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이코노미] 혼밥족, 일식·햄버거만 좋아하는건 아냐..1인식당 해답은?
[솔로이코노미] 혼밥족, 일식·햄버거만 좋아하는건 아냐..1인식당 해답은?
  • 이창호 기자
  • 승인 2017.03.08 1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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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의식 여전하지만, 메뉴 다양화 욕구 커
▲ (사진=픽사베이)

혼자 식사하는 혼밥족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유혹하는 다양한 마케팅도 나오고 있다. 그런데 혼밥족의 행보를 사로잡기 위해서는 이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따라서 혼밥족을 대상으로 하는 조사결과들도 유심히 살펴보게 된다.

최근 시장조사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외식을 해본 전국 만 15~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혼밥족들을 겨냥해서 많이 등장하고 있는 '1인 식당'을 알고 있다는 응답률은 29.7%에 그쳤다. 아직 인지도가 높지 않은 수준이다. 응답자의 73.4%는 1인 식당을 알게 될 경우, 이용해볼 의향이 있다고도 답했다.

1인 식당의 인지도가 이토록 낮다면, 지금까지 혼밥족들은 어디서 식사를 해 왔는지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같은 조사결과 안에 이 질문에 대한 해답도 있다.

혼밥족들이 1인 식당에서 가장 많이 먹어본 메뉴는 일식(58.6%, 중복응답)이었다. 이어서 분식(27%)과 가정식 백반(26.3%), 중식(23.7%)의 순이었다.

혼밥을 해도 괜찮은 메뉴에서는 햄버거(67.8%, 중복응답)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일식(65.6%), 분식(64.2%), 중식(62.5%) 등이 뒤를 이었다.

두 조사결과를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면, 혼밥족은 햄버거와 일식을 가장 좋아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외부조건을 배제한 해석일 따름이다. 햄버거 전문점은 1인메뉴가 많으며, '혼밥'이란 단어가 유행하기 이전부터 혼밥족들이 주로 찾던 곳이었다.

일식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보다 혼밥 문화가 빨리 발달한 일본에서는, 1인 테이블을 갖추거나 1인 맞춤 메뉴를 제공하는 식당들이 많았다. 현지와 유사한 인테리어와 메뉴를 갖춘 일식을, 한국 혼밥족들이 흔히 찾는다는 것은 이처럼 외부요인의 영향이 클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 (사진=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조사결과가 있다. 지난해 열린 '2017 식품외식산업 전망대회'에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미리보는 2017 외식트렌드'라는 주제로, 외식소비자 3040명 대상 조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 조사에서도, 혼밥 시 주로 이용하는 음식 1위는 패스트푸드(46.5%)였다. 앞선 조사결과의 햄버거가 이 항목에 포함된다.

혼밥하기 편한 음식점 유형 역시 1위는 패스트푸드(63.4%)였고, 김밥/분식류(57.4%)가 2위였다. 반면 서양식(58.6%), 주점(41.5%)은 혼밥하기 불편한 음식점으로 꼽혔다. 역시나 일관성 있는 결과임을 확인할 수 있다.

혼밥시 어려운 점으로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뉘었다. '4인용 테이블에 혼자 앉아서 바쁜 시간에 눈치보임'(30.3%)이나, '다른 사람의 시선이 신경쓰임'(23.5) 등 시선 문제가 첫 번째였다.

또 하나는 '1인용 메뉴가 없어 원하는 음식을 먹지 못함'(26.3%)이나 '1인분 주문 불가, 2인분 주문함'(23.7%) 등 메뉴 선택의 어려움이었다.

조사결과들을 서로 연관지어서 생각해보면, 혼밥족들이 햄버거나 일식, 분식 등을 주로 먹는 이유는 혼밥족들이 접근하기 편하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그렇다면 혼밥족들은 이미 혼밥하기 편한 1인 식당을 발굴해서 이용해 왔다는 해석을 할 수도 있다. 단지 '1인 식당'이란 표현이 익숙하지 않아, 언뜻 떠올리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또 하나, 기존에 존재하는 1인 식당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엿볼 수 있다.

 

▲ (사진=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다시 트렌드모니터의 조사결과로 돌아가보면, 1인 식당에서 판매했으면 하는 메뉴 중 다수는 이미 1인 식당에서 판매중인 메뉴들이다. 그러나 3위에 오른 '스테이크'(34.7%)가 눈에 띈다. aT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혼밥하기 가장 불편한 음식점 유형이 서양식이었다. 혼밥족이 일식·분식·햄버거만 좋아할 이유는 없다. 다양한 메뉴를 선택하고 싶다는 욕구가 드러나 보인다.

반면 1인 식당이라 해도 혼밥하기 꺼려지는 메뉴로는 직화구이 고기(49.3%, 중복응답)와 샤브샤브(47.9%), 뷔페식 음식(45%) 등이 있었다. 하나같이 손이 많이 간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하나 주목할 점은 식사시간이 길다는 점이다. 다양한 메뉴를 선택하고 싶은 혼밥족들이지만, 식사에 많은 시간을 쓰고 싶지는 않다는 욕구도 확인할 수 있다.

(데일리팝=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