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단상] 소형주택 늘어나는 이유가 '1인가구' 때문?
[1인가구 단상] 소형주택 늘어나는 이유가 '1인가구' 때문?
  • 정단비 기자
  • 승인 2016.09.25 17: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부동산업계에서는 소형 오피스텔, 아파트를 홍보하며 1인가구를 연관 짓고 있다.

'1인가구를 겨냥한', '1인가구 증가로 인해' 등의 문구는 소형주택 공급 기사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1인가구들이 다인 가구 보다 면적이 작은 집에 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방의 개수가 덜 필요할 뿐더러 너무 넓으면 청소하기도 불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론에서 말하는 소형주택은 거의 방 한 칸 '원룸'이다. 그렇다면 그 '소형주택'이라 정의되는 집의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 

그나마 전용 면적 17평 정도가 나오는 소형 아파트는 양반이다. 소형 아파트들은 전용 60㎡이하라도 거실과 침실, 주방의 분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면 오피스텔의 경우에는 적게는 전용면적 5평에 불과한 곳에서 크게는 10평 사이가 대다수다. 

1인가구도 경제적 여건만 된다면 큰 평수에 살고 싶지 누가 방 한 칸에 살고 싶어 한다는 말인가.

요즘 오피스텔과 원룸 빌딩, 도시형생활주택들은 풀옵션에 빌트인 가구·가전들을 구비하고 젊은 층이 좋아하는 세련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긴 하지만, 평수는 고시원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수준도 있다. 마치 '고급 쪽방'을 연상케 한다.

화장실이 너무 작아 문이 활짝 열리지 않고 변기에 부딪히는 경우도 더러 볼 수 있다.

이것이 1인가구가 원해서 지어진 건물들이란 말은 상술에 불과하다. 점점 작아지는 집을 설명하려고 하다 보니 귀걸이를 코에 걸고 코걸이라고 하는 격이다.

주거가 아닌 잠자는 곳이 돼버린 소형주택은 근본적으로 비싼 땅값에 되도록이면 많은 집을 지으려는 욕심에 비롯된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같은 추세다. 

▲ Tiny apartment in Paris (8sqm only) from Kitoko Studio on Vimeo (영상주소:https://vimeo.com/109832468)

일례로 건축디자인 회사 '키토코 스튜디오'는 화장실겸 욕실, 침대, 세탁기, 서랍장, 옷장, 식탁, 의자, 책장, TV, 전자레인지 등을 8m²(약 2.4평)에 다 집어넣는 마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맥가이버 칼'을 모티브로 프랑스에서 실제로 건축된 초소형 주택인 이 집은 천장까지 이어진 한쪽 벽면에 책장, 테이블, 의자 등을 다 접이식으로 구성하고 윗부분을 침대로 사용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이 회사에서 선보인 접이식 기술을 잘 활용하면 공간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겠지만, 자칫 우리나라도 2평대에 사는 것이 자연스러운 시대가 올까 우려가 되기도 한다. 현재 우리나라 가구, 건축업계에서도 공간 효율성을 높일 방책을 찾기 위해 힘쓰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청년들의 주거 불안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작아지고 있는 집의 평수는 1인가구 때문이 아니라 부동산 거품의 문제다.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소형 오피스텔을 선호한다'는 말의 주어가 '임대업자'임을 다들 알 것이다. 

이런 가운데, 언제까지 1인가구들이 5평 짜리 집의 트랜스포머 같은 기능을 원한다는 '눈 가리고 아웅'식의 논리를 펼칠 것인가.

(데일리팝=정단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