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소방로봇' 실제사용 '0'..홍철호 의원 "보여주기식 전시행정 안 돼"
수십억 '소방로봇' 실제사용 '0'..홍철호 의원 "보여주기식 전시행정 안 돼"
  • 오정희 기자
  • 승인 2016.09.19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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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홍철호 의원(경기 김포을, 안전행정위원회)이 수십억이 투자된 소방로봇의 실제 현장 사용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소방현장에 도움을 주고자 33억여원에 도입된 '소방로봇'이 실제로 사용되지 않고 있어 예산낭비·보여주기식 전시행정 사업이라는 오명을 얻고 있다.

제1차 소방로봇 중 화재정찰로봇의 경우 지난 2월 감사원의 지적까지 받은 바 있다. 지난 2011년 12월 총 42대의 로봇을 4억 4000만원(1대당 1065만원)을 들여 개발 및 배치했지만 성능미달 등으로 실제 화재현장에서 한 번도 쓰인 적이 없다는 이유다.

19일 새누리당 홍철호 의원(경기 김포을, 안전행정위원회)이 국민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무인방수로봇의 최종 업그레이드 버전인 제3차 소방로봇의 경우 지난 2014년 4월 울산과 경남에 1대씩 배치되어 4차례 사용된 이후 최근 2년 동안까지 사용된적이 없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정부예산 5억원, 1대당 가격 1억 5300만원에 달하는 제3차 소방로봇은 기존 제1차 소방로봇(제2차 사업 : 제1차 사업의 고도화·관리 사업)이 자체 소방펌프 기능이 없어 소방차 없이는 현장 활동이 불가했던 점을 고려해, 자체 소방펌프 및 포소화 시스템을 탑재한 업그레이드 버전의 로봇이다. 소규모 공간 및 장애물에 대한 주행능력 향상과, 전용차량 운용을 통한 독자적인 현장 활동이 가능한 상태로 개발됐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소방로봇의 활용도는 거의 전무하다. 이 같은 상황과 관련해 소방현장 관계자는 ▲장애물 극복능력에 제한이 있는 기술적 한계점 ▲잦은 고장 등을 이유로 꼽았다.

즉, 제1차 소방로봇의 '기술적 미달 및 한계점'을 개선하지 않은 상태에서 제3차 소방로봇 개발이 추진되면서, 1차 소방로봇 개발에 국가예산 25억원, 2차 관리사업에 2억 5800만원, 3차 소방로봇에 5억원 등 결과적으로 총 33억원에 가까운 혈세가 낭비된 것이다.

실제 홍철호 의원이 '제3차 소방로봇 고장내역' 등을 확인한 결과 무선조작, 방수포, 카메라, 충전기, 배터리, 메인스위치 및 동력펌프 등의 문제가 있어 2년간 총 16차례 수리(김해 11건, 울산 5건)를 진행했다.

국민안전처는 내년 4월에 소방로봇들을 정부에 반납할 예정이며 향후 추가적인 로봇사업은 현재로써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홍철호 의원은 "경제·산업적으로 저성장 시대에 접어든 현 시대적 상황상 로봇산업은 지속 발전 가능한 몇 안 되는 신성장동력산업이다"면서 "로봇산업이 '보여주기식 전시행정 사업'이 아닌, 실제 생활에서 활용될 수 있는 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산자부 등이 중심돼 '정부 로봇개발 추진 사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한 후, 관련 개선방안과 '로봇발전 마스터플랜'을 조속히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남 김해소방서에 배치된 소방로봇은, 배치일 이후 현재까지 관할 지역에서 총 593건의 화재가 발생(월평균 23.7건)했지만, 실제 출동한 횟수는 단 1회(월평균 0.04회)에 그쳤다.

울산 온산소방서의 경우는, 동일기간 동안 관할지역에서 365건의 화재가 발생(월평균 14.6회)했지만, 소방로봇은 단 3회(월평균 0.12회)만 실전 출동했다.

(데일리팝=오정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