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체험기] 홍대 '일자리카페' 1호점 '큰 특징 없어'
[솔직체험기] 홍대 '일자리카페' 1호점 '큰 특징 없어'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6.05.31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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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오스크' 통해 취업 관련 정보 한 눈에..정기적 '멘토링'은 아직 협의 중
▲ 서울시 일자리카페 1호점으로 선정된 '미디어카페 후' 내부 모습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실업률은 10.9%에 도달하면서 극심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실업자 기준을 변경해 통계를 작성한 1996년 6월 이후 4월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치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보다 청년실업률이 높은 것이다.

이에 정부는 물론 서울시도 '청년 일자리 지원정책'을 발표하면서 적극적으로 청년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서울시가 '포퓰리즘'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지만, 서울시는 꿋꿋이 정책을 강행해 나가면서 청년 일자리 지원정책의 핵심 사업인 '일자리카페'를 오픈했다.

잔잔한 분위기의 일자리카페 1호점
'키오스크' 외 큰 특징은 없어
"지속적인 멘토링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구상 중" 

▲ 서울시 일자리카페 1호점 스터디룸에 마련된 소형 키오스크와 핫라인

서울시는 홍대입구역 인근에 있는 한겨레 재단의 '미디어카페 후'를 일자리카페 1호점으로 선정하고 지난 30일 오픈 기념식을 가졌다.

미디어카페는 젊은 독자들에게 한겨레를 보다 널리 알리기 위해 지난해 7월 오픈한 카페로, 접근성이 용이한 위치, 3개의 스터디룸 등을 포함해 넓은 공간 등을 자랑하면서 이번 서울시 일자리카페로 선정됐다.

오픈 다음날인 31일 기자가 방문한 일자리카페는 여느 카페와 다르지 않은 분위기였다. 다만 지인과 수다를 나누는 광경보다는 잔잔한 배경음악 속에 혼자 노트북을 두드리거나 공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서울시 일자리카페에 구비된 대형 키오스크

카페 중앙으로 자리를 옮기자 '서울시 일자리카페'라는 팻말과 함께 커다란 '키오스크'가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대형 키오스크 옆에는 빨간색 전화기가 구비돼 있는데, 수화기를 들면 자동으로 서울시 청년지원센터로 연결되는 '핫라인'이다. 이를 통해 청년 지원 정책과 관련된 궁금한 사항을 즉각 해소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키오스크는 무인 종합정보안내시스템으로, ▲공공·민간 채용정보 ▲공채 캘린더 ▲이력서 작성 및 면접 팁 등 취업전략 ▲전·현직 취업자의 기업리뷰 ▲자소서 샘플 등을 터치로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 앞서 서울시가 시행한 정장 대여 서비스도 무료로 예약할 수 있다. 다만 이곳에서는 신청만 가능하며, 대여는 '열린 옷장'을 직접 방문해야만 한다.

키오스크에 담긴 정보들은 인크루트, 잡코리아 등 취업포털 5곳과 잡플래닛, 스페이스클라우드 등 취업지원기관 3곳이 제작·보유한 콘텐츠이며, 대형 화면 앞에 서서 정보를 검색하기 꺼려하는 이들을 위해 테이블에도 작은 키오스크를 설치해 뒀다.

▲ 서울시 청년지원센터로 연결되는 '핫라인'

서울시 관계자는 "청년들 중에 은근히 자소서 작성법도 모르는 이들이 많아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정보와 일자리 정보, 숨겨진 기업 정보 제공은 물론, 기업의 인사담당자를 통한 멘토링과 취업상담 등을 정기적으로 받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일자리카페를 열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미디어카페는 유동인구도 많고 매장도 크기 때문에 우리의 사업 취지와 부합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자리카페의 유일한 특징이라 할 수 있는 키오스크는 대형 키오스크를 포함해 총 3대밖에 배치돼 있지 않은 점은 아쉬운 대목이었다. 서울시 관계자도 키오스크를 더 많이 배치하면 좋겠지만, 예산 상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또한 취준생들을 위한 멘토링과 관련해 현재까지 구체적인 계획이 설정돼 있지 않아, 키오스크를 제외하면 단순히 규모가 큰 '스터디 카페' 모습에 불과했다.

▲ 박원순 서울시장의 추천 도서

서울시에 따르면 정기적인 멘토링과 강연을 위해 '소셜멘토링 잇다'와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3개의 스터디룸과 큼직한 강연장이 마련돼 있으며, 특별한 강의가 없는 시간에는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스터디룸 중 '서울시 일자리카페' 마크가 부착돼 있는 곳은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향후 서울시는 오는 6월 10일 상명대, 무중력지대, 숭실대 창업카페에 오픈할 일자리카페를 비롯해 2020년까지 300개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일자리카페 1호점으로 선정된 미디어카페는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10시 30분까지 영업하고 있다.

▲ 서울시 일자리카페 1호점으로 선정된 '미디어카페 후'에서 판매하는 커피

이곳에서는 커피를 비롯한 디저트, 음료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아메리카노 기준 4500원으로 다소 비싼 편에 속했지만, 드립커피와 같이 신맛이 강하게 났다. 미디어카페 직원에 따르면 콜롬비아 원두를 중심으로 블렌딩한 원두를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데일리팝=이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