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 or Not] '국부유출' 논란의 벤츠코리아, '코리아'는 빼야하는 것 아닌가
[팩트 or Not] '국부유출' 논란의 벤츠코리아, '코리아'는 빼야하는 것 아닌가
  • 이용진 기자
  • 승인 2016.04.19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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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액면배당율 1951%..재투자는 딜러사 압박·배당금은 해외로
▲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한국을 등한시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뉴시스

최근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이하 벤츠코리아)가 수입차 중 국내 판매 1위를 기록하면서도 한국에 되돌려 주기보다는 독일 본사로 가져가기 바쁘다는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 거액의 추징금에 탈세 의혹까지 나온 상황이다.

본지는 벤츠코리아가 한국에 대한 재투자에 인색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2015년 감사보고서를 들여다봤다.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국내에 4만6994대를 판매하면서 전년(3만5213대)대비 판매량이 33.5%나 늘었다. 1억원을 호가해 비싸다고 불리는 S클래스도 1만180대를 팔았다.

이에 반해 현재 벤츠코리아의 서비스센터는 40개에 불과하다. 비슷한 매출액의 국내 기업인 쌍용자동차(3조3900억원)는 전국에 46개의 서비스센터와 8개 정비센터, 20개의 전문정비공장, 264개의 서비스프라자 등 총 338개의 서비스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벤츠코리아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 3조1415억원, 영업이익 1111억원, 당기순이익 887억원이다.

하지만 그동안도 50%를 상회하는 비정상적인 배당 성향을 보여줬던 벤츠코리아는 이번에는 66%를 늘린 585억원을 배당금으로 결정했다. 주당 5만원으로 액면배당율 1951%에 육박한다.

지난해 2005년 첫 배당 이후 지난해까지 독일 본사가 가져간 배당금을 합치면 1095억원에 달한다.

벤츠코리아와 국내 수입차 1위를 다투고 있는 BMW코리아가 최근 5년 동안 배당을 하지 않고 재투자의 솔선수범을 보여준 것과 대조적이다. 벤츠코리아가 한국에서 벌어들인 돈이 독일로 새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길이 없다.

본사는 배당금 1000억원 챙겨
독일 본사 51%+레이싱홍 49%


독일 본사 뿐만이 아니라 벤츠코리아의 배당금은 전부 해외로 나간다고 볼 수 있다. 51%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독일 본사인 다임러(Daimler) AG 이외 지분 49%는 말레이시아계 화교 레이싱홍그룹의 국내 투자회사 스타오토홀딩스가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대 주주인 레이싱홍그룹은 한성자동차를 설립해 벤츠코리아의 공식 딜러사도 맡고 있어 벤츠코리아 인해 막대한 이익을 누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성자동차는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28% 오른 1조6209억원을 기록했으며, 이 중 476억원은 벤츠코리아로 인해 올린 매출이다.

더불어 메르세데스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를 통해서는 3007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하지만 한성자동차 역시 지난 2014년 처음으로 매출액이 1조원이 넘고도 재투자의 부족으로 '기업소득 환류세제' 적용이 대상이 됐다. 세법에 따라 7억2944만원의 법인세를 추가로 부담하게 됐다.

기업소득 환류세제는 기업의 투자, 임금증가, 배당 등이 당해 기업소득의 일정액에 미달한 경우 10% 추가 과세하는 것을 말한다.

벤츠코리아서 배당금을 제외하고 남은 돈은 302억원이다. 하지만 2015년도 기준으로 벤츠코리아의 판매비와 관리비는 총 898억원이 지출됐다. 이것을 기준으로 본다면 벤츠코리아는 국내에서 수입차 중 가장 많은 차를 팔아놓고도 596억원의 손실을 본 것이다.

아울러 국세청으로부터 수입차업계 사상 최고액인 501억원의 세금을 추징당한터라 손실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그 중 기부금은 약 20억원 수준이다. 2014년 11억2061억원을 기부한 것보단 늘어났지만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지난해 실라키스 사장이 취임하고 나서 독일인 우월주의가 더욱 심해졌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취임 후 몇 개월만에 한국인 임직원들이 짐을 싸고 주요 보직에 외국인들이 들어오고 있다.

더불어 벤츠코리아의 일부 딜러사들에 따르면 실라키스 사장은 딜러사들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프로모션 정책을 변경하거나, 벤츠코리아의 사회공헌을 위한 투자를 강요하고 있다는 뒷말도 나온다.

앞서 벤츠코리아는 올해말까지 41개의 전시장, 48개의 서비스센터와 13개의 인증 중고차 전시장을 갖추기로 했다고 발표했지만 재원적인 부분을 공식 딜러사들에 기대려고 해 비판을 받았다.

이 같은 내용이 알려져 언론에 융단폭격을 맞자 실라키스 사장은 부랴부랴 축소했던 대외협력부를 신설해 대관업무, 사회공헌활동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대외협력부에서 협력을 하겠다고 결심한 부분이 언론인지, 정부기관인지는 알 수 없으나 소비자는 아닌 것은 분명해보인다.

(데일리팝=이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