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성과연봉제' 도입 확정에 노조 "날치기 이사회 강행"..갈등 심화
산은, '성과연봉제' 도입 확정에 노조 "날치기 이사회 강행"..갈등 심화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6.05.18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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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회장, 직접 직원 앞에서 호소했지만..노조의 '반대' 여전

정부 지침에 따라 '성과연봉제' 도입이 가시화되면서 노사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산업은행(이하 산은)이 국책은행 중 처음으로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을 확정하면서 노조의 반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산은 '성과연봉제' 도입..연봉 인상률 차등폭 확대
이동걸 회장의 호소.."노조와 지속적 협의 할 것"

지난 17일 산업은행은 이사회를 통해 현재의 연봉체계를 정부의 '성과중심문화 확산 방향'에 맞춰 확대·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산은은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의 안대로 기본연봉 인상률의 차등폭을 현재 1·2급에서 3·4급까지 확대 적용하기로 했으며, 차등폭은 평균 3%포인트다.

또 성과연봉이 총연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 이상(4급은 20% 이상)으로 하고, 성과연봉의 최고·최저 등급 간 차등폭도 2배 이상으로 결정했으며, 전체 연봉의 차등폭은 금융위 권고대로 공기업 수준인 30%로 정했다.

하지만 성과연봉제 도입 전부터 노조의 반발이 거세게 일어났던 만큼 노조와의 갈등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 뉴시스

산은 측에 따르면 성과연봉제 확대를 위해 이동걸 산은 회장이 직접 직원 앞에서 호소했으며, 이 외에도 본·지점 설명회 등을 통해 직원 설득 노력을 지속적으로 실시했다.

노조와의 갈등과 관련해 산은 한 관계자는 데일리팝과의 통화에서 "노조 측에서는 평가지표 등이 악용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해 (성과연봉제를) 반대하는 것 같다"며 "이와 관련해 문제가 없다는 것을 잘 설득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성과연봉제 확대와 관련한 추가적인 상세방안 등은 노조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계획이며, 보수뿐만 아니라 평가·교육·인사·영업 분야에서도 성과중심 문화를 확산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자체적 도입이 아니라 정부 지침에 따르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만의 이슈가 아니라 모든 금융기관에 진통이 따를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반발하는 산은 노조..'날치기 이사회 강행'
직원의 동의, 믿을 수 없어..대부분 반대

산은의 성과연봉제 도입을 두고 산은 노조는 "날치기 이사회 강행"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산은 노조는 18일 성명서를 통해 "성과연봉제는 취업규칙 개정에 따라 노사합의가 필수임에도 불구하고 동의 없이 성과연봉제가 도입됐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산은에 따르면 70%에 달하는 상당수의 직원이 성과연봉제 도입 동의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산은 노조는 직원들을 개인적으로 불러 인사부 직원 등을 동원해 문을 잠그고 동의를 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산은 노조에 따르면 지난달 성과연봉제 도입저지를 위한 서명운동을 벌인 결과, 77.4%가 이에 반대했으며 지난주 노조 찬반투표에서도 94.9%가 이를 거부한 바 있다.

▲ 지난 14일 진행된 금융공기업지부 합동대의원대회 ⓒ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특히 노조는 국책은행임에도 불구하고 산은의 국제결제은행(BIS)비율(14.2%)이 시중은행과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에 자본확충과 성과연봉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또 산은의 성과급 비율이 34%로 금융공기업 중 가장 높고, 시중은행(15%)보다 두 배 이상 많다며 성과연봉제를 반대했다.

이처럼 성과연봉제 도입을 반대하고 있는 노조와 직원들이 상당수 존재하고 있어, 이미 도입이 강행된 산은과 노조간 대립이 격화될 전망이다.

한편 금융노조는 지난 14일 금융공기업지부 합동대의원대회에서 2000여 금융공기업지부 대의원들의 만장일치로 ▲성과연봉제, 저성과자 퇴출제 도입 결사 반대 ▲6·18 금융·공공노동자대회 5만명 참여 ▲9월 총파업 돌입 등을 의결했다.

(데일리팝=이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