협회는 카카오가 보험료 대납과 별도비용 면제 등의 방안을 내놓았지만 20%의 수수료와, 업계의 병폐인 '이중보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표하며 카카오드라이버와의 업무협약(MOU)을 보류한다고 지난 30일 밝혔다.

협회에 따르면 대리운전 시장의 특성상 대리기사들은 보다 많은 콜을 받기 위해 두 곳 이상의 업체와 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고, 그로 인한 보험료도 이중으로 들어야 하기 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처럼 업계의 고질적인 '이중보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카카오는 보험료 등 별도의 비용 없이 수수료만 20% 받는다는 내용으로 카카오드라이버의 기사용 안드로이드 앱을 지난 7일 출시했다.

기존의 대리운전 업체들도 운행요금의 수수료가 평균 25%로 알려져 있어, 수수료 차이는 미미하지만 따로 보험비를 지급해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겉으로는 기사들에게 좋아 보이지만, 협회는 "대리기사 시장을 변화시켜달라"며 카카오에 더 큰 요구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대리기사협회 한 관계자는 데일리팝과의 통화에서 "카카오가 업계의 '이중보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대리기사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미미한 수준"이라며 "카카오는 상생협력이라고 주장하지만 포장만 그럴싸한 정책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리운전 사업의 신생기업인 카카오가 기존 업체의 정책을 바꿀 권한은 없다.

이에 협회 관계자는 '이중보험 문제를 카카오가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라는 질문에 "수수료를 추가로 인하한다면 기존 업체들도 태도를 바꿀 것이며, 또 카카오가 적극적으로 주도해 '상생협의회'를 구축해 공식적인 협의가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도 협의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카카오와 이 정책을 추종하는 단체들로 인해 5 대1 비율로 진행돼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협회에 이같은 주장으로 인해 카카오는 상반기 정식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카카오드라이버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한편 카카오는 협회의 요구에 난처하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한 관계자는 협회가 요구하는 '이중보험 해결'에 대해 "어떻게 할 수가 없다"며 "기존 대리기사 업체의 정책을 강제로 막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 계획은 없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현재까지 계획은 없다"면서 "다른 기사단체는 전부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전국대리기사협회와) 대립보다는 대화를 통한 협의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존 업계의 불합리한 관행을 없애고 대리기사와의 상생을 주장했던 카카오드라이버가 마지막 걸림돌을 무사히 넘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데일리팝=이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