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성 1인가구] 2030세대는 '열악하다'..주거 불안하지만 사생활도 중요해
[서울 여성 1인가구] 2030세대는 '열악하다'..주거 불안하지만 사생활도 중요해
  • 이용진 기자
  • 승인 2016.09.12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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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2030세대의 1인 가구는 지난 2000년 28만 가구였으나, 2010년에는 42만 가구로 증가했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의 '서울 1인가구 여성의 삶 연구'에 따르면 서울시의 1인 가구 중 청년여성 1인 가구가 45.4%를 차지할 정도로 많지만, 월세 거주율이 56.3%에 육박할 정도로 주거에 대한 어려움에 놓여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33.1%, 자가 7.0%)

특히 청년여성 1인 가구 중 51.9%는 5년 전 현재 살고 있는 집에서 계속 살았다고 답한 비율이 10.1%에 불과해 중장년여성 1인 가구(37.6%), 고령여성 1인가구(63.6%)에 비해 주거가 불안정하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주거형태는 연립/다세대(31.9%), 오피스텔(29.0%), 고시원/원룸(21.5%), 아파트(13.0%), 단독주택(4.5%) 순이었다.

▲ 서울시 일반가구 및 여성 1인가구, 세대별 5년 전 거주지 비교(2010) ⓒ서울시여성가족재단

그 중 고시촌과 사업체들이 밀집한 관악구와 강남구는 다인 가구 대비 청년여성 1인 가구가 각각 25.4%, 32.2%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청년여성 1인 가구가 가장 적게 사는 지역은 노원구(11.2%), 양천구(12.4%), 은평구(13.1%0 등으로 나타났다.

청년여성 1인 가구가 독립을 하게 된 경우로는  직장 또는 학교와의 거리(61.5%)가 가장 많았으며, 개인적 편의(가족 및 주변으로부터의 사생활 보장 등)와 자유를 위해서(26.4%), 함께 살던 가족구성원의 이민 이사 또는 독립(4.0%)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2030세대 안에서도 독립의 이유는 조금 차이가 있었는데, 19~24세는 개인적 편의와 자유를 위해 1인 가구로 유입된 비중은 15.8%에 불과했으나, 35~39세에는 36.0%에 달했다.

또 주거지를 선택할 때는 1순위로 직장 또는 학교와의 거리(47.6%), 낮은 비용
(20.0%)을 꼽았으며, 2순위로 교통의 편리함(24.9%), 낮은 비용(17.8%) 순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조사에서 눈여겨 볼 점은 서울 청년여성 1인 가구들의 '쉐어하우스'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다.

최근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주거불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동체주택의 형식인 쉐어하우스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청년여성 1인 가구의 50.7%가 공동체주택 거주로 인한 고립감해소에 부정적인 모습을 보였으며, 80.3%는 사생활보장이 어려울 것 같다고 우려을 표했다.

다만 주거비 부담이 낮아질 것이라는 점에서는 67.3%가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 '돈을 생각하면 불편함을 감수하겠다'는 측과 '주거비가 다소 들더라도 불편한 것은 못참는다'는 측으로 의견이 나눠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월평균소득에 따른 생활만족도 조사에서도 나타났다.

일단 서울 청년여성 1인 가구 중 61.8%는 혼자 생활하는 것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는 월평균소득이 올라갈수록 만족도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 서울시 청년여성 1인 가구가 주거 관련해 원하는 정책 ⓒ서울시여성가족재단

한편, 서울 청년여성 1인 가구들은 '주택안정(44.6%)'에 대한 정책에 가장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특히 1인 가구를 위한 원룸형 소형주택 공급(52.7%), 부양가족이 없는 1인가구 임대주택 입주조건 완화(24.1%), 주택마련을 위한 저금리 대출지원(13.0%), 여성 1인가구를 위한 공동체 주택(10.2%)에 대한 수요가 높았다.

이에 대해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자가소유 여성 1인가구 지원을 통한 세대 통합형 여성 1인가구 전용주택 공급'을 제안했다.

자가를 소유했지만 저소득층인 고령여성 1인 가구를 중심으로  여성 1인가구 전용 소형주택 리모델링하고 재건축을 지원하자는 것이다.

저소득계층을 우선순위로 고려하고 역세권이나 교통편리 지역을 사업위치로 정하자는 의견이다. 또 낮은 주거비용 입주를 조건으로 재건축비를 서울시에서 지원하면 고령여성·청년여성 1인 가구 모두에게 득이 될 것이라는 판단인 듯 하다.

정규직 vs 비정규직은 
청년여성 1인가구에도 예외 아냐

청년여성 1인가구는 다른 세대의 여성 1인 가구 보다 높은 교육수준을 보였다. 83.1%가 대학교 이상의 교육수준을 가지고 있으며, 대학교졸업 교육수준은 중장년여성 1인가구에 비해 46.3%p, 노인여성 1인가구 보다 65.8%p 높았다.

이러한 학력 때문인지 청년여성 1인 가구 73.7%가 경제활동인구로, 이들 중 90%는 임금근로자였으며 69.0%가 전문직 및 사무직 종사자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 청년여성 1인 가구의 월평균소득은 211.7만원으로, 정규직 238.5만원, 비정규직 172.7만원으로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정규직의 월평균생활비는 88.7만원, 비정규직의 원평균생활비는 73.9만원으로 소득이 달라도 생활비의 차이는 크지 않아 비정규직·저소득 청년여성 1인 가구는 생활의 팍팍함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이에 월평균소득대비 생활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질수록 스스로 하층이라 인식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데일리팝=이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