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뒷돈' 오간 침낭·배낭 납품..비리로 인해 낡은 침낭 쓰는 장병들
軍, '뒷돈' 오간 침낭·배낭 납품..비리로 인해 낡은 침낭 쓰는 장병들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6.06.01 16: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군 당국이 침낭과 배낭, 천막을 납품할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뒷돈을 받고 부당하게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 감사원

군 당국이 침낭과 배낭, 천막을 납품할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뒷돈을 받고 부당하게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1일 감사원은 지난해 10월 26일부터 12월 4일까지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등 4개 기관에 대해 감사를 벌인 결과 이같은 사실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지난 2010년 11월, 1986년에 개발된 침낭을 대체하기로 결정한 국방부가 보온력 등 품질이 우수한 침낭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데도 국방부 전직 고위 관료인 예비역 A씨의 청탁을 받고 B업체와 1017억원 규모의 침낭 연구개발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B업체는 A씨에게 3750만원을 건넨 것으로 밝혀졌으며, 군은 신형 침낭을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원래 군에 침낭을 납품하던 C업체가 또 다른 예비역 D씨를 통해 B업체 침낭에 문제가 많다는 왜곡 보고서를 현직 군 간부에게 전달해, B업체의 침낭 납품도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감사원 조사 결과 드러났다.

결국, B업체의 침낭 개발 계획은 최종 부결됐고, 군은 지난해 7월까지 3차례에 걸쳐 C업체의 구형 침낭을 납품받았다.

또 뇌물 제공 업체에 대한 군의 제재도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위사업청은 2014년 4월 육군으로부터 관계 공무원에게 뇌물을 제공한 업체를 제재해 달라는 의뢰를 받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방위사업청이 이 업체와 110억원 상당의 천막과 배낭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아울러 배낭과 천막 등 납품된 군수품 품질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방기술품질원 소속 한 직원은 2010년부터 1년 동안 관련 업체로부터 1900여만원의 금품과 향응을 받고, 군수품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으며, 또 다른 직원도 100여만원의 뒷돈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국방부 장관에게 비위가 적발된 관련자들을 징계할 것을 통보했다.

(데일리팝=이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