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솔로이코노미]소비 좀 해달라는 日, 편의점만 잘 나가..'편리+체험' 시대
[해외 솔로이코노미]소비 좀 해달라는 日, 편의점만 잘 나가..'편리+체험' 시대
  • 이창호 기자
  • 승인 2016.10.21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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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42개월 연속 매출 상승
▲ 일본 편의점 패밀리마트

일본의 편의점 매출액이 42개월 연속으로 증가세를 기록했다. 

코트라 오사카 무역관에 따르면, 일본 편의점의 8월 매출액은 9531억엔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 증가했다. 매장 수는 5만4413개로 지난해보다 1.8% 늘어났다. 

미즈호 은행은 2016년 이후에도 1인가구, 여성취업자, 고령자 증가로 편의점 시장은 지속 성장해 2020년 11조7910억엔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호황기라면 이런 추세에서 특이한 점을 발견하기 힘들다. 하지만 일본은 기록적인 소비침체를 겪고 있다. 유독 편의점업계만 잘 나가는 이유가 있다는 의미다. 

▲ (사진=코트라 오사카무역관)

극심한 소비 침체에 
금요일 조기퇴근 강수 써내든 일본

최근 일본정부와 경제단체는, 달마다 마지막 금요일은 정오나 늦어도 오후 3시에 퇴근하는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를 내년부터 도입하기로 했다. 매월이 될지 격월이 될 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일본이 이런 제도를 도입하는 이유는, 바로 극심한 소비감소 때문이다. 퇴근 시간을 앞당겨 돈 쓸 기회를 늘려보자는 계획이다. 

코트라 오사카 무역관에 따르면, 일본의 가계 소비지출은 6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지난 8월 2인 이상 세대의 세대당 소비지출액은 27만6338엔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6% 감소했다. 2월 이후 계속해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경제산업성 상업동태통계에 따르면, 소매 업계 판매액도 올해 2월 이후 6개월 연속으로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이에 따라 상장 소매기업의 3월부터 8월까지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1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 (사진=코트라 오사카무역관)

일본 경제신문은 주요 상장 소매기업 72개사의 결산을 집계한 결과, 특히 백화점이나 종합슈퍼의 실적이 대체로 악화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절약지향 강화에 따른 여성의류 판매실적 악화로 백화점 업계 3위인 타카시마야의 이익은 23% 감소했다.

이온은 의류와 생활용품 판매부진으로 종합슈퍼 분야에서 183억엔 규모의 영업적자를 내고 7년 만에 적자로 전환했으며, 세븐&아이 홀딩스 산하의 이토요카도도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1인가구 시대 새로운 소비성향 
편리+체험 선호 강해져

이렇게 소비침체가 지속되고 있지만, 편의점이 성장을 지속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1인가구의 증가와 함께, 가장 편리한 유통채널이기 때문이다. 

코트라 오사카 무역관은, 일본에서 제품 구입 시 가치나 가격보다는 제품 구입의 편리성을 중요시하는 편리 위주 소비 성향이 강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무라 경제연구소가 소비자 1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편리 위주 소비는 2000년 37%에서 2015년 43%로 증가했다. 특히 맞벌이 가정이고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소비의 편리함을 추구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소비할 수 있는 온라인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일본의 전자상거래 시장은 2006년 4조4000억엔에서 2015년 13조8000억엔으로 지난 10년간 연평균 13.5%의 성장을 이뤘다. 노무라 연구소는 2020년까지 22조9000억엔 규모로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경제신문에 따르면, 아마존 재팬은 특히 쇼핑 시간을 절약하고 싶어 하는 맞벌이 소비자에게 인기를 끌면서 2015년 매출액이 1조엔을 넘어, 타카시마야 백화점의 매출액을 처음으로 앞섰다. 

의류 전문 인터넷 쇼핑 사이트인 ‘조조타운’도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2분기 상품 유통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증가한 403억엔에 달했다. 

▲ (사진=코트라 오사카무역관)

편의와 함께 최근 각광받는 소비형태인 체험도 빼놓을 수 없다. 

일본경제신문에 따르면, 콘서트나 연극 등 문화행사, 야외 스포츠 경기 관람 및 여행 등 체험형 소비는 오히려 호황을 누리고 있다. 

피아 종합연구소는 2015년 야외 페스티벌 등 공연시장 규모는 ㅈ난해보다 20% 확대된 5119억엔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일본 야구기구 NPB에 따르면 2016년 야구경기 입장자 수는 센트럴 리그가 전년대비 3% 증가한 1384만명, 퍼시픽 리그는 4% 증가한 1113만명으로 역시 최고치를 기록했다. 

물건 소비(モノ消費)에서 경험 소비(コト消費)로의 전환 추세는 앙케이트 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JR 동일본기획이 남녀 9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앙케이트 조사 결과에 따르면, 물건에 대한 욕심은 줄어들어 물건 소유에는 소극적인 대신 여행, 학습, 에스테틱, 마사지 등 ‘경험’ 요구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체험 소비로의 전환 추세는 공유경제 확대로도 이어지고 있다. 

의류와 액세서리, 고급 승용차도 소유하기 보다는 공유 및 대여를 통해 유행에 맞게 체험하는 것을 중요시하는 소비자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매월 일정한 요금을 받고 유행하는 스타일의 의류를 대여해주는 서비스 기업인 air closet의 회원 수는 설립 2년 만에 8만명을 넘어섰고, air closet이 취급하는 의류 브랜드 수는 300개를 넘어섰다. 

고급 수입차가 많이 등록돼 있는 개인 간 차량 공유 서비스 기업인 Anyca도 인기를 끌고 있다. 

(데일리팝=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