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이코노미]대학생 위한 서울 임대주택 '희망하우징', 싼 임대료 vs 까다로운 조건
[솔로이코노미]대학생 위한 서울 임대주택 '희망하우징', 싼 임대료 vs 까다로운 조건
  • 이창호 기자
  • 승인 2016.11.03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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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지역 총 1146개실 공급

서울 지역에서 1인가구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은 많은 경우 '대학가'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전국에서 서울로 이주해온 젊은 세대들이 대학 주변에 자리잡은 탓이다. 

그러나 대학가는 활성화된 상권인 경우가 많아, 임대료가 높다는 단점이 있다. 기숙사에 들어가지 못한 청년들은 높은 임대료를 부담하고도 질 낮은 주거환경을 참고 살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인지 서울시는 다양한 청년 주거정책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발표한 청년정책 기본계획 중 주거와 관련된 '살자리 사업'으로 총 5개의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활성화된 것이 대학생을 대상으로 임대주택을 제공하는 '희망하우징'이다. 

희망하우징은 서울시 소재 대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을 대상으로 임대주택을 제공하는 제도다. 2010년 'Youth Housing'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됐으며, 2012년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올해까지 총 1146실이 공급됐다. 

▲ (사진=SH공사)

임대주택은 SH 서울주택도시공사(이하 SH공사)가 서울 각지의 원룸과 다가구 주택을 매입해 공급하는 경우와, 기숙사형 주택을 건축해 공급하는 경우가 있다. 

SH공사에 따르면 희망하우징 주택은 총 92개소가 있다. 위치는 종로구 등 도심권부터 성북와 도봉·노원 등 북부지역, 은평·서대문·마포·강서 등 서부지역, 관악·동작·강남·송파 등 남부지역, 강동·광진·중랑 등 동부지역까지 다양하다. 

희망하우징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임대료다. 임대료는 주변 시세보다 30% 이상 저렴하고 공급한다는 원칙 하에 공급 시기에 따라 달리 책정된다. 지난 5월 노원·중랑·광진구에 공급된 170실의 경우,원룸형이 평균면적 30.13㎡에 월세 26만6000원, 다가구형이 평균면적 9.09㎡에 16만7700원이었다. 임대보증금은 100만원으로 동일하다.

지난 10월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국회의원이 서울시 자치구별 월세조사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서울지역 19세에서 29세 사이 연령층이 부담하는 평균 임대보증금은 1395만원이었다. 월세 역시 지역에 따라 평균적으로 최소 41만원에서 최대 58만원까지 부담하고 있었다. 희망하우징의 임대료가 얼마나 큰 장점인지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희망하우징의 최초 계약기간은 2년이지만, 자격요건을 유지할 경우 1회에 한해 재계약이 가능해 최장 4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통상 부동산 임대계약은 2년 주기로 체결되는데, 재계약으로 4년을 거주할 경우 부담이 더욱 줄어든다. 

물론 희망하우징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입주자격 제한이 지나치게 까다로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나오기도 했다. 당시에는 신청인 본인이나 부모, 배우자가 주택을 보유하고 있거나 서울내 공공임대주택 또는 공공임대 아파트거주자일 경우 입주할 수 없었다. 또 소득이 낮은 몇 가지 경우에 해당해야 했다. 이에 대해,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의 김경협 의원은 "지역에 관계없이 단순히 주택의 소유 여부만 제외자 조건으로 내걸었기 때문에 부모가 지방에 주택을 소유하고 있지만 소득 수준이 낮은 지방출신 학생들이 희망하우징의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는 기준이 달라졌다. 지난 5월 신규공급 부터는 주택소유 여부와 관계없이 신청할 수 있게 됐다. 배정 1순위는 수급자·한부모가구의 자녀 또는 아동복지시설 퇴소자다. 2순위로 차상위계층가구의 자녀 또는 도시근로자 월평균소득 100%이하인 장애인가구의 자녀, 3순위로 도시근로자 월평균소득 50%이하인 가구의 자녀가 배정받는다. 

유주택자 자격은 완화됐지만, 여전히 우선배정 순위에 해당하지 않으면 희망하우징을 이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까다로운 조건이라는 단점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공동생활이라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희망하우징은 1인1실의 원룸형, 공용공간을 함께 쓰는 기숙사형과 함께 2~3인이 함께 사용하는 다가구형도 공급하고 있다. 다인실의 경우 처음 보는 룸메이트와 함께 생활하게 되면서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도 이점을 의식했는지, 올해 처음으로 그룹단위 모집을 도입했다. 대학생인 형제·자매 혹은 친구끼리 함께 생활할 수 있는 그룹단위 모집은, 2명이 함께 신청할 수 있으며 올해 17실이 공급됐다. 

장단점이 있지만 소득이 적거나 거의 없는 대학생에게 희망하우징은 요긴한 정책이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총 3427명이 지원해 2185명이 계약했다는 사실을 보면 반응도 괜찮은 편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문제는 서울시가 공급량을 얼마나 늘릴 수 있느냐다. 공급량은 결국 예산, 더 나아가 정책의지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서울시가 희망하우징에 얼마나 의지를 갖고 있는지는, 향후 희망하우징 공급량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데일리팝=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