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소매시장 성장 6.3%로 주춤…‘가치소비’가 뜬다
내년 소매시장 성장 6.3%로 주춤…‘가치소비’가 뜬다
  • 최창일 기자
  • 승인 2011.12.22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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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소매시장은 올해의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성장폭이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최근 유통업체 CEO, 학계, 관련 단체 등 전문가 120명을 대상으로 ‘2012년 유통업 전망 및 2011년 유통 10대 뉴스’를 조사한 결과, 내년 소매시장 규모를 올해보다 6.3% 성장한 229조원으로 내다봤다. 이는 올해 소매시장 성장률로 추정된 7.3%보다 1.0% 낮은 수치다.

대한상의는 “국내외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면서 “내년 3%대 중반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성장률은 3%대에 그쳐 유통업계가 저성장기에 들어설 것”으로 분석했다.

업태별로는 ‘TV홈쇼핑’(19.9%)과 ‘편의점’(17.1%)의 높은 성장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고물가와 가계부채 증가로 인한 합리적 소비추세로 대표적 무점포업태인 ‘인터넷쇼핑몰’(13.1%)도 인기를 누릴 전망이다.

TV홈쇼핑의 경우 다양한 상품개발과 신규 홈쇼핑채널 진입 등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고, 인터넷쇼핑몰은 편의추구 경향과 합리적 소비성향, 스마트폰 확산이 호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편의점 역시 근거리·소량 소비패턴과 공격적 출점 등으로 매출액 10조원 시대를 열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점포 수 포화에 따른 기존점포 성장 둔화와 경쟁심화는 성장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올 한해 새로 문을 연 편의점 수만 3,700여개에 이르고 전체 편의점 수도 2만개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10.6%)과 대형마트(8.3%)도 올해의 성장세를 이어가 매출규모가 각각 30조와 4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추정됐다.

백화점은 점포의 복합화·대형화, 외국인 관광객 증가, 명품의 일상화 현상 등 긍정적 요인이 가계소비 여력 감소, 합리적 소비패턴 등 부정적 요인을 상쇄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대형마트 또한 PB·직소싱상품 확대, 대형마트 온라인몰 강화, 실속 구매성향 등이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슈퍼마켓은 규제강화와 타업태와의 경쟁심화로 성장률이 6.0%에 그칠 것으로 점쳐졌으며, 전통시장이나 소형점포에 대해서는 대형유통업체와 온라인시장의 선전 탓에 성장률을 -2.4%로 예상했다.

2012년 ‘가치소비’와 ‘모바일’ 유행 예상 ... 10대 소비키워드 선정

전문가들은 2012년 10대 소비키워드로 ‘가치소비’(18.6%), ‘모바일’(17.7%), ‘절약’(13.4%), ‘다채널소비’(10.5%), ‘가격’(9.6%), ‘친환경’(8.1%), ‘안전·안심’(7.2%), ‘소량구매(7.2%)’, ‘웰빙’(4.4%), ‘문화·여가’(3.3%)를 꼽았다.

가치소비란 자신이 가치를 부여하거나 필요한 상품에 대해서는 과감히 소비하는 성향을 일컬으며, 상품 용도나 가격, 만족도 등을 종합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내년 소비시장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는 ‘세계경기 및 국제금융시장‘(26.4%), ’소비심리’(17.9%), ‘국내물가‘(13.2%), ’내수경기’(10.8%), ‘수입물가‘(6.1%), ’자산가치’(5.7%), ‘가계부채’(5.2%) 등을 차례로 꼽았다. <‘기타’ 14.7%>

올해 유통가 트랜드 ‘4C' ... 최대뉴스에 ‘백화점 판매수수료 갈등’ 꼽혀

대한상의는 다사다난했던 올해 유통업계를 4C, 즉 Conflict(갈등), Change(변화), Chance(기회), Competition(경쟁)으로 요약했다.

고물가 속 물가안정과 동반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정부가 나서면서 대형유통기업과 중소유통기업 간 갈등(Conflict)이 고조됐다. 실제 유통전문가 10명 중 6명(63.9%)이 ‘백화점 판매수수료 갈등'을 가장 큰 이슈로 꼽았고, ’유통산업발전법 개정‘(46.3%)과 ’공정거래화법 입법화‘(23.1%) 등도 10대 이슈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는 유독 유통환경의 급격한 변화(Change)에 따른 새로운 기회(Chance)도 많았다. 지난 7월 발효된 ‘한-EU FTA’(50.9%)와 ’드링크제 슈퍼판매‘(38.9%) 등은 유통환경의 큰 변화인 동시에 기업들에게는 상품구색을 다양화하고 수익향상을 도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또 스마트폰 사용자가 크게 늘면서 SNS를 통한 제품정보 확산과 ’소셜커머스 유행‘(50.0%)이 이슈가 되기도 했다.

움츠린 소비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유통기업간 경쟁(Competiton)도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물가상승’(32.4%)이 계속되면서 유통업체들은 가격 대비 품질이 좋은 자체상표(PB)를 속속들이 선보였고, 해외상품을 직접 들여와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차별화 전략‘(43.5%)을 강화했다.

대한상의 김무영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소비심리 위축현상으로 내년에는 합리적 소비추세가 한층 더 뚜렷해질 것”이라면서 “이런 추세에 발빠르게 대응해 판매전략을 세우는 유통기업만이 내년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