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이코노미] 멋진 도자기? 간편식 전문용기? 혼족 노린 식기 업체들의 두가지 전략
[솔로이코노미] 멋진 도자기? 간편식 전문용기? 혼족 노린 식기 업체들의 두가지 전략
  • 이창호 기자
  • 승인 2017.02.20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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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먹고 바로 설거지할 수 있으니까"

지난 1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MBC스페셜'에서 방송된 '대한민국 신인류 보고서 나혼자 먹고 산다'에서, 혼자 산지 5년이 됐다는 김성현씨는 주방에서 선 채로 식사를 한다. 가사노동을 줄이는데 초점을 맞춘 이 행동에, 적잖은 1인가구들이 공감을 표했을 법 하다. 주로 혼자 식사를 하다 보니 식사장소나 형식, 도구 등에 괘념치 않는 모습이다.

그러나 모든 1인가구들이 이런 모습으로 식사를 하는 것은 아니다. 요리에 관심많은 혼족들은 주방이나 조리도구에 신경을 많이 쓰기도 한다. 요리에 관심이 많지 않더라도, 편리한 1인가구용 식기를 장만하는 혼밥족들이 점차 늘고 있다.

 

▲ (사진='MBC스페셜' 방송화면 캡쳐)

그런데 최근 홈키친 시장에서 1인가구를 겨냥하고 제품을 내놓은 회사들을 보면, 크게 두 가지 전략을 확인할 수 있다. 1인가구가 무엇을 어떻게 먹는지에 대한 인식이 다르다고도 볼 수 있다.

먼저, 1인가구의 식습관을 파악해 직접 공략에 나선 락앤락을 들 수 있다. 락앤락은 지난해 12월, 혼밥족을 겨냥해 '간편식 글라스'를 출시했다.

열에 강한 내열유리 소재로 냉동실 보관부터 오븐 조리까지 가능한데다, 스팀홀이 장착된 별도의 실리콘 뚜껑을 덮으면 전자레인지 조리도 편하게 할 수 있는 제품이다.

남은 집밥이나 편의점 등에서 파는 간편식을 이용해 간편하게 한끼를 해결할 때 제격이라는 생각이 든다. 집에서 식사하는 혼밥족들 다수가 이런 모습으로 식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락앤락의 전략은 선뜻 이해가 간다. 혼밥족 다수를 겨냥한 맞춤형 전략이다.

 

▲ (사진=락앤락)

반대로, 전형적인 1인가구의 식사와는 다른 모습을 그린 듯한 제품도 시중에 나와 있다. 최근 한국도자기가 1인가구를 대상으로 출시한 가정식 세트를 보면, 고급스런 자기 식기를 이용하고픈 혼족을 겨냥한 듯하다.

평범한 한식기 세트와는 다른 개성있는 디자인과 문양이 인상적이다. 세트로 구성돼 있지만 낱개 구매가 가능해 맞춤형으로 구성할 수 있다는 점도 혼족들에게 편리한 점이다. 가정식 홈세트와 별개로 1인용 홈세트도 출시했다.

사실, 혼밥하면 간편한 식사가 떠오르지만 모든 혼밥족에게 통용되는 말은 아니다. 자기 자신을 위해 정성들여 한 요리를 충분한 시간에 걸쳐 즐기는 1인가구도 분명 있다. 이런 혼밥족들은 식기도 멋진 디자인에 고급스런 느낌으로 갖춰놓을 가능성이 있다. 한국도자기가 주목한 시장은 이런 쪽으로 보인다.

어느 회사의 전략이 시장에서 성공할 지는 두고봐야할 문제지만, 두 회사 모두 제품 출시에 앞서 집에서 식사하는 1인가구의 혼밥문화에 대해 깊이 연구한 듯하다. 그리고, 혼밥족들을 대상으로 하는 홈키친 시장 규모가 점차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인식 역시 공통적으로 보이고 있다.

1인가구 홈키친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또다른 경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SK플래닛 11번가는 다음달 5일까지 '싱글웰빙 기획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싱글슈머‘족에게 꼭 필요한 상품을 한자리에 모았다는 이번 기획전에는 혼밥, 편의점, 홈인테리어 등과 함께 홈키친 제품들도 포함됐다. 1인가구 식기 시장에 나타난 두 가지 전략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알 수 있을 것이다.

(데일리팝=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