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패션연구소가 선정한 '2016년 패션산업 10대 이슈'
삼성패션연구소가 선정한 '2016년 패션산업 10대 이슈'
  • 오정희 기자
  • 승인 2016.12.29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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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Survival: 성장보다는 생존이 이슈

올해 국내 경제는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고 수출 부진 및 기업들의 구조 조정 이슈까지 겹쳐 힘겨운 한 해였다. 주력산업의 부진과 불안한 고용시장으로 인해 가계 소득이 감소하며 소비위축으로 이어졌다.
 
또 폭염, 이른 추위로 인한 간절기 실종, 지진과 태풍 등 예측 불가능한 천재지변으로 인한 내수 침체까지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패션 시장을 돌아보면, 애슬레져 트렌드와 골프 브랜드들의 선전이 두드러졌고, 라이프스타일이 마켓의 키워드로 부상하며 대형 유통 및 패션기업이 변화를 시도한 한 해였다.

패션 업체와 유통사의 M&A, 동대문 기반의 온라인 비즈니스 확대,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등 기존 오프라인 및 제조업 중심의 패션 업계에 급격한 변화를 시도하며 생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 SNS Economy: 취향 인증 소비

고가의 명품 가방이나 한정판 아이템 구입을 과시하던 소유인증에서 시작하여 작년부터 유명 카페와 레스토랑, 갤러리 등 핫플레이스를 방문하거나 다양한 액티비티 체험 중심의 경험 인증문화로 이어졌다. 

패션과 유통업계에서도 고급화되는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취향에 발맞춰 업그레이드된
콘텐츠를 선보이는 움직임이 나타난다. 소비자 문화와 그에 따른 소비 형태, 라이프스타일까지 영향력을 미치며 큰 파급력을 가지는 SNS를 단순 홍보를 위한 마케팅 전략 도구가 아닌 소비자와의 소통, 홍보, 판매까지 이어지는 하나의 통합 채널로 인식하며, 더욱 빠르고 세분화된 소비자
취향에 맞춰 업그레이드된 콘텐츠 제공이 불가피하다.

3.  New Man Power: 중년이 된 X세대, 아재 파워

오빠인지 아저씨인지 경계가 모호한, 기존 아저씨의 모습보다 관리가 잘 된 이들이 광고 및 예능 프로그램들에 출연해 유머러스하고 친근한 모습을 보였고 특유의 아재 개그까지 이슈가 되며 아재는 트렌드가 됐다.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감각에 안정적인 구매 파워를 보이는 아재들의 등장으로 패션, 뷰티, 식음료, 인테리어, 유통업계 등은 이들을 겨냥한 다양한 맞춤 콘텐츠를 개발하며 중심 소비층으로 공략 중이다.
 
란스미어, 분더샵 등 남성 전문 패션숍에서는 비즈니스 캐주얼 라인을 확대해 세련된 아재 스타일들을 선보이고, 뷰티업계는 남성 그루밍 상품을 출시했고, 바버숍 같은 남성 전문 스토어들도 재조명 받고 있다.

4. Innovative Lifestyle Retail: 라이프스타일 기반의 대형화 유통 vs 골목상권

기존의 쇼핑몰과는 달리, 다양한 연령대에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놀거리들로 무장한 국내 최대의 쇼핑 테마 파크인 스타필드 하남의 등장, 20대의 대학생들과 중국인 관광객들을 타깃으로 저가의 뷰티 브랜드 및 온라인 인기 소호몰 의류·잡화 브랜드들을 입점시킨 '엘큐브', 은평 뉴타운 지역 밀착형 복합 쇼핑몰 컨셉의 '롯데몰 은평점' 등은 대규모 유통사의 변화를 보여준다.

이와 함께 공장들이 즐비했던 성수동, 70~80년대 가게들이 줄 잇던 익선동, 트렌디한 디자이너 브랜드들과 카페의 한남동, 그리고 유니크한 개성이 돋보이는 연남동과 망원동은 지역만의 특색이 반영된 상업시설을 중심으로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면서 소규모 개인들에 의해 전통적인 골목 상권이 탈바꿈을 시작했다.

5. Smart Online Business: O2O, V-Commerce, VR Service

올해로 20주년이 된 국내 온라인 시장은 매년 두 자리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지난해 기준 세계 7위, 약 54조 규모로 성장했다. 이 중 패션 산업은 약 15.6% 비중을 차지하며 여행 서비스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에 패션 기업들은 자사 브랜드 온라인 통합몰을 신규 런칭 및 재정비했고, 유통사와 패션 기업의 일부 브랜드는 온라인과 매장을 연계한 O2O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새로운 형식의 고객 접점인 V-Commerce(Video+commerce)가 마케팅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일방적 정보 전달에서 소비자와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재미있는 콘텐츠 전달 형식으로 발전하면서, SNS와 MCN 등 다양한 채널에서 동영상을 시청하며 상품을 판매하는 마케팅이 대세가 됐다.

6. Cost Effective Items: 가성비의 진화, 불황기 아이템

SPA 브랜드의 영향으로 저가격에 익숙해진 소비자들 겨냥하여 남성복 시장은 초저가 슈트 아이템을 출시했다.

이랜드 리테일은 최저 9만원에서 19만원대의 슈트 브랜드 엠아이수트(M.I.SUIT)를 런칭했고, 롯데백화점은 9만8000원부터 39만8000원의 중저가 남성 정장 브랜드인 맨잇슈트(MANITSUIT)를, 티몬은 5~6만원대의 남성 정장 브랜드를 선보였다.
 
경기 침체에 대응한 남성복의 초저가 아이템과 달리 여성복은 다양한 TPO(시간장소상황)에 착용 가능한 활용도 높고 가격 대비 고퀄리티 소재의 합리적인 아이템들을 선보이고 있다.

7. Sportism, Borderless: 스포티즘, 허물어진 복종 경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애슬레져를 중심으로 한 스포티즘이 글로벌 패션 트렌드 중심에 있었다. 

룰루레몬, 아보카도와 같은 글로벌 해외 애슬레저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에 진출했고, 나이키의 아성을 넘보는 언더아머는 내년 초 국내에 직진출을 준비 중이다.
 
한풀 꺾인 듯한 성장세의 아웃도어 시장은 일상 생활과 운동시 모두 착용 가능한 피트니스 컬렉션 라인을 새롭게 선보이며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글로벌 SPA 브랜드들도 스포츠, 애슬레져 라인을 강화하며 매출 올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캐주얼 및 남·여성복 브랜드들도 타복종 및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을 통해 애슬레져 상품을 선보이며, 트렌드에 발맞춰나갔다.  

애슬레져 트렌드와 같이 복종별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상은 스타일, 디자인 측면에서도 나타났다. 올해에는 특히나 성별, 나이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남성과 여성을 구분하지 않는 젠더리스, 또는 엄마와 딸이 같이 입을 수 있는 에이지리스(Ageless)로 전형적이지 않은 기존의 평범함을 거부하는 스타일이 대세이다.

8. K-Style, K-Power: 성장하는 K-Fashion과 파워풀한 K-소비자

한류 열풍은 드라마, 연예 프로그램 등 콘텐츠 산업 외에도, 뷰티와 패션에도 중국과 다수 아시아 국가 소비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 한해 패션업계 가장 이슈 브랜드인 '베트멍(Vetement)'이 개러지 세일(Garage Sale) 장소로 서울을 선정할 만큼 글로벌 패션업계에서 매력적이고 아시아 진출을 위한 테스트 베드로 중요한 도시가 되고 있다.
 
9. Rising Small Brands: 온라인과 디자이너 브랜드의 선전

저가의 트렌디한 아이템들을 선보이는 온라인 소호 브랜드들의 온·오프라인 경계를 허물며 큰 성장세를 보여준 한 해였다. 

국내 대표 온라인 브랜드인 '스타일난다'는 핑크 호텔 컨셉으로 명동에 세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으며, 리본타이는 이태원에 라이프스타일 상품과 함께 메르시를, 임블리는 롯데 영플라자 명돔점에 이어 롯데백화점과 협약을 맺고 엘큐브 및 롯데 부산 광복점, 울산점, 대구점 등 서울을 시작으로 지방 상권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1인 디자이너 브랜드는 소비자와의 접점이 적어 운영이 어려웠던 예전과 달리, 자체 온라인몰과 SNS로 소통이 활발해지면서 시장내 영향력을 확장시키고 있다.

10. Mindful Life: 나만의 휴식공간과 소소한 일상의 행복 추구

'집'에 대한 현대인들의 의식 변화는 홈퍼니싱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면서 관련 산업도 함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각박한 일상에서 힐링을 원하는 현대인들의 심리를 반영하듯, 도심 속에서 정서적인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식물이 크게 인기를 얻으며, 상업공간에서는 플랜테리어(Plant+Interior)를, 나만의 공간에서는 반려 식물을 기르며 정서적인 휴식과 안락함을 추구했다.

(데일리팝=오정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