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이코노미] 보험업계, '1인가구 유형별'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
[솔로이코노미] 보험업계, '1인가구 유형별'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
  • 이용진 기자
  • 승인 2016.10.28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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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가구라고 하면 흔히 청년층, 고령층으로 나눠 생각한다. 또한 금융권에서는 소비 타게팅을 할 대상으로는 보면서도, 수입이 많지 않다는 인식이 강하다.

다시 말하면, 지출할 것은 많으나 저축 여력이 적다는 점에서 금융권의 관심에서 멀리있다는 것이다.

그나마 카드업계에서는 1인가구가 주로 이용하는 편의점, 온라인·모바일쇼핑몰 등에서 할인되는 카드나 해외여행 할인 카드 등이 출시되며 라이프스타일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임대주택 거주자들에게 임대료를 카드 결제로 가능하게 한 카드사는 새로운 트렌드를 선도한다고도 볼 수 있다.

반면, 보험업계에서는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1인가구를 고객으로 보는 경향이 크지 않다. 

다행히도 최근 보험업계에서도 다양해지는 1인가구를 대상으로 한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는 연구조사들이 발표되는 것을 보아 인식이 형성되고 있긴 한 듯 하다.

통계청의 2015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일반가구 수는 1900만을 조금 넘고, 이 중 1인 가구수가 약 520만으로 27.2%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1인가구의 증가가 모든 산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고소득 미혼·비혼 1인가구를 위한 맞춤형

일본은 지난 2008년부터 40대 전후의 고소득 미혼 직장여성을 '아라포(arafo)'라고 칭하며 맞춤형 상품을 내놓고 있다.

'아라포'라는 말은 TBS 드라마 'Around 40'가 히트를 치면서 생겨난 말이며, 20대 청춘시절 버블경기 덕으로 많은 경험과 자유를 만끽한 세대, 자유에 대한 갈망이나 인식이 높은 시대를 선구해온 여성층 등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대표적으로 AXA 생명보험은 '여자의 인생을 응원하는 사업단'을 발족했으며, '일하는 싱글여성'을 타겟으로 싱글여성 시장전략을 펼쳤다.

이에 싱글여성들이 가장 불안해 하는 암으로 인한 수입 감소위험을 보장하는 'AXA 소득보장암보험' 출시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금융권도 고소득 전문직 및 우량기업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금융상품을 출시하고 있지만 대출에 초첨이 맞춰진 경향이 강하다.

국내에서는 대표적으로 미래에셋생명의 종합보장보험 '생활의 자신감'과 현대라이프생명의 '현대라이프제로'가 '나를 위한 보험'이라는 콘셉트를 가지고 있다.

기존 보험상품이 가족 중심이었다면 '생활의 자신감'은 나를 위해 73개의 특약으로 다양한 질병 및 재해에 대해 맞춤형 보장을 제공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현대라이프제로' 역시 지난 6월 가족 중심이었던 보험을 '나'의 안전과 건강에 집중하는 방면으로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나섰다.

저렴한 납입금을 앞세워 불필요한 보장은 덜어내고 암, 성인병, 상해 등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질병, 사고 위험에 포괄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했으며 치과 치료, 시각·청각·후각 등 얼굴 질환을 보장하는 상품과 여성전용 상품도 출시했다.

저소득 고령 1인가구를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

현재 1인가구로 인한 사회적 문제로 가장 크게 꼽히는 부분이 저소득 고령 1인가구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의 2015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1인가구는 소비성향을 강하나 월평균 소득이 전체가구에 46% 수준이다. 

앞서 2월 보험연구원에서는 1인가구 저소득 비율이 높은 만큼 이들의 구매력을 감안한 맞춤형 보험상품이 제공돼야 한다고 전했다.

보험연구원의 '1인가구 대상 보험상품 제공 방안'에 따르면 중대질병에 대비해 소득상실을 담보할 수 있는 정액형 건강보험·장기간병보험, 노후소득 충당을 위한 개인연금 등이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에서는 독거노인을 세입자로 둔 집주인이나 독거노인이 가입해 사망 시 발생하는 주택보수비용이나 사후처리비용 등을 보상하는 '고독사 보험'도 있어 눈길을 끈다.

이에 대해 나성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향후 고령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므로 유병장수하는 노령인구를 타겟으로 하는 다양한 보험상품들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솔직히 저소득 1인가구의 경우 금융권에서 적극적으로 뛰어들만큼 시장 크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사회적 안전망을 제공한다는 정신으로 상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분유업계에서는 수익이 크지 않거나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는 특수분유를 사명감에 개발하는 것처럼 사회적 약자를 돌볼 수 있는 보험 상품을 제공할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65세 이상 1인가구가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스웨덴에서는 개인의 기여 실적에 비례하여 경제성장률 만큼의 이자율을 적용하는 명목확정기여(Notional Defined Contribution, NDC) 방식의 소득 연금(Income Pension)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데일리팝=이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