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솔로이코노미] 2030세대 1인가구 '막강위력' 나타나는 중국
[해외 솔로이코노미] 2030세대 1인가구 '막강위력' 나타나는 중국
  • 정단비 기자
  • 승인 2016.09.2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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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의 가구 수 20%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도 1인가구 증가로 인한 변화를 맞고 있다.

지난 2015년 기준으로 중국은 총 4억5000만 가구가 있으며, 그 중 1인가구는 7442만 가구(약 26%)로 2025년에는 1억 가구를 돌파할 전망이다.

지난 4월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중국 미래 소비의 중심, 1인 가구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도시에 거주하는 1인 가구는 구매력이 높은 20∼30대가 약 47%를 차지하고 있으며 약 15%가 4개 직할시에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 역시 1인가구가 증가하는 배경에는 초혼 연령 증가, 이혼율 증가, 구직을 위한 도시 이주 등이 있다.

성(省)별로는 광둥(广东), 저장(浙江), 장쑤(江蘇), 랴오닝(辽宁)에서 1인가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4개 직할시 중에서는 베이징에 1인가구 비중이 높았다.

특히 도시에 거주하는 1인 가구는 2030세대가 47.3%를 차지할 정도로 젊은 싱글족들이 눈에 띈다.

▲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2억명의 화이트칼라
맞춤 서비스에 빠지다

한국과 마찬가지도 중국에서도 간편가정식 시장이 3년 사이 165%나 성장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효율성에 초점을 두고 있는 가구기업 '이케아'도 중국 내 가구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등 조립형 가구에 대한 관심도 높다.

하지만 2억명에 육박하는 중국 화이트칼라 싱글족들은 맞춤형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는 바쁜 직장인 싱글족들을 위해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 3대 유동인구 전입지역을 중심으로 임대관련 계약, 내부청소, 이사 등 중개관리까지 모두 책임지고 O2O(Online to Offline)방식으로 공급하는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또 소형주택 이사를 전문으로 하는 소형이사센터가 등장해 사정에 맞춰 24시간 연중 무휴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도 한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줄서주기, 밥 사다주기, 택배 부쳐주기, 선물 대신 사다주기 등 잔심부름을 대신해주는 심부름 서비스도 활발하다.

특히 중국 1인가구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1980년대 출생한 세대를 지칭하는 '빠랑허우'와 1990년대생 '지우링허우'는 개인 성향이 강해지면서 이들의 소비형태 대한 주목도도 높다.

중국 여성생활청서의 자료에 따르면 1인 가구가 많은 중국 대도시 여성은 소득의 60%를 소비하고 있으며 주로 액세서리, 화장품, 패션, 여행, 음식 등에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대여를 즐기는 사람들'이라는 뜻의 하쭈쭈(哈租族)가 등장하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소유하는 것보다는 공기청정기, 정수기 뿐 아니라 의류, 액세서리, 애완동물까지 합리적인 대여를 선호하는 트렌드도 생겨나고 있다.

▲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반려동물·편의점·온라인
1인가구의 공식 키워드

1인가구와 뗄레야 뗄 수 없는 반려동물 시장도 중국의 엄청난 수의 1인가구로 인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첸진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7년까지 중국 반려동물 시장은 1000억 위안(한화 16조7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미 상하이나 하얼빈 등 대도시에서는 1인가구를 위한 애완동물 임대, 목욕시키기, 먹이주기 등 케어 서비스들이 등장했으며 사료 및 용품 시장도 호황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1인가구하면 생각나는 또 다른 키워드 '편의점' 역시 중국에서 높은 생활밀착형 유통채널로 사랑받고 있다.

중국산업정보망 자료에서는 중국의 편의점은 2014년 기준 총 2만6345개로 연평균 11.7% 증가했으며, 매출은 연평균 14.8%가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과 더불어 온라인 쇼핑도 2015년 기준으로 전년 대비 31.6% 성장하면서 전체 소매액의 10%를 차지했다.

또 식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추세가 점차 증가하면서 온라인 소비의 주요 품목으로 떠올랐으며, 의류/액세서리, 전자제품, 생활용품 등도 구매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구매 고객의 약 80%가 20∼30대에 집중돼 있다는 중국온라인정보센터(CNNIC) 자료를 보면 중국의 젊은 1인가구의 소비력은 가공할만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한편, 중국의 1인가구와 한국의 1인가구의 가장 큰 차이는 연령대와 인구수다.

앞선 '2015 인구주택 총조사'에서 보면 1인가구의 연령대는 포물선을 그리고 있다. 20대가 17%, 30대가 18.3%인 것에 비해 70대 이상이 17.5%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은 연령이 줄어들 수록 1인가구 수도 줄어들고 있으며, 20, 30, 40대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소비 성향이 강하고 소비력이 있는 연령층이 원하는 산업은 더욱 빨리 발전할 수밖에 없다. 즉, 어느 순간 1인가구의 소비 시장인 '솔로이코노미'의 발전에서도 중국이 한국을 앞서나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인구수에서도 맥락을 같이 한다. 한국 보다 압도적으로 인구수가 많은 중국은 1인가구가 전체 가구 수의 16.1%이지만 7442만 가구에 달한다.

하지만 한국은 전체 가구 중 1인가구가 가장 많은 가구유형이 됐음에도 520만 가구에 불과하고, 주요 연령대가 소비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국내 기업들이 솔로이코노미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보다는 간편식이나 반려동물 등에 에둘러서 1인가구에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자료=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중국 미래 소비의 중심, 1인 가구 분석')

(데일리팝=정단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