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작지만 강한' 믹서기 시장, 성장세 속 외국계 기업 강세
[분석] '작지만 강한' 믹서기 시장, 성장세 속 외국계 기업 강세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6.04.19 1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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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믹서기 판매 업체 '꾸준히 상승 중'

1인 가구의 증가와 '집값'의 상승 등으로 소형주택이 인기를 얻으면서 셀프인테리어와 '소형가전'을 선호하는 소비층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상대적으로 평수가 적은 집에 거주하는 경우, 비싸고 부피가 큰 가구보다는 사용하기에 알맞은 소형가전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특히 소형가전 중에서도 최근 '쿡방'(요리하는 방송)의 인기 지속으로 인해, '소형 믹서기'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믹서기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쿡방 프로그램이 브라운관을 점령하면서 믹서기의 호응이 높아져 믹서기 성장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방송에 출연한 쉐프군단이 정해진 시간 내에 요리를 완성해야 하는 배틀을 펼치면서 믹서기를 이용해 고기를 갈아버리는가 하면, 소스도 만들어내는 등 믹서기만으로 하나의 요리를 완성시키는 모습을 연출하면서 믹서기 활용법의 재해석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G마켓에 따르면 믹서기는 올 1분기 판매된 홈메이드 가전 중 가장 판매대수가 많은 제품군에 속했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소형가전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신일산업의 믹서 품목의 경우 전년(3월 기준) 동기 대비 13% 성장하면서 약 17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으며, 해외 업체 테팔도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믹서기 시장 규모가 2배 이상 성장했다.

믹서기와 비슷한 제품군으로 볼 수 있는 블렌더 등의 제품군까지 더하면 수치는 더욱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또 소형가전 시대에 접어들어 싱글족을 겨냥한 소형 믹서기의 인기가 높아진 것도 영향을 받고 믹서기 성장에 힘을 실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빠르고 간단하게 주스를 만들어 먹거나 집에서 간단한 요리를 할 수 있는 해먹는 데도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크기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신일산업은 200~800ml 용량을 소형 믹서기로 구분하고 있는 반면, 필립스는 보통 1.5L를 소형으로 보고 있어 업체마다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테팔 클릭앤테이스트 미니 유리 믹서기 ⓒ 테팔

믹서기 시장 지속 성장세
건강 고려한 친환경 제품 '눈길'

믹서기의 유행은 이전부터 꾸준히 이어오고 있었다. 1980~90년대에는 주부들의 필수 아이템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믹서기를 활용해 쥬스를 만드는가 하면 마늘, 멸치 등 음식의 부재료들을 빻거나 다지는 용도로 사용했다.

중간에 녹즙기, 원액기 등에게 잠시 주도권을 내주기도 했지만, 이전보다 크기가 줄어들었음에도, 소음은 줄이고 분쇄 기능도 강화한 제품을 개발하면서 다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국내 시장은 해외 가전업체에 비해 소형가전 부분이 미진한 편이다. 지난 18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GFK의 우도 얀슨(Udo Jansen) 소형가전담당 글로벌 디렉터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소형가전 시장은 698억달러 규모로 전년 대비 9% 성장했지만, 한국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률(-7%)을 기록했다.

GFK는 지난해 믹서기 시장 규모를 전년보다 약 35% 신장한 약 1790억원으로 봤다.

이러한 추세는 국내 믹서기 시장도 반영된 듯 하다. 현재 국내에서 믹서기로 유명한 기업을 꼽자면 신일산업, 필립스, 테팔 정도이다. 3곳 중 2곳이 외국계 기업인 것이다.

테팔의 경우 2013년 국내 최초로 유리 용기를 적용한 '미니 믹서기'를 출시하면서 위생에도 신경을 쏟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에 맞서 신일산업은 믹서기 용기에 환경 호르몬이 검출되지 않은 트라이탄 소재를 적용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신일산업 한 관계자는 데일리팝과의 통화에서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구매층이 다양해진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생각한다"며 "믹서기 뿐만 아니라 다른 소형 가전들의 매출 비중도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데일리팝=이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