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솔로이코노미] '작지만 정교하게' 중국에서도 소형가전 훨훨
[해외 솔로이코노미] '작지만 정교하게' 중국에서도 소형가전 훨훨
  • 이창호 기자
  • 승인 2016.10.12 1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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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가구 맞춤형 소형 프리미엄 가전 경쟁 격화
▲ (사진=픽사베이)

"샤오얼징(小而精)이 뜨고 있다"

샤오얼징이란 작지만(小) 정교(精巧)한 프리미엄 상품을 일컫는 말이다. 최근 중국 가전시장의 중심축이 소형 프리미엄 가전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을 표현한 말이다. 

중국의 소형가전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코트라 베이징무역관은 중국 매체인 중국가전망의 조사결과를 인용해, 중국 소형가전 시장이 2014년과 2015년 각각 11%와 12% 성장했다고 밝혔다. 또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평균 12%대의 성장률을 보여, 2020년에는 중국 소형가전 시장의 규모가 4600억위안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가전제품시장에서 소형 상품이 큰 환영을 받는 이유로는 역시 1인가구 급증이 첫 손에 꼽힌다. 또 라이프스타일의 빠른 현대화 및 서구화, 작은 사치(輕奢)를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 형성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중국은 2000년부터 2010년까지 1인가구 수가 두 배로 증가하면서 최근 독신 남녀 수가 2억명에 달하고 있다. 전체 중국인구 13억6800만명의 14%가 독신인 1인가구라는 의미다. 1990년 6%였던 것에 비하면 2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사는 독신 남녀가 급증하며 중국 시장에서 싱글족이 새로운 핵심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싱글족은 가정과 육아 부담이 없어 자신만을 위한 소비성향이 강해 새로운 소비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11일 ‘중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光棍節) 기간에는 소형가전 판매액이 이전해에 비해 25% 이상 증가해 높은 성장잠재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가족에 대한 전통적인 관념의 변화, 생활수준 향상 등으로 중국인의 생활방식도 빠르게 현대화, 서구화되고 있다.

서구식 주방가전인 전기오븐을 예로 들면, 2012년까지 성장이 주춤했으나 지난해 수입액이 7218만달러로 이전 해에 비해 58.66% 증가했다. 

▲ 중국의 전기오븐 수입량 현황(사진=코트라 베이징무역관)

중국 가전업 컨설팅업체 중이캉(中怡康)에 따르면 중국 전통 주방가전 판매량은 하락세인 반면, 소형 주방가전이나 IH 전기압력밥솥 등 프리미엄 제품이 가전시장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프리미엄 제품을 구매하길 원하는 소비욕구가 작은 사치(輕奢)의 형태로 나타나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형성한 점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최근 중국의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전통 최고급 명품보다 소비자가 감당할 수 있는 중저가 사치품 소비붐이 일고 있다. 이것이 소형 가전시장, 특히 주방가전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방가전 업계에서는 Midea(美的), BEAR(小熊) 등 중국 현지 기업들을 주축으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BEAR사는 계란 삶는 기계 등 조작이 간편하고, 한 대로 여러 기능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한 제품을 출시해 최근 소형 가전시장의 스타로 떠올랐다. 

1인가구 급증 추세에 맞춰 사용이 편리한 상품을 출시하고, 현대인의 바쁜 일상을 배려한 기능을 추가하고, 저가 전략 등을 활용해 젊은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가정집 내에서 훠궈를 즐길 수 있도록 가열문제를 해결해준 전기훠궈솥이 대인기를 끌고 있다. 

훠궈(火鍋)란 채소와 고기를 뜨거운 육수에 익혀 먹는 중국식 샤브샤브다. 조리과정이 필요 없는 요리였지만, 가마솥에 지속적으로 가열하는 것이 문제점이었다. 

BEAR사 등 현지 업체들은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전기훠궈솥’을 출시하고 훠궈 외에 타 용도를 추가했다. 

지우양, SUPOR 등 토종 업체는 한류와 방한 관광객 증가 추세에 맞춰 ‘한국 전골용 전기솥’을 출시하기도 했다. 
 
전기밥솥에서도 변화가 일고 있다. 

▲ 중국에서 인기인 IH 압력밥솥 제품(사진=코트라 베이징무역관)

최근 해외에서 IH 압력밥솥을 구매해온 중국인 관광객들로 인해 중국에서도 IH 압력밥솥 열풍이 일기 시작했다. 

기존의 압력밥솥은 바닥만 가열하지만, IH 압력밥솥은 내솥 전체를 골고루 가열해 조리시간이 단축되고 밥맛이 좋다. 한국과 일본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에게 필수 구매 리스트에 올랐다. 

이에 따라 중국 기업들도 IH 압력밥솥 연구개발에 뛰어들었다. 2014년경부터 토종업체들이 잇따라 제품을 출시하며 중국 IH 압력밥솥 시장은 고가 해외 브랜드와 중저가 현지 브랜드의 양분화 구조를 보이고 있다. 

중이캉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중국 시장에서 유통되는 IH 압력밥솥의 평균가격은 916위안이다. 

중국 현지 기업들은 후발주자인 데다가 출시한 상품들이 대부분 500~1000위안 수준의 중저가 상품이다. 

(데일리팝=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