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1인가구 위한 'KB금융 일코노미 패키지', 어떤 내용 담길까?
[분석] 1인가구 위한 'KB금융 일코노미 패키지', 어떤 내용 담길까?
  • 정단비 기자
  • 승인 2017.02.24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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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대출 부문에 주목..'코걸이 귀걸이' 예상되지만 시작에 박수를

최근 '1인가구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1인가구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KB금융그룹이 본격적으로 1인 가구를 위한 맞춤형 상품패키지를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금융업계 최초로 1인가구를 직접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드러낸 것인데, 3월 초 그 베일이 벗겨질 전망이다.

1인가구를 위한 맞춤형 금융 솔루션을 표방하는 'KB 일코노미 상품 패키지'는 적금, 대출, 카드, 보험,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 6개 상품으로 구성된다고 한다.

▲ 'KB 일코노미 상품 패키지'

핵심 계열사들의 협력이 필요한 만큼 지주에서 직접 추진하는 사업으로 '1인가구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적금', '주거 생활을 지원하는 오피스텔 전용대출', '1인가구 관련 혜택을 집중한 신용카드', '건강에 대한 불안을 커버하는 보험', '1인가구 증가에 따라 수혜를 받는 업종에 투자하는 펀드 및 ELS' 등이 지금까지 알려진 세부내용이다.

그동안 솔로이코노미에 대해 보수적이었던 금융업계가 1인가구를 직접 타겟팅하며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이겠다고 결심한 것 자체가 고무적인 일이다.

게다가 보험까지 함께 건드려주니 보험업계의 움직임을 유도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솔직히 말하면 1인가구 겨냥한 KB금융의 첫 작품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KB 일코노미 상품 패키지'는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1인가구 연구센터가 발표한 '2017 한국 1인가구 보고서' 결과에 기반을 두고 있다.

▲ '2017 한국 1인가구 보고서'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대출·보험이 핵심될 듯
1인가구만의 혜택, 있을까?

여기서 보면 현재 1인가구의 경제적인 부분의 가장 큰 걱정을 '주택구입자금 마련'과 '노후준비'다.

당연히 KB에서는 이 부분을 그냥 넘기지 않을 것이다. 

조사결과 1인가구 대출 보유율은 42.5%로 향후 신규 대출이나 대출증액을 할 때 '주택구입 및 전세자금'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또 1인가구의 보험 보유율은 81.5%에 달했다. 실손보험(66.3%), 자동차/운전자보험(41.0%), 암보험(39.9%) 순으로 가입률이 높은데, 향후 1년내 가입할 의향이 있는 보험으로 암보험, 연금보험, 질병보험 등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내가 거주할 곳을 마련하고 노후를 준비하는 안전한 생활을 지향하는 1인가구의 라이프스타일은 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으로 투자가 이어지기 쉽지 않다.

결국 'KB 일코노미 상품 패키지'의 핵심은 '대출'과 '보험'이 되어야만 한다.

이미 KB 측에서 밝힌 오피스텔 전세자금대출을 비롯해 1인가구 맞춤형 우대이율 및 부가서비스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그동안 1인가구들은 주거정책에서 소외당하는 계층이 아니었던가. 민간 기업에서라도 이를 해소해주길 바란다.

더불어 월 10만원 미만의 실비, 질병, 종신 등 소액 보험과 연금 보험 부분도 맞춤형 상품을 기대해 볼 수 있다.

▲ '2017 한국 1인가구 보고서'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1인가구에 메리트 없는 예·적금&카드
시중 다른 상품과 큰 차이 없을 듯

앞서 1인가구들이 안전한 생활을 지향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로 조사결과에서도 보면 82.9%가 예·적금 상품을 보유하고 있었고, 다음이 투자/저축성 보험(27.7%)이었다.

가장 금액을 늘려 투자할 의향이 있는 상품도 예·적금(56.9%)였다. 

1인가구들이 KB가 준비한 '1코노미 스마트적금'을 선택하느냐도 관건이지만, 펀드와 ELS를 선택할 확률 보단 높지 않을까 싶다.

그렇지만 스마트폰으로 가입이 가능한 전용적금은 1인가구를 구분할 수도 없을 뿐더러 그로 인한 세제·이율 혜택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그냥 부가서비스가 마음에 든 사람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적금'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카드 부문도 마찬자기다. 사실 1인가구를 위한 카드라는 것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혜택들을 포함한 O2O 서비스나 혼자 식사·영화보기·문화생활·여행 등을 할 때나 소량 상품을 구매했을 때 등 1인가구 라이프를 위한 혜택이 필요하다.

즉, 1인가구를 위한 카드라면 그 혜택을 제공하는 한도가 다른 카드 보다 낮아야 한다. 혼자 밥을 먹거나 영화 보면 금액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액결제에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사 수익률 떨어지는 상품은 내놓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

KB국민카드는 'KB국민 청춘대로' 시리즈를 이어갈 모양새다.

이 카드는 그냥 현대인이 필요한 커피, 패스트푸드, 쇼핑, 대중교통, 이동통신요금, 편의점 등 기본적인 혜택이 있는 그저그런 상품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혹은 반려동물 관련 혜택을 넣고 1인가구를 위한 것이라고 합리화 할 수도 있다.

지금까지 출시된 1인가구·싱글족을 겨냥한 신용카드가 다 그렇지 않은가. 

'1인가구 보고서'에서도 1인가구가 선호하는 카드 혜택은 쇼핑 할인(34.9%), 외식 할인(15.7%), 편의점 할인(12.5%) 등이다. 

당연히 이 혜택들은 1인가구에게 유용하다. 반대로 생각하면 모두에게 유용한 혜택이다.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1인가구 역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이고, 현대인이 원하는 보편적인 혜택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1인가구가 별나라에서 살지 않는 한, 진짜 이들만을 위한 카드를 설계할 수 있는 카드사는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한편, KB금융은 이러한 '일코노미 패키지'를 통해 1인가구들의 적금, 보험, 연금, 대출, 투자 등을 아우르는 전반적인 자산관리에 대해 목표를 둔 것으로 보인다.

1인가구 고객을 위한 특별한 금융사가 되고자 하는 KB금융의 앞으로 행보가 주목되며, 업계에서는 어떤 바람이 불 것인지도 기대된다.

(데일리팝=정단비 기자)