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 1번지 옛날...백화점 대신 아울렛 찾는 소비자들
쇼핑 1번지 옛날...백화점 대신 아울렛 찾는 소비자들
  • 이창호 기자
  • 승인 2016.10.07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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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55%, 백화점 대신 아울렛 찾아
▲ 인천 송도의 현대프리미엄 아울렛 ⓒ뉴시스

"쇼핑 1번지"라는 표현이 표현은 나름 역사가 오래됐다. 1969년 크리스마스를 앞둔 12월 20일 매일경제 신문을 보면, "'꿈을 파는 쇼핑 1번지'라는 멋진 캐치 프래이즈를 내걸고 15일 개장한 명동백화점은 개장 첫날부터 많은 고객이 밀려와 성황을 이뤘는데 고객들 중에는 특히 젊은 층이 많은 것이 이채"라고 보도했다. 한때 젊은 소비자들에게 쇼핑 하면 첫 손에 꼽히면 백화점의 위상을 느낄 수 있다. 

화려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다양한 유통채널들에 위상을 위협받고 있다. 트렌드모니터가 올해 백화점 또는 아울렛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아울렛 이용이 증가한 소비자들 중에서, 아울렛 이용으로 과거보다 방문이 줄어든 유통채널은 백화점이라는 응답이 55.1%로 가장 많았다. 지하상가 매장(25.7%)과 재래시장(22.8%), 백화점 인터넷몰(21.3%)도 아울렛의 방문 빈도가 증가하면서, 이용이 줄어든 대표적인 유통채널이었다.

▲ (자료=트렌드모니터)

백화점 방문자들은 이용빈도가 줄어들었다고 답한 반면, 아울렛 방문자들은 이용빈도가 과거에 비해 늘어났다고 답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백화점 방문이 줄어든 편이라는 의견이 44.2%에 달했다. 반면 과거 대비 백화점 방문이 증가했다는 응답은 8.3%에 불과했다. 과거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응답자는 47.6%였다. 

백화점 이용이 줄어든 원인은 백화점을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유통채널의 등장과 관련이 있었다. 백화점 방문이 줄어들었다고 밝힌 소비자 대부분이 백화점 말고도 다른 곳에서 싸고 좋은 제품을 구매할 수 있고(61%, 중복응답), 모바일 쇼핑이나 해외직구, 소셜커머스 등 다양한 유통채널이 새로 생겨났다(42.3%)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백화점에서 팔았던 이월제품을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곳이 많아졌다(34%)는 의견도 비슷한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다. 그밖에 경기침체로 인해 쇼핑할 여유가 없고(29%), 계획에 없던 지출을 자꾸 하게 돼서(24%) 예전처럼 백화점을 가지 않는다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 (자료=트렌드모니터)

백화점과는 다르게 아울렛을 찾는 소비자에서는 이용빈도를 늘렸다는 응답이 많았다. 과거보다 방문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25.8%로 감소했다는 응답(19.4%)을 앞섰다. 과거에 비해 아울렛 이용이 증가한 소비자들은 주로 20대(30.5%)에서 많은 편이었다. 

소비자들이 백화점과 아울렛을 찾는 목적도 큰 차이를 보였다. 올해 백화점을 찾은 경험이 있는 소비자들은 구매할 제품을 직접 확인해보고 싶고(43.9%, 중복응답), 구경하는 재미가 있어서(41.7%) 백화점을 찾았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역으로 보면, 제품 구입의 목적으로만 백화점을 방문하는 소비자들은 그만큼 줄어들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 (자료=트렌드모니터)

제품을 구매하기 전에 백화점에서 직접 확인해보려는 목적은 30대(47.2%)와 40대(47.5%)가 강했으며, 구경하는 재미 때문에 백화점을 방문하는 소비자들은 20대(51.3%)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또한 여성 소비자가 남성에 비해 구매할 제품을 미리 확인해보고(남성 40.4%, 여성 49.1%), 구경이 재미있어서(남성 37.6%, 여성 47.7%) 백화점을 찾는 성향이 뚜렷한 것도 특징이었다. 쇼핑 이외에 나들이나 데이트(28.6%)를 하기 위한 목적으로 백화점에 가는 소비자들도 많은 편이었다. 

백화점에서 가장 많이 구입하는 제품은 패션의류(37.9%, 중복응답)였다. 그 다음으로는 화장품(32%)과 잡화/슈즈(31.2%), 스포츠/아웃도어 의류(28.8%)를 많이 구입하고 있었다.

▲ (자료=트렌드모니터)

반면 아울렛을 찾은 소비자들의 방문 이유에서는 제품 구매목적이 더 우세했다.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고(45.7%, 중복응답), 유명 브랜드 제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어서(44.4%) 아울렛을 방문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구경하는 재미가 있고(38.9%), 쇼핑 외 나들이 및 데이트를 즐기기 위해(35.1%) 아울렛을 찾는 소비자들도 있었지만, 백화점에 비하면 구매목적이 더 앞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울렛에서 주로 구매하는 제품은 패션의류(50.1%, 중복응답)와 스포츠/아웃도어 의류(48.6%)였다. 그밖에 잡화/슈즈(36.4%), 영캐쥬얼(29.6%), 핸드백/지갑(21.8%)도 아울렛에서 많이 구입하는 제품들이었다.

향후 백화점과 아울렛을 이용할 의향은 모두 높은 편이었다. 먼저 백화점의 경우 방문 경험자의 62.9%가 향후 다시 방문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남성(58.9%)보다는 여성(68.7%)의 향후 이용의향이 더 높았다. 그에 비해 백화점을 방문할 의향이 전혀 없다는 의견은 3.4%에 그쳤다. 

▲ (자료=트렌드모니터)

아울렛 매장은 방문자의 74%가 아울렛을 다시 찾을 의향이 있다고 밝힌 반면, 방문할 의향이 없다는 의견은 단 1.5%에 그쳤다. 아울렛의 위치로는 도심보다는 외곽에 있는 매장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방문하고 싶은 아울렛 매장을 묻는 질문에 도심에 위치한 아울렛(36.1%)보다는 외곽에 위치한 아울렛(59%)을 꼽는 소비자들이 훨씬 많은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 (자료=트렌드모니터)

의류 및 패션제품 구매와 관련한 전반적인 인식평가 결과, 소비자들은 대체로 오래 입을 것을 고려하면서 의류 및 패션잡화를 구입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응답자의 87%가 의류나 패션잡화를 한 번 구매하면 오래 입고, 쓰는 편이라고 응답했다. 오래 입을 것을 고려하고 제품을 구입한다는 소비자도 75.8%에 이르렀다. 

가격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비싸더라도 오래 입을 수 있는 제품을 산다는 소비자도 10명 중 8명(82%)에 달했다. 그에 비해 자주 바꿔 입을 것을 고려해 구입한다는 소비자는 2명 중 1명(50.8%)에 머물렀으며, 옷은 저렴하게 많이 사서 자주 바꿔 입는 것이 더 좋다는 의견(43.3%)은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브랜드 제품이라면 이월상품이어도 괜찮다는 의견도 79.3%에 이르렀다. 반면 이월상품을 사느니 세일기간을 노려서 신상품을 사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는 33.7%로 적은 편이었다. 

(데일리팝=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