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줌인] 화장하는 남자, 그루밍족에 남성 화장품 시장 들썩
[트렌드줌인] 화장하는 남자, 그루밍족에 남성 화장품 시장 들썩
  • 이창호 기자
  • 승인 2017.03.10 13: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사진=픽사베이)

발렌타인데이를 앞두고 남성의 화장품 검색이 늘어나고 있다. 의례히 여성에서 선물할 물건을 찾아봤으리라 짐작할 수 있지만, 남성용 메이커업 화장품의 구매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화장품 정보 제공 서비스 앱 '화해(화장품을 해석하다)' 운영사인 버드뷰는 발렌타인데이 전후 한달간의 검색 트래픽 2000만건을 분석한 결과, 발렌타인 직전 일주일 동안 남성이 검색하는 남성화장품이 평균대비 133% 증가했다고 밝혔다.

피부의 잡티 커버에 쓰이는 컨실러나 눈썹을 진하게 표현할 때 사용하는 아이브로우 등 메이크업 제품의 검색이 평소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버드뷰는 매년 남성 화장품 시장이 30~40% 성장하고 있다며, 원인으로 "남성들의 그루밍 트렌드가 보편화" 되고 있다는 점을 지목했다.

그루밍(grooming)족이란, 패션과 미용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남성을 가리키는 말이다. 포괄적으로 말하면 패션과 미용에 신경을 쓰는 남성들은 언제나 있어 왔다. 하지만 화장에 대한 관심과 소비를 늘리는 현상 등을 볼 때, 최근의 그루밍족은 과거와 확실히 구분되는 점이 있다.

그루밍족은 상대적으로 외모를 중요시하는 젊은 연령대의 비율이 높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마크로밀 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세~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한 남성의 84.6%가 좋은 외모를 가지고 있으면 살아가는데 편한 부분이 많다고 응답했다. 여성에 비해서는 낮은 비율이지만, 외모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응답자 10명 중 8명을 넘어섰다.

이런 경향은 젊은 연령층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20대의 경우, 경제적 여유가 없더라도 외모관리에 투자해야 한다는 응답이 56.8%에 달했다. 비용이 많이 들어도 외모관리에 투자하겠다는 응답 역시 63.2%에 달했다.

이 같은 그루밍족에 대해 쇼핑업계는 일찌감치 주목하고 있다. 옥션이 선정한 2017년 쇼핑 트렌드 4A중에는, 1코노미를 의미하는 Alone과 함께 남녀노소 경계 없는 쇼핑을 의미하는 Across가 나란히 꼽혔다.

실제로 지난해 옥션에서는 크림이나 마스크팩 등 수분·보습 화장품의 남성 구매율이 1년 새 최대 2배 이상 증가했다.  

이처럼 그루밍족의 확대로 인해 남성 화장품 시장이 확대되고 있지만, 아직 여성 화장품에 비하면 시장 규모는 많이 작다. 화장하는 인구의 차이가 크지만, 사용하는 화장품 수에서도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소비자원이 15세부터 59세 사이 남녀 1800명을 대상으로 최근 한달간 사용한 적 있는 화장품에 대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남성의 평균 화장품 사용갯수는 13.3개로 여성의 27.4개에 비하면 절반에 그쳤다.

남성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화장품은 기초제품류(3.6개) 였으며, 헤어제품류(3.2개), 바디제품류(3개), 클렌징제품류(1.2개), 면도제품류(0.9개), 향제품류(0.8개), 메이크업(포인트)제품류(0.3개), 메이크업(베이스)제품류(0.3개), 네일제품류(0.1개) 등의 순이었다.

남성의 70% 이상이 사용하는 화장품은 샴푸 외에 로션(87.2%)과 바디 클렌저(76.3%) 뿐이었다. 썬크림 사용율(56.4%)은 절반을 넘어섰으나, 비비크림의 경우 19.4%에 불과해 여성 사용률(77.7%)의 약 1/4 수준 이었다.

또한 여성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사용하는 매니큐어리무버와 매니큐어의 남성 사용율은 각각 1.2%와 0.9%로 상대적으로 매우 낮았다.

역으로 말하면, 남성 화장품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일단 화장품을 적극 사용하기 시작한 남성의 경우라면, 사용 품목의 수를 늘리는 것은 어렵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자신에 대한 투자에 아낌이 없는 1인가구의 확산과 화장하는 남성의 확대는 맞물려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남성의 메이크업 제품 소비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데일리팝=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