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이은재..SNS가 주목한 2016 국감 화제의 인물
김제동·이은재..SNS가 주목한 2016 국감 화제의 인물
  • 이용진 기자
  • 승인 2016.10.3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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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검색어 강세 속 새롭게 떠오른 국감 시선의 방향은?
▲ 방송인 김제동씨 ⓒ뉴시스

이번 국정감사에 대한 SNS의 반응을 보면, 최근 정치권을 뜨겁게 달군 국정 이슈가 한눈에 들어온다. 소셜메트릭스를 통해 지난 9월 23일부터 10월 23일 사이 트위터와 블로그에서 많이 회자된 '국정감사' 관련 인물 순위를 뽑아보면, 두 가지 키워드를 발견할 수 있다. '최순실 게이트'와 '고 백남기 농민'이다. 상위 검색어 1위는 '최순실'이었으며, 2위는 '백남기', 3위와 4위는 각각 '박근혜'와 '우병우'였다. 국정감사 이전부터 논란이 되어온 사안이며, 국정감사에서도 SNS의 주목을 가장 많이 받은 검색어들이다. 

5위인 '이정현'부터는 2016 국정감사에 국한된 검색어가 등장한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국감을 앞두고 단식농성에 들어간 바 있다. 새누리당의 보이콧으로 국정감사가 일주일간 멈춰 있었던 상황이 SNS에서 회자된 결과로 보인다. 

6위부터는 이번 국정감사가 시작된 이후 화제가 된, 이른바 '국감스타'들의 이름이 등장한다. SNS가 주목한 2016년 국정감사 화제의 인물들을 확인할 수 있다. 

영창발언에 증인채택 논란까지,
방송인 김제동씨

그 첫 번째인 6위는, 놀랍게도 국회의원도 아니고 국감증인도 아닌 방송인 김제동씨이었다. 실제로 국정감사에 출석한 적도 없는 김제동씨가 SNS 상에서 국정감사 관련 인물로 검색된 이유는, 그의 발언이 국감에서 이슈가 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5일 새누리당 백승주 국회의원은 국방부 국감 자리에서, 김 씨가 방송에서 군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군 복무 당시 행사진행을 맡은 김씨가, 사령관 부인을 아주머니라고 불렀다가 13일 간 영창을 다녀왔다는 발언이 문제가 됐다. 백 의원은 이 발언이 사실인지 확인할 것을 요청했고, 김씨를 국방위에 증인으로 채택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해당 발언에 대한 진위여부 논란이 벌어졌다. 국방부에서도 김씨의 영창 기록 확인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국방위원장과 여야간사는 김씨의 증인채택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고, 실제로 증인채택이 되지는 않았다. 

김씨의 발언내용에 대한 진위여부와 별개로, 일과시간 이후 회식 자리에 병사를 동원한 것이 군법 위반 아니냐는 논란도 벌어졌다. 이와 별개로 국방위에서는 해군이 2013년 장성 부인들의 야유회성 행사에 군함과 장병, 군예산을 동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답변도중 화장실가고, 돌출발언에 졸기까지
이기동 한중연원장

8위에 오른 이기동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돼 답변 도중 화장실에 간 기행으로 주목받았다. 

지난 9월 30일 교문위 국감에 참석한 이기동 원장은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의 추천으로 한중원 원장이 됐다는 야당 국회의원의 질의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목소리를 높여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의원이 증인에게 고성을 지르는 것도 문제시되는 것이 요즘 추세인데, 증인이 오히려 의원에게 소리를 질러댔으니 논란이 커질 것은 자명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런 설전 도중 이 원장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을 다녀온 것이다. 국감장에서 보기 드문 기행이었는데, 사건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화장실에서 자신의 비서에게 "새파랗게 젊은 것들한테 수모를 당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야당 의원에게 포착된 것이다. 이밖에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돌발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야당은 이 원장의 해임을 교육부에 요구했다. 9월22일 취임한지 8일만에 해임 압력을 받게 된 것이다. 

이 원장은 이후인 지난달 14일 교육부 종합감사 도중 증인석에 앉아있다가 조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돼 보도되기도 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이날 한중연이 교육부 산하기관이긴 하지만 규정상 장관 직권으로 원장을 해임할 수는 없으며, 이사회에서는 이 원장을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MS오피스를 MS에서 샀다고 질타한 실수,
새누리당 이은재 의원

▲ 새누리당 이은재 의원 ⓒ뉴시스

10위에 오른 새누리당 이은재 의원은 MS오피스를 왜 MS에서 샀느냐고 질타했다고 알려지며 SNS스타가 됐다. 명확하지 않은 질의에 답변자의 착각까지 겹친 결과다. 

이은재 의원은 지난달 6일 교육청 국감에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에게, MS오피스와 한글 워드를 입찰계약 대신 수의계약으로 구매한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다. 조 교육감은, MS오피스를 MS말고 어디서 사야 하냐며 수의계약이 불가피했다고 답했다. 두 사람의 문답은 인터넷에 널리 퍼져 나갔고, "아이폰은 왜 애플에서만 사야 하냐"와 같은 패러디 질문들도 넘쳐났다. 

뒤늦게 조 교육감이 답변도중 착각한 사실이 밝혀졌다. MS오피스의 국내 판매권을 가진 총판은 여러 회사가 있으며, 실제로 서울시 교육청은 입찰계약을 통해 구매처를 결정했다. 반면 한글과컴퓨터의 한컴오피스는 입찰이 두 차례 유찰된 이후 수의계약으로 구매한 사실이 있었다. 조 교육감도 뒤늦게 이 사실을 파악했는지, 답변 마지막에 입찰이 유찰돼서 수의계약을 했다고 덧붙였다. 답변 도중 학교들이 개별구입하는 것보다 예산을 29억원 절약했다는 사실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그러나 질의 도중 한번도 '총판'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지 않는 실수를 범했다. MS가 아니라 한컴 쪽 계약에 문제가 있다고 말하지도 않았다. 마지막에는 자신이 묻는 말에만 답변하라며 사퇴하라고 고함을 내질렀다. 

이 의원은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총판 문제를 설명하며 거듭 서울시 교육청의 수의계약이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교육청은, 감사원에서도 공동구매를 통한 예산절감이 바람직하다고 봤다고 항변했다.

(데일리팝=이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